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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한 배들은?” 내가 옥좌에서 물었다.

블랙 리전 시리즈는 카스마 세력들을 '아홉 군단'과 그 출신 워밴드들로만 한정짓고, 충성파 출신 반역파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나 등장이 없음. 하지만 딱 하나 예외가 있는데 바로 다크 엔젤의 폴른. 1권부터 EOT 내 포지월드 갈리움에 반역파 1군단의 전함이 정박된 게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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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중요한가?” 보티건이 물었다. 그의 얼굴은 엄숙했고 표정은 영원히 차가웠다. 나는 살면서 칼리번의 보티건만큼 진지한 영혼을 만나지 못했다. “어느 쪽이든 난 네 곁에서 싸우겠어.” 그는 칼집에 싸인 검의 자루에 손을 얹고 아바돈에게 말했다. “이 인간이 무엇을 유도했든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우리의 계획은 바뀌지 않았다, 그렇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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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의 중심지 바깥에서 그는 진짜 전쟁에서 그를 그토록 무섭게 만드는 잔인함과 악의의 깊이가 부족하다. 훈련도의 문제가 아니다. 그는 훈련 시합에서 완벽하게 검으로 결투할 수 있으나 그것은 결코 그의 재능이 아니었다. 에제카리온의 누구도 최선을 다하면 그와 검 대 검으로 붙을 수 있었다. 텔레마콘과 보티건은 비교적 쉽게 그를 이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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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티건의 고대의 선박, 전함 칼날을 뽑아서(With Blade Drawn)가 이끄는 대형이 블랙 템플러의 봉쇄망에 가장 넓은 구멍을 뚫었다. 선박 몇 척이 용케 자유를 향해 도망쳤다. 그 완고한 칼리반인은 내가 직접 지휘를 내려 만류하기 전까지 돌아오려고 시도했다. 그는 첫 번째로 빠져나간 에제카리온이었다. 나머지 우리가 전사하면 여기서 멀리 떨어진 함대를 재결합하는 데 그의 행동이 중요했다.

그리고 2권에서는 아예 아바돈의 최측근 모임인 에제카리온에 다크 엔젤 출신 보티건이 나옴. 폴른의 정의를 생각해보면 폴른이 아닐래야 아닐 수가 없는 인물이지. 비중이 많지는 않지만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중요한 장면에서는 한 번씩 얼굴을 비춤. 작중 등장은 없지만 등장인물 목록 설명에서는 휘하 워밴드도 있다고 나옴. 그래서 보티건을 근거로 카스마들이 폴른에 대해 알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함.

하지만 문제는 이게 전부라는 거임. 호루스의 발톱부터 검은 군단에 이르기까지, 보티건과 반역파 다크 엔젤에 대한 서술은 이게 전부임. 카스마들이 폴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어떻게 생각하는지는커녕 폴른 사태를 알고 있긴 한지조차 안 나옴. 심지어 창립멤버가 아닌 에제카리온은 어떻게 가입했는지 다 사정이 나오는데 보티건만 아무런 언급이 없음. 캐릭터성에 대한 언급이 저게 전부야.

카스마에 대해서 온갖 TMI를 가감없이 털어놓는 카욘이 폴른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는 건 좀 이상함. 그래서 블랙 리전이 정말 폴른 사태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단정짓기가 좀 어려워. 폴른이 있어도 구체적으로 사건의 내막을 파악하는 건 별개의 일이니까… 합리적 의심은 해볼 수 있지만 확정지을 근거가 부족하다는 거지. 3권이 나오면 뒤집힐 수도 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아서 모르고.

ADB가 카스마 아홉 군단에 집중된 시리즈에 굳이 폴른을 등장시켰다는 점, 에제카리온 중에서 유일하게 보티건만 합류한 계기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건 맞는 것 같음. 근데 검은 군단까지 뭐 명확히 나온 게 없으니까 애매하지. 그래서 블랙 리전 시리즈 3권이 나와서 설명이 보충되지 않는 한 블랙 리전이 폴른 사태에 대해 알고 있느냐는 대답은 답하기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