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제국군 궁정 마도사단 특무분실 소속입니다만, 심경을 들려주세요.

“...실은 군인이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마술에 대한 동경을 품어서였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어떻게든 구해내려고 애썼지만… 그게, 나한테는 무리더군. 그러다 다시 타협에 타협을 거듭했고... 결국엔 지금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거야. 그래서 지금은 마술이 죽도록 싫지만… 마냥 나쁜 일만 있는 것도 아니고, 나름대로 보람도 느끼고 있으니 말야.”

ㅡ갑작스러운 질문입니다만, 같은 동료인 세라 실바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하얀 개? 어떻게 생각하냐니, 그야 뻔하잖아? 맨날 귀찮게 들러붙고 사사건건 참견만 하는 잔소리쟁이 누나 같은 느낌이지. 까놓고 말해 귀찮지만, 그대로 내버려둘 순 없는 그런 존재야. 뭐... 실제로 나는 누나가 없으니 어떤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ㅡ좋아하는 타입은?

“아앙? 좋아하는 타입…? 뭐라 딱 잘라 말할 순 없지만,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자면… 연하보단 연상이란 느낌이려나? 무엇보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면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챙겨주는 게 의외로 손이 많이 가니까 말이지.”

ㅡ이상의 데이트는?

“에효… 그런 걸 뭣하러 나한테 물어보는지는 모르겠다만. 자고로 데이트란 건… 뭐, 대충 좋아하는 사람과의 추억을 공유하는 일 아닐까? 이왕이면 데이트 코스는 시내에서 제일 고급진 레스토랑으로. 여자랑 인연이 전~혀 없는 나한테 해당사항은 없지만.”

ㅡ평소엔 남는 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내는지 알려주세요.

“으음~ 대부분은 수련으로 보내고… 아니면 날이 무뎌진 마도구들을 정비하거나, 스크롤을 보충······ 그것도 아니면 낮잠이라던가. 이봐, 낮잠만큼 효율적인 에너지원은 없다고?”

ㅡ마지막으로 특무분실을 희망하는 꿈나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제 발로 불덩이에 뛰어드는 날벌레 같은 녀석이 있다면… 뭐, 한 번쯤 특무분실에 지원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겠군. 과연 얼마나 목숨을 부지할지 보장은 못하겠다만.”

ㅡ제국군 궁정 마도사단 특무분실 소속입니다만, 심경을 들려주세요.

“...글쎄? 살육과 피가 난무하는 전장… 세간에선 날 광인이라고 인식하는 모양이지만, 나라고 그런 걸 즐기는 건 아니야. 단지 거짓된 정의와 위선으로 자신을 교묘하게 숨기고 이 세상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악의 신도들에게 그에 따른 합당한 대가를 치를 뿐이지.”

ㅡ갑작스러운 질문입니다만, 같은 동료인 《광대》 글렌 레이더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흐응? 꽤 좋은 질문이네. 글렌 레이더스··· 자신만만하던 내 계산이 처음 빗나갔을 땐, 그저 운만 좋은 잔챙이 마도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었어. 실낱 같은 확률을 수중에 쥐고도 분명 그만한 강적들로부터 살아남을 리 없다고 여겼지. 하지만… 전부, 내 오만이고 착각이었어! 오히려 세상의 법칙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약함을 깨부수는 그야말로, 그이기에… 내 정의에 빗댈 만한 가치가 있는 거라고…! 그의 존재 자체가 신은 그저 약자들을 기만하는 쓰레기들을 감싸는 방패에 불과하단 걸 마침내 증명해낸 거야! 숫자로 나타나는··· 다시 말해, 한계가 정해진 강함은 무한한 가능성을 이기지 못한다··· 이런 터무니없이 간단한 논리를 이 내가 잊고 있었던 거지! 그러니 하루 빨리 글렌과 대결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게 나로선 당연하잖아?! 크크큭··· 뭐, 조만간이야. 아무렴, 기대해도 좋아.”

[ 해설 ] 약자이면서 동시에 신에게 거스를 수 있는 힘을 가진 자 = 저티스가 인정하는 강자,

위에서 신의 대리인을 자처해 정의를 심판하겠다고 한 이유는 그저 기만자인 강자들은 신에게 반기를 들 시도조차 하지 못하기 때문,

요컨대, 여타의 강자들을 울타리에 갇힌 양에 비유하면, 글렌 같은 이레귤러는 울타리를 자력으로 깨부수고 나간 케이스라 예외인 것,

강자들을 척살하고 정의 집행 = 신이 자신에게 내려준 마땅한 의무, 글렌을 물리침으로서 자신의 정의 합리화 = 자신의 의지라고 보면 될 듯.

ㅡ평소에 유난히 프록 코트를 즐겨입는 이유는?

“...아아, 뭐. 별 건 아냐. 이건 단지 나라는 신사를 돋보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할 뿐. 그래. 누구에게나, 강자 약자를 가리지 않고 예를 표하는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의 일종이라고 하면 좋겠군.”

ㅡ사실상 위와는 상반되는 질문입니다만, 같은 동료인 《여제》 세라 실바스를 꺼리는 이유는?

“거 참,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은 삼가주겠어? 그 짜증나고 역겨운 미소를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심기에 거슬리는 게 당연하잖아, 안 그래?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 덩달아 나까지 정신이 혼미해질 것 같아! 이걸 마녀라 부르지 않으면 대체 뭐라 부르겠어?! ······뭐, 그렇다곤 해도 내가 글렌과 이렇게 칼을 겨눌 수 있는 건 전부 곁에서 그를 챙겨준 그녀 덕분이기도 하니······ 감사인사 정돈 제대로 해둬야겠지. ······아무쪼록 저승에서 편히 쉬길, 파란.”

ㅡ평소에 남는 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내는지 알려주세요.

“식사 이외의 남는 시간은… 에테리온 파우더를 제조하면서 시간을 보내곤 해. 그 외엔 늘 건물 위의 옥상에서. 비록 망상에 가까운 몽상이긴 하지만, 의외로 시간 가는 줄 모르거든.”

ㅡ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라… 아~ 그래. 신사 숙녀 여러분, 아무쪼록 이런 나그네가 기획한 하나의 거룩한 희곡을 부디 마지막까지 함께 지켜봐주시길. 과연 이 이야기의 끝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크크큭… 아하하하, 히햐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