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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Can't Fear Your Own World 3-11

ㅇㅇ(210.178) 2022.09.22 17:18:21
조회 2590 추천 26 댓글 11
														

3-10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each&no=80795&exception_mode=recommend&page=1



「들리고 있겠지! 쿄라쿠! 슬슬 나오는게 어떠냐?」


주위에 번지는 불꽃 속에서, 무수히 태어난 자신의 그림자에 둘러싸여, 여유로운 표정으로 토키나다가 소리를 지른다.


「이대로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그림자에 틀어박혀 있을 생각이냐? 그렇다면 상관없다. 거기서 네가 급히 조직한 적군의 숨통이 끊기는걸 봐줘야겠다.」


그리고 토키나다는, 근처에 있던 요루이치에게 눈을 향했다.


「좋은게 떠올랐다. 시호인의 공주. 너를 그리워하는 퐁 가의 계집애의 참백도...... 『작봉』의 힘으로 처리해주마. 당장 두 번 찌르지 않으마? 온 몸에 죽음의 각인을 새기고서 천천히 이격결살의 일격을 주마.」


「이거야 원, 생각한 것 이상으로 악취미구나.」


대담하게 웃으며 일어서는 요루이치였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상처도 결코 얕지 않다.


「최후의 자비다. 아니면 내 모습을 수하인 계집으로 인식시켜 줄까? 『작봉』의 힘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걸 알면, 그 계집애, 어떤 얼굴을 할지...... 크하하하하하! 벌써부터 기대가 되서 참을 수가 없구나!」


「정말로 말이지 세상이란 이리 아이러니한 거구나. 옛날 이야기였다면 처음에 영걸에게 살해당할 무뢰배와도 같은 심성의 자네가, 이런 힘을 손에 넣을 줄이야.」


「그게 세상이란 것이지? 아아, 아니면 우라하라 키스케의 모습으로────」


말을 꺼낸 참에, 토키나다는 등 뒤의 그림자에서 영압이 솟아오르는 것을 감지했다.


뒤돌아보니, 그곳에는 쿄라쿠와 나나오, 그리고──



두 눈을 감은 채 『풍사』를 쥔 히사기의 모습이.



순간 당황한 얼굴로 그 자들을 본 토키나다지만, 이윽고 봇물이 터지듯 웃음을 터뜨렸다.


「어이어이, 너무 웃기지 마라 쿄라쿠! 설마, 그것이 기사회생의 한 수라는건 아니겠지?」


눈을 감은 채 앞에 선 히사기를 보고, 그 의도는 간단히 이해했다.


『완전최면』의 지배하에 있지 않은 그에, 『경화수월』 시해의 순간을 보여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애초에, 단순히 그것뿐, 이라는 건 아니겠지.」


힐끗 주위를 살피며, 토키나다는 약간 기를 끌어 올렸다.


──과연. 놈을 감지기 대신 할 셈인가.


히사기라는 사신의 장점은, 원거리 공격도 할 수 있는 타입이라는거다.


아마도, 그래서 이쪽을 공격하게 하면서, 목소리 등으로 영압의 위치를 쿄라쿠들에게 전해, 그것이 오인한 아군이 아닌 확실한 토키나다 본인이라는 것을 확실히 할 셈이겠지.


──무르군.


──그렇다면, 놈의 목소리나 모습, 공격의 궤도조차 전부 『완전최면』으로 덮어 씌워주마.


하지만, 완전히 재혀하기 위해서는, 잠시 히사기의 목소리나 공격 방법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조금이라도 위화감이 있다면, 쿄라쿠는 그것을 간파해, 대응해 올 것이다.


『완전최면』에 걸었다는 절대적 우위에 섰던 토키나다지만, 방심은 하지 않았다.


방심은 하지 않지만, 단숨에 죽이지 않고 괴롭히지 않는 척 죽이기로 한다.


얼핏 보기에는 모순된 행위라 생각되지만, 토키나다는 말 그대로 방심하지 않고, 전력을 다해 자신의 적을 죽이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것이다.


「너희들에게 희망따위 어울리지 않지. 내가 당장, 덧칠해주마.」



시야를 스스로 막은 가운데, 토키나다의 목소리가 맑게 귀에 들려온다.


목소리가 나는 위치와 영압 지각으로 느껴지는 토키나다가 있는 곳은 일치했고, 히사기는 천천히 감각을 날카롭게 했다.


사신들의 기초학습시설이자 등용문이기도 한 진앙영술원에서는, 달빛조차 없는 어두운 밤에서도 싸우기 위한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귀도로 등불을 만들어내거나, 밤눈을 단련하는 방법도 있지만, 기본은 영압지각을 연마하는 것으로, 적의 영락을 끌어올리며 싸우는 것이다.


물론 시야와 비교한다면 정확한 공격의 궤도까지 판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 방법으로 상대방에게 거리를 두면서 불빛이 있는 장소까지 유도한다는 것이 이론이지만──지금, 히사기의 앞에 선 것은 단순한 하급 호로따위가 아니다.


아란칼이나 대장급에 맞먹는 영압과, 『염라경전』이라는 무한의 전략을 갖춘 참백도를 손에 쥔 강적이다.


『천본앵』의 힘마저 조종하는 강적을 앞에 두고, 눈을 감고서 선다는 공포는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히사기는 그러한 공포를 느끼면서도, 이상하게도 침착했다.


──토센 대장은, 줄곧 이런 상태로 싸웠던건가.


──아니, 지금도 눈꺼풀 너머로 빛 정도는 느껴지지만...... 토센 대장은, 아마 이것조차......


맹인이었던 토센은, 어려서부터 청각과 영압 지각에 능했다고 전해 들었다.


거짓인지 진실인지, 『친구가 밤하늘에 보던 「구름」이라는 것을 느끼기 위해 단련했다.』 는 것 같지만, 눈이 보이는 사람 이상으로 다양한 것을 느끼고 있던 토센을 떠올리며, 히사기는 토센이라면 정말로 하늘에 뜬 구름의 움직임조차 보지 않은 채여도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했다.


당연하게도 자신에게는 거기까지의 청각도 후각도 영압지각도 갖추지 못했다.


벼락치기라 말하면 그렇지만, 그 어둠의 공포따위, 토센이 느끼고 있던 『공포』에 비하면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히사기는 자신을 분발시켰다.


동시에, 히사기의 안에서 과거 토센의 말이 떠오른다.


그것은, 토센이 아이젠의 휘하로서 자신의 배를 꿰뚫었을 때의 말이었다.



──『두려워하고 있지.』


──『나의 공포는 백 년 전부터, 너희 사신들과 동화해 죽는 일이었다.』



어째서 힘 때문에 모든 것을 버렸는지, 대체 무엇이 토센을 그렇게까지 두려워하게 했는지 물은 히사기에의 답.


그대로 빌딩에서 떨어져, 의식을 잃을 뻔했던 히사기였지만──허망한 의식 속에서, 그는 코마무라 사진에게 이야기하는 토센의 말도 듣고 있었다.



──『복수를 위해 조직에 들어간 자가, 안온한 삶에 목적을 망각하고 조직에 영합하는 일은, 타락이 아닌가?』


──『정의란 무엇이냐! 사랑하는 벗을 죽인 자를 용서하는 것인가!?』


──『그건 물론 선이겠지! 아름다운 일이야! 차마 두 눈으로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하지만, 선이 곧 정의인가!?』


──『아니!』


──『망자의 한을 풀어주지 않고 안녕속에 안주하는 건──악이다!』



그것이야말로, 토센 카나메라는 남자가 처음으로 보여준 진심어린 외침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에는, 끝없는 분노와, 그 깊숙한 곳에 있는 공포가 분명히 드러나 있었다.


히사기는 그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의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토센은, 그 분노와 공포를 안고서, 오랜 시간을 살아온 것이다.


버리지도 잊지도 않고, 괴로워하며 함께 걸어온 것이다.


그것은, 어느 정도의 지옥이었을까.


어째서, 토센이 그런 꼴을 당해야 했는가.


솟아오르는 의문의 답이, 지금, 히사기의 눈 앞에 있다.


츠나야시로 토키나다.


토센의 인생을 미치게 할 정도의 『분노』와 『공포』를 안겨준 장본인이.



히사기는 눈을 감은 채, 토키나다의 영압이 느껴지는 쪽을 향해 입을 열었다.


「하나...... 묻고 싶다.」


「응? 평민주제에 이 내게 무언가를 묻는다는게냐? ......아아! 정령정통신의 취재라는건가? 그거라면 특별히 받아줘도 상관 없다?」


어깨를 움츠리고 이쪽을 도발해 오는 토키나다에게, 히사기는 분노와 공포를 감추며 물었다.


「너도...... 보고 있었겠지? 현세에서, 토센 대장님과 우리들의 싸움을.」


「아우라나 히코네에게 들은게냐? 아아, 그 싸움은 좋은 참고가 되었지. 몇 번이나 다시 보았고 말고. 기술개발국의 눈을 피해 감시영충을 걸어둔 것은 힘들었지만.」


담담하게 말하는 토키나다에게, 히사기는 거센 분노를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다시금 묻는다.


「그러다면...... 봤을 터다. 토센 대장님의 최후를.」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히사기는 마음의 끓는 물을 조금 넘쳐 흘러보냈다.


「들었을 터다, 토센 대장님의 외침을!」


그러자 토키나다는, 전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신묘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아아...... 그 일은 유감이었지. 내가 그 자리에 서 있지 못했던 것이 무엇보다 분하지.」


「뭐라고......?」


「네놈에게 뇌수를 찢기고 나서 아이젠에게 썰릴 때 사이에......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전해줄 수 있었을 것을.」


그리고 토키나다는, 눈을 가늘게 뜨면서 사악 그 자체라는 미소를 지어보면서, 그 말을 입에 담았다.



「......네. 친.구.가. 죽.었.을. 때.는, 더. 좋.은. 목.소.리.로. 꼴.사.납.게. 울.었.다.고...... 말이지.」



히사기의 안에서, 분노가 다른 모든 감정을 앞질렀다.


「네놈......!」


그럼에도 그가 분노에 찬 채 눈을 뜨지 않은 것은, 그야말로 토센에게 배운 수많은 가르침이, 이제는 본능이라는 레벨에까지 몸에 베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히사기는 간신히 『공포』라는 사슬로 이성을 마음에 이어 멈추면서, 『풍사』의 한 쪽을 토키나다가 있는 방향으로 던졌다.


그것을 크게 피하면서, 토키나다는 더욱 말로서 히사기를 현혹시키려 했다.


「녀석의 외침만이 내 마음에 와 닿았고 말고! 이 얼마나 골계스럽고, 가련하고, 흥분한 나머지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고 말고! 내가 뿌린 오락의 씨가 이렇게 훌륭히 자라, 내게 칼을 향하지도 못한 채 스러 흩어졌으니 말이지! 아아, 너에게는 감사해야지 히사기 슈헤이. 나를 노리는 신분도 모르는 역적을 멋지게 처리해준 것을!」


「......윽!」


「내친김에 말하자면...... 녀석이 속에 무언가 품고 있다는 것은 깨닫고 있었지. 아이첸과 얽혀있던 것 까지는 몰랐지만, 우라하라 키스케가 추방되었을 때, 진범 중 한 명이 토센이라는 확신은 있었고 말고. 뭐어, 귀찮아서 46실에 진언은 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들은 히라코와 무구루마가, 나란히 토키나다 쪽을 노려본다.


「......이런 상태에서 뭣하지먼, 너그를 잡을 이유가 하나 늘었다.」


그들도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상태였지만, 『천본앵』이나 『신창』의 능력으로 깊은 상처를 입어, 완전 최면에 의해 동료끼리 싸우는 것을 피하기 위해 섣불리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토키나다는 그런 히라코의 원한을 묵살하면서, 히사기에게 강요하는 듯한 말을 더ㄴ진다.


「감사해줬음 좋겠는걸. 적어도, 녀석의 분노를 모르고 표면적으로는 잘 해냈기 때문에야 말로, 9번대는 녀석에게 몇번이나 구원을 받았을 것이다. 목숨도, 때로는 마음도 말이지.」


히사기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분명히 스스로도, 내심 복수를 품고 있던 토센의 손에 의해 구원받았다는 사실이 있었다.


그렇다 해서 토키나다의 말이 납득이 되지도 않아, 히사기는 다른 형태로 말을 돌려줬다.


「그렇기에, 히코네에게도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은거냐......?」


「......무슨 문제라도 있느냐?」


「그녀석은 아직, 아무것도 몰라. 하지만, 그녀석은 무언가 벽에 부딪혔을 때에도, 네가 보여준 좁은 세계로 도망칠 수 밖에 없어. 그렇게 일그러진 교육 방식, 그것이야말로 토센 대장님이라면 용서하지 않았을 것이다.」


「타인의 정의감을 이유로 사용하지 마라. 네 말로 얘기하는건 어떠냐?」


흥이 났는지, 신나게 도발해오는 토키나다에게, 히사기는 눈을 감은 채 『풍사』를 다루고, 영압의 장소에 있는 토키나다를 쇠사슬로 붙잡으려 했다.


토키나다의 영압이 그것을 피한 것을 확인하고서, 히사기는 회전하는 날을 조종하며 다시 말을 이어간다.


「아아, 말해주지. 넌 비겁하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에게 자기 형편만 가르치고 집어넣어서, 좁은 세상 속에서 자기 형편만 좋게 기르려하고 있으니까 말이지.」


그러자 토키나다는, 잠시 눈을 뜬 후, 쿡쿡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알려고 하지도 않는 것은 도망이다. 가르치지 않는 것은 비겁이다. 그리 말하는게냐? 사신인 네가.」


기묘한 것을 말하기 시작하는 토키나다에게, 히사기는 초조해하며 말한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너도 사신이잖냐.」


「과연 과연! 확실히 정령정통신이란걸 편찬하고 있을만하군! 비밀을 파헤쳐, 넓음을 아는 것이 정의라니, 이 무슨 오만인가!」


토키나다는 거기서 크게 거리를 두고서, 반파된 저택의 지붕 위에 서서, 히사기 뿐만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귀에 닿을 만한 목소리를 내뱉었다.



「자신들이, 단. 다.섯. 명.의. 죄. 위.에. 살.고. 있.는. 것.도. 모.르.고. 말.이.지.」



「.........?」


혹은, 그러한 성질을 지닌 참백도의 힘을 사용한 것일까.


토키나다는 외치지도 않고, 오히려 온화한 어조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목소리는 지상에 있던 자들의 귀에 스며들 듯이 울려퍼졌다.


어둠 속에서 당황하는 히사기의 등 뒤에서, 토키나다를 향해 던진 쿄라쿠의 목소리가.


「이거야 원, 진실인지도 모르는 우스갯소리를 말할 셈인가?」


「다소의 과장은 있지만, 역사를 관장하는 우리 츠나야시로 가가 지켜온 가르침이다. 눈치가 빠른 너라면, 이 소울 소사이어티의 주춧돌의 새겨진 상처 자국이 우스갯소리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겠지?」


「과대평가야, 나는 단지──」


말을 하자마자, 쿄라쿠의 모습이 사라졌다.


히사기가 쏜 『풍사』의 기척에 맞춰, 스스로 그 사슬을 더드ㅁ으며 순보로 토키나다와의 거리를 좁혀 간다.


「! 헛짓거리를!」


토키나다가 대담하게 웃으면서, 그것을 받으려 했지만──


그 직전에, 전혀 예상 외의 공격이 쿄라쿠를 덮쳤다.


「이건......?」


공중에 떠 있는 문양의 집합체.


그로인해 만들어진 몇 가닥의 촉수가, 쿄라쿠를 향해 그 몸을 날뛴다. 


종이 한 장 차이로 피한 쿄라쿠지만, 그로인해 토키나다에의 급습을 단념하는 결과가 된다.


다시 덤벼드는 촉수를, 쿄라쿠를 따라온 나나오의 귀도의 장벽에 의해 가로막았다.


강력한 귀도의 벽에 부딪혀 몸의 일부를 흩날리면서도, 영자 그 자체를 침식하기 시작하는 문양의 채찍.


그것을 확인한 쿄라쿠가, 신음하듯 중얼거린다.


「참백도......? 아니, 이건...... 풀브링인가?」


그러자, 그에 대답하듯이 하나의 그림자가 토키나다의 옆에 떠올랐다.



「즉시 풀브링이라 간파하시다니...... 과연 호정의 총대장이시군요.」



「이 목소리...... 아우라인가?」


눈을 감은 채였던 히사기의 목소리를 듣고, 쿄라쿠는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이거 참, 이제와서 새로운 적이라니.」


크게 한숨을 내쉬는 쿄라쿠에게, 아우라가 깊숙이 고개를 숙인다.


「방해를 하는 모습이 되어 정말 죄송합니다.」


그리고, 히사기 쪽을 흘깃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히사기 슈헤이님께서는, 토키나다 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셨으면 하니까요. 부디 용서해주시길.」


「그건 어째서지, 아가씨.」


가벼운 말투로 말하면서도, 상대의 빈틈을 살피는 쿄라쿠.


이에, 아우라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슈헤이 님은 세상의 진실을 알리는 직무를 맡고 계신 분입니다. 토키나다 님이 만들 세계의 옮고 그름을 따지기 위해서, 그는 좋은 천칭이 될테니까요.」


「내가......?」


──뭐지? 아우라는 뭐가 목적인거지?


히사기는 그녀의 미소를 엿볼 수 없었지만, 토키나다의 말을 히사기에게 끝까지 들려주고 싶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히사기는 눈을 감은 채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쪽을 현혹시키기 위한 헛소리인가?


확실히 토키나다의 말은 마음에 걸렸지만, 그걸로 공격의 손을 멈출 수는 없었다.


히사기는 다시 『풍사』를 들어올려, 영압의 방향에 공격을 가했지만──


영압감지보다 빠르게 뻗어나온 『신창』의 날이, 히사기의 어깨를 관통했다.


「윽......!」


날카로운 고통이 히사기를 덮친다.


영압 지각에 의한 감지를 넘는 속도의 장거리 충돌에, 히사기의 안에서 분노 아래에 소용돌이치던 공포가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너는 생각해 본 적 없었나? 히사기 슈헤이.」


그런 히사기의 공포를 비웃듯이, 토키나다는 묻는다.


「토센 카나메가, 아니, 아이젠 소스케 쪽이 옳았던게 아닐까, 하고.」


「무슨 소릴...... 하는거냐?」


「아무리 복수를 위해서라고 해도, 그렇게까지 고결했던 토센 카나메가, 어째서 소울 소사이어티 그 자체를 배신했는지, 정말로 이해하고 있느냐? 아이젠 소스케가 어째서 그렇게까지 영왕이란 존재를 증오하는지, 조금은 그 모자란 뇌로 생각해 본 적 있느냐?」


분명히 이쪽을 바보 취급하는 듯한 말을 하면서──토키나다는, 다가오는 『풍사』를 피하고 그 자루를 쥐고, 히사기와 사슬을 끌어당기는 모습을 취하면서 말을 이었다.


「아니, 그렇다면 이렇게 말해야 할까?」


토키나다의 손에 힘이 실리면서, 히사기의 몸을 끌어당기기 시작한다.


세계 그 자체에 기학적인 미소를 띄며, 그는 드러내려 했다.


「우하라하 키스케가 어째서 『붕옥』을 만들었는지, 그 동기에 눈을 돌린 적은 없었나?」


소울 소사이어티의 근원을 형성하는, 『원죄』라 불러야 할 장부를.


「......? 무슨 소릴 하는거냐. 붕옥은, 호로와 사신의 혼백의 경계를 허물고 성장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라고......」


「무엇 때문에, 그런 일을 할 필요가 있지? 당시에는 아이젠의 판의도 몰랐고, 야마모토 겐류사이 시게쿠니를 이길만한 존재따위 없었는데도. 이 이상의 힘을 갖춰 어쩔거냔 말이다?」


「그건...... 퀸시 놈들의 습격을......」


「결과적으로, 붕옥 없이 이겨내지 않았느냐. 애초에, 더욱 확실한 의미라면, 붕옥을 사용하는 것도 불사하겠지만.」


히사기의 머릿속에, 아우라와 우라하라의 대화가 떠오른다.



──「쿠로사키 이치고에게 붕옥을 준다면, 분명히, 세계는 좀 더 훌륭하게 되겠죠. 하지만 그건, 당신이 원하는 결과에서 벗어나지 않을까요?」



──「예, 죄송함다, 거짓말 했어요. 쿠로사키 씨에게 준다면, 붕옥과는 다른 것으로 하겠지요.」



그때는 전혀 의미를 알 수 없는 대화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쿠로사키 이치고와 매우 닮은 히코네의 영압의 성질.


붕옥을 이용해 히코네를 영왕으로 삼겠다는 아우라의 말.


여러 요소가 얽히고 설켜, 히사기의 안에서 하나의 추측이 짜여졌다.


그리고, 마지막 힌트라는 듯이, 토키나다는 과거에 동기였던 남자에대해 이야기한다.


「우키타케 쥬시로의 몸에 깃든 영왕의 오른팔.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나?」


「...........」


「어째서, 영왕은 오른팔을 잃은거지? 지상에 떨어진거라면, 어째서 0번대를 써서 회수하지 않은거지?」


우키타케가 어렸을 적에 그 몸에 깃들었다는 『미미하기 님』──즉, 영왕의 오른팔.


그리고, 『짐은 애초부터 퀸시 였느니라.』라고 말했던 페르니다 파른카자스──즉, 영왕의 왼팔.


영왕의 오른팔은 『정지』를, 왼팔은 『전진』을 관장한다.


그렇다면, 그 양쪽을 잃은 영왕은?


정지하지도 않고 전진하지도 않고서, 그저 『정』과 『동』의 좁은 틈새에 계속 존재하는 물건.


──아이젠은...... 그 때 뭐라고 말했었지?


처음으로 쿠로사키 이치고가 소울 소사이어티에 나타나, 그 소동 끝에 아이젠이 자신의 진의를 고하고 떠났을 때의 말이, 히사기의 뇌리에 되살아났다.


우키타케에게 『땅에 떨어졌느냐』고 들은 아이젠이 고한 말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른 의미로도 받아들여진다.



──「처음부터 하늘엔 그 누구도 서 있지 않았어.」


──「너도, 나도, 신조차도.」



그 말로, 어째서 굳이 『너도』라고 우키타케를 지적한 것일까.


어쩌면, 아이젠은 알고 있던 것은 아닐까?


영왕의 신체 중 일부가, 우키타케의 안에 깃들어 있다고.


얼핏 듣기엔, 우키타케가 『하늘에 설 자격이 있는 존재다.』라는 것을.


그리고, 히사기는 지금까지 『신조차 서 있지 않았다.』 라는건, 『영왕은 어디까지나 왕이지, 만능인 신이 아니다.』라는 의미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후에 아이젠이 이은 『견딜 수 없는 천좌의 공백』이란 말을 가미한다면──.



「영왕은...... 처음부터...... 죽어있다?」



히사기가 중얼거리는 말을 듣고서, 쿄라쿠는 조용히 눈을 내리깔고, 요루이치는 표정을 바꾸지 않은 채, 그저 토키나다와 히사기의 대화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순간의 침묵 뒤, 토키나다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젓는다.


「아쉽구나. 실로 아쉬워. 영왕이라 이름이 붙은 것은 확실히 살아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죽은 것도 아니야.」


「무슨 소리냐!」


당황하면서도, 히사기는 공격하는 것을 늦추지 않았다.


왼팔로 토키나다에게 잡힌 칼 하나를 당기면서, 오른손에 쥔 반대쪽 풍사를 던졌다.


토키나다는 그것을 가시가 달린 철구형의 참백도──『오형두』로 되받아치면서, 히사기의 외침에 대답을 돌려준다.


「영왕이란, 제물인 산양이다. 단, 그야말로 신과도 같은 힘을 가진.」


「뭐......?」


「세계가 이 형태가 되기 전. 삶과 죽음의 경계조차 없는 혼돈의 세계 속에서, 처음으로 호로와 사람 사이에 선 원초의 수호자...... 퀸시와 사신, 그리고 풀브링거. 모든 것의 선조라 할 존재지.」


쿡쿡 웃으면서, 토키나다는 말을 이었다.


「그것은 퀸시이자 동시에 사신이기도 하고, 그저 사람이기도 하며, 풀브링거들과도 같은 능력을 무수히 갖춘──혼돈의 세계를 전부 관장하던 희망의 상징이었다.」


그리고, 한층 더 유열에 찬 미소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히사기에게 자신이 아는 『소울 소사이어티의 어둠』을 입에 담는다.


「이 삼계는, 그 마인이자 구세주인 남자를 제물로 삼아 만들어 낸 것이야.」



「우리들 5대 귀족의 선조인, 다섯 명의 배신자에 의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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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401 공지 천년혈전, 번더위치 0.8 중계 녹화본(1쿨, 2쿨 完) [56] 하원길에그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12.15 114017 145
361814 공지 호출벨 [1] 하원길에그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1.22 3152 7
354856 공지 번더워치 0.8 중계 예정 [16] 중포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23 7732 60
331665 공지 중계방 분할 안내 [18] 중포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9.23 8144 31
76087 공지 블리치 갤러리 공지사항 (2023-08-20) [18] 하원길에그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6.09 25025 37
229370 공지 심심할때 보면 좋은 블갤 념글모음.zip [106] 만수무강여왕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1.17 46394 55
387289 블리치 "생각해보니 오늘 스승의 날이잖아" ㅇㅇ(219.240) 18:45 17 0
387288 블리치 2회차 이치고(소설) 다음편을 보고 싶다.. 블갤러(124.111) 18:45 5 0
387287 블리치 10월 방영이면 공식 PV는 몇월에 뜸? ㅇㅇ(118.235) 18:28 15 0
387284 블리치 차드 혹시 약한거 아냐? ㅇㅇ(121.145) 17:49 23 0
387283 블리치 블리치 자투리 만화 의외로 커여움...jpg [1] ㅇㅇ(218.54) 17:46 121 10
387282 블리치 차드 X 아브웨로 서사도 괜찮지 않나...jpg [5] ㅇㅇ(218.54) 17:27 113 0
387281 블리치 이거 움직이는거 보고싶다ㅅㅂㅋㅋㅋ [3] ㅇㅇ(175.208) 17:15 146 3
387280 블리치 이거 쿠보가 그린 그림임? [3] ㅇㅇ(223.39) 17:13 160 1
387279 BBS 리세계 추천좀 [2] 블갤러(113.59) 16:48 73 0
387278 블리치 근데 이즈루는 왜 긴 좋아함 [4] 블갤러(123.212) 16:47 95 0
387277 블리치 다른 애니 얘긴데 귀칼은 애니 퀄이 왤케 좋게뽑히냐 매번 [4] ㅇㅇ(121.170) 16:19 120 0
387276 블리치 2쿨 마지막화 본날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 [3] ㅇㅇ(115.136) 16:02 109 0
387275 블리치 올마이티보다 사기인 능력 뭐가 있을까? [3] ㅇㅇ(218.54) 15:51 181 0
387274 BBS 우르키오라 존나 안나오네 진짜 히말라야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49 58 0
387273 블리치 그래서 모모 아이젠한테 조교당한거임? 아닌거임? [3] 블갤러(14.42) 15:26 84 0
387272 블리치 호정13대는 원래 아이젠 참백도능력 뭐라고 생각했음? [4] 김치부침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2 107 0
387271 블리치 아이젠이 통수치기전 토시로한테 아이젠은 [8] 꾸꾸루삥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4:53 183 1
387270 BBS 지유하 2초인데 [6] 블갤러(211.206) 14:49 87 0
387269 블리치 언급은 안되지만 좋았던 아이젠 대사 [18] ㅇㅇ(121.150) 14:13 1129 34
387268 블리치 오경화가 허세는 기깔나게 번역하긴함 [1] DRKRabbi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17 122 0
387267 블리치 의외로 신지가 하쉬랑 좋은 싸움 할거 같음 [9]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3:08 322 4
387266 블리치 츠키시마 만난 바쿠야 오리히메 비유 웃기네 ㅋㅋ [3] 블갤러(14.39) 12:46 222 11
387265 블리치 꺼라위키에서 오경화 번역 설명 ㅈㄴ 웃기네 [5] Co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2:43 218 1
387264 블리치 쿠보가 직접 참여한 첫 애니가 [2] 블갤러(115.137) 12:13 129 0
387263 블리치 아녀하세요 -9일차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2 68 0
387261 블리치 도대체 언제부터 에스파다가 1번부터 10번이라 생각했지?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0 175 0
387260 블리치 오경화 번역은 근데 [4] ㅇㅇ(210.178) 08:35 406 1
387259 블리치 천년혈전 애니 안 봤는데 신지 궁 원래 소설 한정에서 등장하지 않았음? [3] ㅇㅇ(223.39) 07:18 325 0
387258 블리치 " 역무를 풀어라 신지 " 애니 몇화에서 나옴 ? [11] Co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401 0
387257 블리치 블지컬 서울 원정공연 보고싶다 [1] 블갤러(121.154) 04:40 6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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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254 블리치 블지컬 란기쿠 뉸ㄴ나 [8] 블갤러(220.79) 02:19 533 13
387253 블리치 루키아 수영복도 이쁘지 않음 ? [3] Co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372 2
387252 블리치 오리히메 웨코문드에 한 한달 잡혀있는줄 알았는데 [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6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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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248 블리치 블지컬 다 좋은데 몸에 구멍 안 뚫은게 아쉽다 [20] ㅇㅇ(112.144) 05.14 2649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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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245 블리치 최애의 아이 댓글 ㅅㅂㅋㅋㅋㅋ [1] ㅇㅇ(125.189) 05.14 37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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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7243 블리치 누가 한번 물어봐줬음 좋겠다 [1] 門矢士(223.62) 05.14 168 0
387242 블리치 카타르시스옵 에타니티 리메이크왜 없음 니지토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97 0
387240 블리치 커멸 새로 나온거보다가 아이젠 목소리 나와서 깜놀했네 ㅋㅋㅋㅋ [2] ㅇㅇ(117.111) 05.14 227 0
387239 블리치 바운트 편 어떰 ㄷㄷ [3] 블갤러(61.43) 05.14 124 0
387238 블리치 "왜 재미있어 보이는거냐" [7] fxxku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2011 28
387237 블리치 3쿨 퀄리티 쩔게나온다는 썰이있음? [1] 블갤러(211.179) 05.14 133 0
387235 블리치 빵ㅋㅋ ㅇㅇ(175.208) 05.14 20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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