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납고에 도착한 우리는 안니카 일행과 합류했다. 육중하고 두터운 장갑으로 무장한 우리의 건쉽에 비하면 인퀴지터의 개인 셔틀은 날렵하고 매끄러운 모양이었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녀는 혼자 오지 않았다. 램프가 열리자 안니카는 검은색 우주복을 입은 일단의 무리와 함께 내려왔다. 이단심문소 소속임을 알리는 탈리스만이 반짝거렸다.

사이버 마스티프가 느릿느릿 걸어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무중력 상태가 익숙한 듯 전혀 겁먹지 않은 모습이었다.

+안녕, 쌍권총+

그 중 한 명이 나에게 인사했다. 검은 유리 헬멧을 써서 누군지 알아볼 수 없지만 목소리와 날 부르는 호칭으로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옆에 있던 가장 작고 여성적인 목소리를 가진 사람도 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녕하세요, 히페리온+

+카라벨라 호에서 대기만 하자니 지겨워서 말이오+

가장 덩치가 크고 우람한 자가 말했다. 세 명 다 알아보겠지만 달포드만큼 알아채기 쉬운 자도 없으리라. 그가 헬멧 속에서 코웃음을 쳤다. 언제나 스스로 던진 농담에 본인이 먼저 웃는 남자였다. 종종 그 이유를 알 수 없어 궁금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인퀴지터 야를스도티르가 우리에게 걸어왔다. 성큼성큼 걸어오는 것이 거의 발을 바닥에 내려 찍는 듯한 모양이었으나 다행스럽게도 무중력 공간이라 소음은 나지 않았다. 우주복을 입은 다른 이들과는 달리 환경 방호복을 입은 그녀는 언제나처럼 크레타키아산 볼터를 등에 메고 있었다.

강화된 헬멧 바이저 안으로 보이는 그녀의 흰 얼굴은 우리를 노려보고 있었다. 화가 난 것인지 긴장한 탓인지 모르겠으나 숨이 매우 거칠어져 헬멧이 뿌옇게 될 정도였다. 갈레오가 말을 꺼내려고 숨을 마셨으나 안니카는 손가락을 들어 경고했다. 그녀의 눈빛을 본 저스티카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의 뒤로 달포드와 카탄이 의약품이 든 상자를 가져왔다. 안니카는 우리가 데려온 스페이스 울프 생존자 옆에 앉았다.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깨우세요. 아직 그가 부를 만가가 남아있으니+

정말이지 ADB의 분량 배분은 이해할 수가 없네.

이 한 문단이 2챕터의 끝임.

그러고 또 다음 챕터는 오지게 김.

뭐 이따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