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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파묻힌 단검 - 막간 VI (3)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1 03: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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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산기슭에 버려둔 전장에 도착하니, 싸늘히 죽은 적들과 부서진 바위 위에 앉아 외로이 기다리는 정찰병 한 명만이 남아있었다.


그녀는 다가오는 전사들을 맞이하기 위해 일어섰다. 모타리온은 이 여인의 얼굴에 흘러가는 감정들을 지켜보았다. 몇 년 전 피난지로 돌아왔을 때 물을 가져다 주었던 여인이자, 비에 젖은 밀밭에서 구출했던 소녀. 모타리온은 이 여인을 알고 있다.


그녀는 장갑 낀 손으로 경례를 올렸다. “모타리온님을 기다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카이파 모라그에게서 온 전갈입니다.”


그는 주위의 골렘의 시체들을 살펴보았다. 흩어진 잔해를 보아하니 데스 가드의 무기보다 더욱 강력하고 정밀한 집중 포화로 찢겨나간걸로 추정된다. “말해보거라.”


정찰병은 횃불이 반짝이는 헬러스 컷 폐허의 지평선을 가리켰다. “저희 부대는 돌아와 재정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적당한 단어를 찾느라 잠시 말을 멈췄다. “매가 왔습니다.” 정찰병은 하늘을 가리켰다. “급습 한 번만으로 모든 적들을 죽이더니,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녀는 다시 말을 잇지 못하고 시선을 피했다.


“매라니. 하늘에서 목격된 비행 기체를 말하는건가?” 라스크가 되물었다.


정찰병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군요. 말로는... 못하겠습니다. 직접 봐야 됩니다.” 정찰병은 눈을 크게 뜨고, 목소리에는 묘한 떨림이 담겨있었다. “그래야 이해가 될 겁니다.”






마을의 무너진 성벽을 지나니 정찰병이 “매” 라고 부르던 기계가 옛 농경지 위에 놓여있었다. 칼라스 티폰이 지금까지 봐왔던 그 어느것과도 달랐다. 


거대한 피스톤 다리나 덜컹이는 궤도를 가진 증기 전투 기계는 오버로드와의 전투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이런 건 난생 처음이다. 바르바루스의 낮고 치명적인 하늘 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어리석은 시도는 죽음만이 기다리니, 전투는 언제나 진흙탕에서 항상 얼굴을 맞대며 벌어졌다.


매가 불에 탄 풀밭 한가운데서 고요히 앉아 쉬고 있을 때에도 마치 날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매끈하게 광택이 살아있는 포금과 흐릿한 햇빛 아래서도 찬란히 빛나는 황금. 앞쪽으로 쭉 뻗은 넓은 날개와 솟아오른 배의 표면과 부드럽게 조화를 이룬 길쭉한 선체는 마치 훌륭한 장인이 조각한 작품과도 같았다. 매의 외장에는 화려하고도 촘촘한 선들이 새겨져 있었고, 모타리온의 일행들이 다가가자 티폰은 날개를 따라 옛 고딕 양식으로 쓰인 듯한 글자를 찾아냈다.


티폰은 잠시 멈춰 서서 이 글귀를 소리 내어 읽었다. “아베... 임페... 라 토르.”


“그래.” 모타리온이 티폰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그의 오랜 친구는 이러한 상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지식이 풍부한 몇 안 되는 사람이자, 그의 어조에 경계심이 서려있었다.


무나우는 금빛 함선에 환혹 되어 잠시 발걸음을 더듬었다. 그는 호기심에 함선으로 다가가다 걸음을 멈추고 사령관을 돌아보았으나, 모타리온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럼에도 티폰은 매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걸음을 늦췄다. 티폰은 몇몇 용감한 사람들이 폐허가 된 정착지에서 나와 가까이 다가가려고 애쓰는 걸 보았지만, 경계선 역할을 하는 데스 가드 병사들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티폰의 동료들은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함선을 감시해야 되건만, 민간인들만큼이나 저 전함에 홀린 게 분명했다. 매의 선체에 달린 우아한 물방울 모양의 무기 큐폴라를 보아하니 이 함선을 지켜줄 자가 필요 없다는 뜻일 것이라. 티폰은 만일 이 무기들이 발포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두운 생각에 휘말렸다. 그는 골렘의 시체를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정찰병이 몇 발자국 뒤에서 무언갈 중얼거리며 다가왔지만, 티폰은 그녀를 무시하고 저 함선에 대한 전술적 분석에만 집중했다. 함선의 뾰족한 뱃머리에 떡 벌어진 입처럼 벌어진 해치를 통해서만 승선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고, 기이하고 뜨거운 아지랑이가 매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 와중에 티폰은 해치로 이어지는 경사로에서 무언가가 지나가는 게 보였다. 황금빛 갑옷을 입고, 길다란 원뿔 투구를 쓰고 커다란 할버드를 든 인간의 모습이 문턱에 서있다가 안으로 사라졌다.


무언가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이유를 깨달았다. 저 금빛 형체의 크기를 잘못 판단하고 있었다. 저 정도면 모타리온과 맞먹는 키다. 티폰은 사신을 흘깃 쳐다보니, 그 역시도 비행선에 탄 거인의 존재를 눈치챘을 것이다.


마을 외곽에는 가없이 죽어가는 하즈니르를 데려가 도와주려던 병사들과 보조병들이 있었지만, 무의미한 일이었다. 데스 가드의 생명력을 입증하듯 티폰의 전우가 협곡 바닥에 발을 디딜 만큼 오래 살아남은 건 기적이지만, 하즈니르는 모두가 보아도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다.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동족들 사이에서 죽을 수는 있었다.


그러나 새로 온 존재 앞에서는 그 어떤 것도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헬러스 컷으로 돌아온 지친 귀환병들에게 네카레의 요새 공격에 실패한 이유를 물어봐야 했겠지만, 모두가 새로이 도래한 매와 '이방인'이라 부르는 한 남자에 대해 떠드느라 열을 올리고 있었다.


티폰이 훈련시켰던 병사 라핌이 그 군중들 속에 섞여 함께 다가왔다. “그야말로 기적의 날입니다. 매가 왔을 때 오버로드의 새로운 무기인줄 알았는데, 전혀 아닙니다! 이방인 덕분에 평원에서 전투를 끝낼 수 있었던데다, 보급품과 약도 주는 거 있죠...” 젊은 전사는 신이 난 아이처럼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우리가 모르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요. 새 치료방법에, 식량까지, 식량을 가져왔어요!” 라핌은 군대를 따라다니던 민간인들을 가리켰다. 티폰은 전쟁이 끝나갈 무렵 수많은 비전투원들이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네카레가 죽고 나면 모두에게 도움을 베푸리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참으로 너그럽기도 하지.” 모타리온이 이를 갈았다. “그래서 그 낯선 자는 뭘 원하느냐?”


“그분께서 구원에 대해 말씀하셨고, 구름 저 너머... 무수히 많은 다른 세계에도 저희 같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모든 게 거대한 제국으로 단결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라핌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저희 세계를 되찾는 데 필요한 모든 걸 준다는 데다, 원한다면 다시 만들 수도...”


티폰은 라핌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들을 수록 점점 어두워지는 모타리온의 감정을 지켜보았다.


“우리의 가장 혹독한 전투 전날에 선물을 들고 하늘에서 내려온 외부인이라.” 사신이 말하는 모든 단어에 한기가 서려 있었다. “나만이 그 외부인의 존재를 철저히 불신하는 건가?” 말이 끝날 무렵, 모타리온의 고함을 치는 듯한 목소리에 라핌은 뒷걸음을 치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 이방인이라는 놈은 어딨지?” 티폰은 커져가는 호기심을 숨기며 물었다. 젊은 데스 가드 병사는 웅성이는 군중들 사이로 보이는 마을의 허물어진 회관을 가리켰다. 저 낯선 이가 누구든, 모두가 그를 한번이라도 눈에 담으려 했었다.


모타리온은 모여 있던 사람들을 흐트러뜨리며 회관을 향해 걸어갔다. 티폰과 다른 전사들이 사신의 뒤를 따르며, 라스크는 다른 사람에게 들리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췄다. “저 표정을 본 적 있어, 칼라스. 인간의 사신께서 눈빛만으로 바위를 자를 저 분노를.”


“그럴 만도 하지. 오늘은 바르바루스에 구원을 안겨줄 날이었으니깐. 모타리온은 날 구해준 순간부터 이 세계의 자유를 위해 싸워왔는데, 후퇴하고 보는 게 이거라고?” 그는 회관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신이 우리 모두를 위해 한 일을 덮으려 이 순간에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을 말야.”


“오버로드의 계략일 리는 없을테고. 그 개새끼들은 잔인한 짓을 벌이는 것 말고는 참을성이란 게 없으니까.” 라스크는 잠시 침묵했다. “정말로 낯선 사람이 온 걸 수도 있어... 사신께서도 하늘에서 떨어진 아이였다는 소문을 잊지 마.”


“그런 생각이 들긴 했지.” 티폰은 인정했다.


모타리온이 손을 내밀어 회관의 문을 세차게 열자 전사들이 서둘러 그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사신의 등장에 모두 침묵했다. 티폰은 회관 가장자리에 있는 테이블에 앉은 민간 지원 지휘관과 모타리온이 자신을 대신하여 남겨놓은 고위 데스 가드 전사들을 보았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있는 건...


낯선 자다...


라핌이 이방인이라 부르던 남자가 티폰을 바라보았다. 그는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맑은 눈동자에 담긴 태고의 기운에 제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자신의 속까지 훤히 보이는 느낌이 든다. 티폰은 숨을 참고, 다리 근육에 긴장감이 느껴지면서 무릎을 꿇고 싶은 본능적인 충동을 뿌리쳤다.


저 고귀한 구릿빛 얼굴에서 빛나는 눈에, 검은 머리카락은 이방인의 어깨까지 늘어졌다. 그리고 이 눈빛은 인간의 사신으로 향했다. 슬프면서도 따스하며, 기대감과 동시에 거부감도 담긴 이방인의 표정에는 미묘하게 상충되는 기운이 감돌았다. 


모타리온이 방 한가운데서 멈추자 낯선 사람이 천천히 일어섰다. 티폰은 바깥에 있는 비행선처럼 화려하고도 복잡한 문양이 새겨진 황금빛 갑옷을 두르고 있는 건장한 골격을 보았다. 황동 번개 문양과 쌍두 독수리가 어둠 속에서도 찬란히 빛나며, 분명히 무거워 보이는 갑옷을 두르고도 부드럽고 유려하게 움직였다. 저 동작 속에도 숨겨진 힘이 돋보였다.


티폰이 보기에는 이 이방인은 모든 면에서 바르바루스 인들과는 정반대였다. 바르바루스 태생들은 모두 여위고 창백했으며, 스코르발처럼 가장 큰 사람도 고향 세계의 생명을 좀먹는 독기로 인해 수 세대에 걸쳐 형성된 신체적 특징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저 이방인과 닮은 점이 있는 자가 한 명 있었다.


티폰은 모타리온을 바라보니, 바로 볼 수는 없는 미묘한 점이어도, 저 턱 선과 사신의 태도에서 무언가 닮은 점이 있었다. 덧없을지라도 스쳐 지나가는 실제적인 무언가가 모타리온과 이 낯선 사람을 이어주었다. 순간 티폰은 사신의 비밀스러운 정체에 대한 라스크의 이야기가 문득 생각났다.


모타리온이 같은 생각을 품었다 해도, 사신은 이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넌 누구냐? 이 세계에서 뭘 원하느냐?”


“짐은... 그대의 동료이니라.” 이방인이 차분하고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티폰은 이방인이 일어서자 허리춤의 칼집에 꽂힌 거대한 검을 보았다. 보석과 귀금속이 수놓인 검은 열등민의 키와 맞먹었지만, 무게감과 완벽한 균형을 보니 단순한 장식용은 아닐 것이다.


“짐은 고귀한 영혼을 찾아 바르바루스에 당도하였으니라.” 이방인이 덧붙였다. “바로 그대를 찾으러 왔다.”


“네... 제국의 이름으로 말인가?”


“그렇다.” 이방인이 고개를 끄덕이자 티폰은 살짝 물러섰다. 티폰은 이 낯선 자의 기운에 거리를 두고 싶었기에 모타리온과 라스크 사이로 자리를 옮겼다. 라스크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주먹을 쥐었다.


“수 천개의 세계 저 편에서 너무나 오랫동안 제국의 품을 벗어나 있었구나. 이제 다시 돌아올 때란다, 내 잃어버린 혈족이여. 영광과 번영이 기다리고 있나니. 새로운 시대가 열릴지어다.”


티폰은 저 이방인에게서 눈을 떼기 힘들었다. 자신의 귀에서만 울려 퍼지는듯한 저 황홀한 메아리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기운이 이방인에게서 느껴진다. 어째서 바르바루스인들이 저 자를 이토록 빨리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던 순간이었다. 설명할 수는 없어도 티폰은 이방인의 진정한 본성의 일부만을 보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이 가면 아래에는 끝없는 심연이 숨겨져 있어도, 들여다 볼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네 영광 따위는 필요 없다, 침입자.” 모타리온이 숨기고 있던 적대감이 터져 나왔다. “네 제국은 물론이고, 동정도.”


“확실하느냐?” 금빛 갑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기울였다. “우리 기술은 네 늪을 푸른 들판으로 가꾸고, 공기에서 독을 제거할 수 있다.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부상자들도 치료할 수 있단다... 지금 내 서비터들이 네 동료 하즈니르를 치료하고 있듯이 말이다.” 그는 벽을 향해 끄덕였다. 티폰은 저 이방인이 하즈니르의 치명상에다, 이름은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을 품었다.


“바르바루스는 지배자의 손아귀에서 수 세기 동안 홀로 버텨왔단 말이다!” 사신은 분노를 쏟아냈다. “그때는 어디 있었지?”


“널 찾는 데 이렇게 오래 걸려서 무척 미안하구나... 모타리온.” 이방인은 서글픈 미소를 지었다. “이 슬픔은 익숙해지지 않는구나.” 그의 미소가 사라지며 말했다. “나의 말을 믿어다오. 네 기원의 진실을 알려주고, 오버로드를 물리치고 마지막 뿌리까지 뽑는 걸 도와주마.”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관심도 없고, 알 필요도 없어.” 싸늘한 분노가 모타리온의 혈관을 타고 흐른다. “바르바루스가 내가 탄생한 곳이자, 자라난 곳이로다.” 그는 전사들을 가리켰다. “내 불굴의 칼날, 데스 가드야말로 내가 아는 유일한 가족이며, 그리고 우리 손으로만 오버로드에게 정의를 내릴 것이다.” 그는 등을 돌렸다. “네 놈은 쓸모 없으니 저 새나 타고 썩 날아가거라.”


“네 말에 반박을 해도 되겠느냐. 네 동료들이 네가 치러왔던 전쟁에 대해 말해주었단다. 데스 가드의 깃발에 수많은 위대한 승리를 새겼을지라도 고위 오버로드는 아직도 살아있더구나. 너와 정예 전사들은 그가 있는 탑에 이르지 못한건가?”


모타리온은 낫 자루를 꽉 쥐었다. “네카레의 운명은 정해졌으니, 곧 죽을 것이다.”


“네 손에 말인가?” 이방인이 여유롭게 물었다.


“그리 하리라!”


“네가 그렇게 믿는다면 시련을 하나 내리겠다.” 이방인은 두 손을 벌리고 모두에게 말했다. “모타리온, 네가 이 사람들을 이끌고 있으니 바르바루스가 진정으로 간섭 받지 않기를 바란다면 네 뜻을 존중하마.” 그의 평온한 시선이 다시 한번 인간의 사신에게로 향했다. “허나 네가 그런 결정을 내릴 만한 자격이 있다는 걸 증명해내거라. 홀로 네카레를 처치한다면 인류 제국은 이 행성계에서 물러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


“설마 실패한다면?” 티폰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말에 경악했다.


“그렇다면 이 세계는 인류의 위대한 역사서로 다시 한번 합쳐질 것이며, 모타리온과 데스 가드는 내게 충성을 맹세해야 하느리라.” 이방인은 자신의 말을 곱씹었다. “받아들이겠느냐?”


“그래.” 사신은 이를 갈으며 회관에서 나와 막 내리기 시작한 이슬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티폰은 진창이 된 광장을 가로지르며 자신의 친구를 뒤쫓았다. “형제여! 다른 방법도 있을 거라고... 너 혼자서는 못 올라가.”


“포지 타이런트에게서 새 갑옷을 받아가마. 걸림돌이 될 사람도 없으니 밤이 되기 전에 네카레의 성채로 올라갈 수 있어. 나는 놈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산길을 더욱 잘 아니 말이지. 난 해낼 수 있어.”


티폰은 모타리온의 팔을 잡아 멈춰 세우자 서슬 퍼런 눈초리를 받았다. “왜 그러는 건데? 왜 생판 모르는 사람의 말을 듣고 이러는 거냐고? 저 사람이 대체 누구길래 그래?”


“내겐 자격이 있단 말이다.” 사신은 손을 뿌리치고 그를 노려보았다. “내가 증명해내리라. 준비하거라. 내가 돌아오면 모든 게 바뀔테니.”


티폰은 쏟아져 내리는 비 속에서 모타리온을 떠나 보낼 수밖에 없었다. 빗소리가 요란한 가운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은 웅웅대는 긴장감이 머릿속으로 밀려들었다. 티폰이 소리쳤지만, 마치 다른 사람이 대신 말하는 것처럼 기이하게 느껴졌다. “옆길로 새지 말고 조심해, 사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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