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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산] IF 이브 루트) 홍염공과 그림자 영웅 4 (완)

마술사(115.140) 2024.04.11 20:16:09
조회 702 추천 7 댓글 5
														



------.




 그 날, 이브가 이끄는 대제국군과, 로터스가 이끄는 <<뿌리>>의 군세는 정면으로 부딪혔다.

 <<뿌리>>의 군세는, 그 자체로 강력한 전력이긴 했지만, 역시 언제나처럼, 이브의 교묘한 군 지휘가, 이를 가볍게 넘기고, 차례차례 소탕해 나갔다.

 순식간에 우세하게 전투를 이끌어가는 대제국군.

 전쟁의 승패가 이미 결정될 무렵--- 전장의 한가운데에서, 양군의 장수인 이브와 로터스는 대치하게 되었다.



 “후...... 이렇게 직접 상대하는 건 처음이로군, 이브 = 이그나이트.”

 “......흥.”



 주변이 전장의 혼돈과 광란으로 소용돌이치는 가운데, 이브가 조용히 전한다.



 “항복해. 이미 당신들에게 승산은 없어.”

 “그게 말이지...... 있다고. 예를 들어 지금 여기서, 네년을 쓰러뜨리면 어떻게 될까!?”



 로터스가, 이미 완전히 허세를 부리며 웃어 보인다.



 “네년만 쓰러뜨리면, 우리 <<뿌리>>의 군세가 질 리가 없지! 반격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

 “그럴 수 있다면 말이지. 하지만...... 당신들한테 그게 가능하리라 봐?”



 이브가 가볍게 집중하고, 온몸에 불의 마력을 두른다.

 문자대로 차원이 다른 화염의 마력을.



 (아, 이건 틀렸다, 이길 수 없어. 무리)



 라고, 로터스도 순식간에 확신할 만큼, 마술사로서의 실력에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할 수 밖에 없어!)



 로터스는, 여기서 그 작전을 실행하기로 했다.

 솔직히 아직, 이런 책략이 이브에게--- 저 귀신같은 <<홍염공<로드 ・ 스칼렛>>>에게, 효과가 있으리라곤 도저히 생각할 수가 없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이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할 수 밖에 없었다..



 “후...... 그럼, 잠깐 시시한 얘기나 해볼까......”



 로터스가 품에서, 준비한 어느 물품을 꺼내고, 그걸 이브 앞으로 던졌다.

 그것은--- 이브가 잘 알고 있는 고식회전권총<퍼커션 ・ 리볼버>--- 글렌의 애총이다.



 “............”



 그걸 냉정하게 흘려보는 이브에게, 로터스가 얼음처럼 냉정하게 말을 꺼냈다.





 “네년의 심복--- 글렌 = 레이더스라 했나? 유감이구나, 그 놈은 우리의 동포가 해치웠는데 말이야?”





 그 상황을 <<뿌리>>를 소탕하면서 먼발치에서 보고 있던 일리아가 생각했다.



 (어이가 없어서. 바보 아냐...... 허세를 부리는 것도 정도가 있지......)



 그 글렌을 옛 아치볼트 일파의 무리가 어떻게 할 수 있을리도 없고, 설령 그럴 수 있다 쳐도, 이 전황은 이미 기울었다.

 게다가 글렌의 고식회전권총<퍼커션 ・ 리볼버>는 유명하다. 위조 따윈 쉽게 구할 수 있다.



 (애초에, 그걸로 이브 언니의 동요를 유도하려는 의도겠지만, 뭐라 한들 뼛속부터 군인인 언니가, 리얼한 전장에서, 이 정도로 동요할 리가---)





 “마, 마마마마, 말도 안돼, 그, 그, 그, 그그그그, 그 글렌이이이이이이, 당신들 따위한테, 지, 지, 질리가아아아---”





 (엄청 동요하고 있어---!?)



 일리아는 머릴 움켜쥐었다.

 잘 보니, 이브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눈물을 흘리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후, 후하하하하하하---! 그 꼴을 보아하니, 글렌 = 레이더스가 없으면 퇴물이 된다는, 그 미심쩍었던 극비정보는 사실이었던 모양이구나아아아아아아!? (진짜였냐......)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승리할 때, 이브 = 이그나이트 각오해라아아아아아아아---!“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로터스가 마력을 높여, 이브를 향해, 화구, 전격, 폭압 등의 다양한 마술을 펼치며 공격해 온다.



 “......큭!?”



 이브도 재빨리, 화염을 날리며 응전했지만--- 그 움직임은 명확하게 평소의 기량이 빠져 있었다.






------.




 원래, 마술사로서의 이브와 로터스의 실력차이는 크게 벌어져 있다.

 로터스 따위, 아무리 상황이 뒤집힌들, 기적이 일어난들, 이브에게 이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이, 이봐...... 저거 봐......”

 “말도 안 돼......!? 그 <<홍염공<로드 ・ 스칼렛>>>이...... 밀리고 있어!?”



 <<뿌리>>와 싸우는 병사들 사이에 동요가 일어나고, 서서히 전황이 변해갔다.

 조금씩 흐름이, <<뿌리>>의 군세측으로 기울어져 간다.



 (잠깐만...... 그 정도 피라미한테 무슨 추태를 보이는 거야, 언니!?

 저런 책략조차 아닌, 바보 같은 짓거리에, 진짜로 당할 생각이냐고!?)



 일리아도 <<뿌리>>의 침공을, 마술을 날리고 반격하면서, 악담을 내뱉었다.



 “후하하하하하---! 왜 그러지 이브 = 이그나이트으!? 그 정도냐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큭!?”



 이브가 밀리고 있다.

 로터스의 파도 같은 마술에 의한 공세를 피하는데 고작이다.

 전투 도중, 이브가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그, 글렌이 죽다니...... 그럴 리가 없어...... 지금의 그 녀석이 죽는다니 있을 수 없어......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게 전장이고...... 애초에, 최근에, 연락도 없었고...... 그 바보, 매일 밤 빠짐없이 통신마술을 쓰라고 했는데......!

  아니, 그게 아니지!

  사, 상관없어! 설령 글렌이 죽었더라도, 난 제국 군인으로서 이 나라를! 이 세계를 지키기 위해, 계속 싸우지 않음 안 돼!

  하지만, 어라......? 그 세계에 글렌이 없으면, 내가 싸우는데 무슨 의미가......?

  아니, 있어! 있지만! 그게 이그나이트의 사명이지만!

  그래도...... 글렌이 없으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전투 도중에 하고 있으면, 당연히---



 “......거기냐아아아아아아아!?”

 “앗!?”



 로터스가 날린 폭염의 마술을 막지 못하고, 이브의 자세가 크게 무너져 땅에 주저앉아 버린다.

 그것은, 치명적인 틈이었다.



 “해냈다! 이겼다! 이브 = 이그나이트를 쓰러뜨렸다! 죽어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즉시, 로터스가 숨통을 끊을 마술을 날리려 한다.



 “아차---!?”



 호흡도, 마나 ・ 바이오리듬도 완전히 무너져, 전혀 대처하지 못한 이브가 몸이 굳어버렸다.



 “어, 언니---!?”



 이브의 곤경에, 일리아가 급히 원호하려 했지만, 그 앞의 <<뿌리>>들에게 막혀, 늦었다.

 그야말로 “거성, 떨어지다.”--- 그렇게 되려던 그 순간이었다.




 쉬-익......




 어째선지, 로터스가 이브를 향해 뻗은 손바닥에서 마술이 기동하지 않는다.



 “뭐, 뭐냐!? 대, 대체, 무슨 일이......!?”



 갑작스런 이상 사태에 당황하는 로터스의 머리 위에서.



 “으랏차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누군가가, 내려차기 자세로 뛰어내려온다.

 하늘을 고속 비행하는 신봉(神鳳)<흐레스벨그>에서 내려온 그 남자는--- 글렌이다.

 그 입에는, 익숙한 [[광대의 아르카나]]를 물고 있다.



 “네, 네놈, 글레---에 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글렌의 내려찍기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로터스는, 땅바닥에 엎어지고, 그대로 구르면서 완전히 전투불능이 되었다.



 “얼레? 약하네?”



 휙 돌면서 착지한 글렌이, 그런 로터스를 의외라는 듯 눈을 깜빡이며 바라본다.



 “이브가 이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할 수준의 마술사...... 오랜만에 사투를 각오했는데...... 뭐, 됐나.”



 글렌은, 땅에 주저앉아 눈을 끔뻑거리고 있는 이브에게로 향했다.



 “오는 게 좀 늦어버렸지만, 다 끝났어. 이브.”

 “...............”

 “그...... 중간에 연락 못해서 미안해...... 통신 마도기가 고장났어.”

 :“..............”

 “하지만, 이걸로 이번 분쟁은 모두 끝났군. 네 공이다. 수고했어, 이브---” 



 허나, 그 때였다.

 이브가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그......”

 “그?”



 그리고, 불쑥 일어나더니......





 “글레에에에에에에에엔---!”

 “---엑!?”





 이브가 눈을 촉촉이 적시고,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글렌에게 짐승 같은 몸짓으로 달려드는--- 그 순간.



 “......고유 마술<오리지널> [[월독(月読)의 요람<문 ・크레이들>]]."



 일리아가 환술을 기동했다.

 이브와 글렌이 있는 일대를 환영으로 뒤덮어, 사람들 앞에서 완전히 존재를 지워버렸다.



 “후~~~, 위험했다......”

 “이, 일리아공......? 도, 도대체, 무슨......?”



 이마의 땀을 닦는 일리아에게,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주변 병사들이 몰려든다.



 “실은 말이지...... 로터스는, 일찍이 하늘의 지혜 연구회의 <<대도사>>급의 실력자였어.”



 일리아는 숨을 내뱉듯 거짓을 토했다.



 “뭐, 뭐라고!?”

 “그게, 진짠가!?”

 “그래서, 저 이브 대원수께서 고전하리라 생각하고......!”

 “그래. 그래서, 그 대제국군 최강의 마술사 글렌 = 레이더스를, 직접 붙이는 것, 그 외에 이번 싸움은 이길 방법이 없었어. 즉---”

 “그, 그런가! 이 모든 게, 이브 대원수님의 계략이었나!?”

 “우리에게 쓸데없는 희생이 생기지 않도록 대원수께서 직접 시간 벌이를...... 그런 거였던 건가!?”

 “자기 몸을 무릅쓰고서까지...... 얼마나 고결한 사람인가......! 우린 대원수님이 죽으라면 기꺼이 죽을 각오가 되어 있는데......!”

 “근데, 일리아공. 지금, 환술로 이브 대원수와 글렌님을 숨겨 놓은 저건, 무슨 이유로?”

 “그, 그건...... 여왕 폐하 직속 극비 임무가 있어서.”



 일리아가 허무한 눈빛으로 말했다.



 “<<대도사>>정도의 힘을 가진 로터스...... 그 힘의 비밀의 해명도, 저 두 사람에게 맡겨졌어.

  그 내용에 따라서는, 앞으로의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일이라서 말이야. 당신들도 부디, 건드리지 말도록.

  모르는 편이 더 행복한 일이, 이 세상에는 분명 존재하는 법이야.”

 “세상에......”

 “큭, 도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병사들이 두려움에 떨며, 환술로 뒤덮인 일대를 바라보고 있는 가운데.



 “...........”



 일리아가, 술자 권한으로 슬쩍, 환술로 덮인 곳을 훔쳐본다---





 “~~~???! ??! ????????????!”

 “잠--- 이브, 너, 그마--- 응응-!?”





 ---그 가슴 쓰라린 광경에, 일리아는 한순간에 볼 의욕을 잃었다.



 “자! 모두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어! 로터스를 쓰러뜨림으로서 <<뿌리>는 이미 통솔력을 잃은 오합지졸들! 냉큼 쓸어버리도록 한다!”

 “”“”----옙!“”“”



 ---이리하여.

 구 레자리아 왕국령의 일련의 분쟁에, 간신히 종지부를 찍게 된 것이었다,






------.

------.




 ---훗날의 역사서는, 이렇게 말한다.



 “그 일생에 걸쳐, 알자노=레자리아 대제국의 수호신으로 남은 희대의 대영웅 <<홍염공<로드・스칼렛>>> 이브 = 이그나이트.”

 “그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상적이고 완벽하며, 민중의 모두가 동경하는, 그야말로 영웅 중의 영웅이었다---.



 허나.

 그런 이브의 겉무대에서의 화려한 활약과 영광스런 이면에.

 그런 이브를 그늘에서 마지막까지 지탱해 준, 어느 한 명의 남자의 막대한 노고와.

 그런 두 사람의 알려지지 않은 행복하고도 스란스러웠던 나날은.

 역사서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았다고 한다---




루트 NO.02 이브 ED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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