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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First Heretic, 순례자의 종언 -5-

리만러스(222.110) 2024.02.14 13:19:50
조회 261 추천 1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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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퀼론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느껴지지 않았다. 차분하고 친절한 목소리. 그래서 더 잔인했다.


+내 전우여. 형제여. 그대는 속은 거야. 황제폐하-+


+황제는 네놈들에게 알려준 것보다 더 많은 진실을 알고 있다. 그 자는 태고의 진실을 알았어. 그래서 신들에게 도전했고, 자신의 오만으로 인류 전체를 저주 받게 했지. 오직 순종과...+


자'펜이 말을 잘랐다. 그 뒤를 말노르와 토르갈이 각기 받았다.


+...숭배와...+


+...신앙으로...+


+인류는 우리의 우주를 집어삼킬 거대한 피의 파도와 영원한 투쟁을 벌일 것이다+


자'펜이 말을 끝냈다. 아퀼론은 갈 보르박이 말을 할 때마다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 눈을 맞췄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아르겔 탈을 바라보았다.


+형제여, 이토록 지독하게 현혹되었을 줄은 몰랐네+


+너는 시레니를 죽였어+


+그래서 내가 배신자라 말하려는 것인가? 그대를 저버린 용서할 수 없는 자라고?+


아퀼론의 웃음은 풍부하고 고약했다. 듣는 것 만으로도 아르겔 탈은 이를 갈았다.


+황제폐하의 빛을 저버리고 괴물을 선택한 그대가, 지난 40년 동안 금지된 의식으로 고통 받는 영혼들을 함선에 붙잡아두고 싸이킥 흐름에 스며들도록 만든 그대가 나를 배신자라고 규탄한단 말인가?+


악마의 분노가 의식을 흐리게 만들었고 시레니를 잃은 분노와 슬픔이 몸을 집어삼켰지만 한때 전우이자 형제였던 그의 말은 가슴에 못을 박는 듯이 고통스러웠다. 아르겔 탈은 그 '방'을 수 없이 들락거렸고 그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혐오스러웠지만, 결과적으로 묵인했다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봤던 광경이 칼날처럼 가슴을 후볐다. 무심코 떠올린 그 순간들이 아르겔 탈의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 죄책감을 자극했다. 자'펜은 로가의 서를 읽으며 의식을 진행한다. 아스트로패스의 몸이 꿈틀거리고, 점차 장기가 배를 뚫고 밖으로 튀어나온다. 하지만 내부 장기는 보기에 고통스러울 정도로 천천히 빠져나온다.


아스트로패스는고통에 몸부림치지만 그녀를 챔버 벽에 묶은 사슬은 놓아주지 않는다. 몸 곳곳에 새겨진 콜키스의 심볼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 여전히 싱싱한 피를 흘리고 있다. 군단의 아포세카리가 조종하는 생체 유지 기계들이 이후 오랫동안 그녀를 살려 놓을 것이다.


자'펜이 그녀의 몸 속에 소환한 악마는 간단한 업무를 소화하게 된다. 바로 주변의 다른 싸이킥 통신을 통제하는 것. 이제는 그 누구도 테라로 연락을 보낼 수 없다. 오직 군단이 허위로 만든 보고만 전달될 것이다. 이제야 완전한 통제가 이루어졌다. 완벽한 군단. 열 일곱 번째 아들인 로가는 그렇게 세상 모든 아비가 바라는 아들로 탈바꿈했다.


+난 너의 무지함을 욕하리라. 너의 작고 소중한 아스트로패스는 지난 40여년 간 너희가 가지고 있던 모든 보고와 의심을 황제가 아닌 악마에게 전달했다. 그 동안 너희가 들었다고 착각한 황제의 명령은 내가 악마의 귀에 속삭인 거짓말이었단 말이다+


자'펜이 비웃었다. 아르겔 탈은 그 비웃음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 방에서 있었던 일은 전혀 자랑스럽지 않았다. 그 방에서 희생된 것이 그 아스트로패스 하나였을까? 결코 아니다. 총 61명의 영혼이 희생되었다.


악마가 빙의된 몸은 빠르게 무너졌다. 허나 그것이 고통을 빨리 끝난다는 뜻은 아니었다. 첫 몇 달이 지나자 검은 종양이 온 몸을 뒤덮었다. 대다수는 쉽사리 굴복했다. 그들의 정신은 워프의 폭풍에 휘말려 끊임없이 고통 받아야 했다.


물론 개중에는 1년을 버틴 이도 있었다. 아스트로패스들을 교체할 때마다 새로운 이의 비명이, 그들의 신선한 피가 흘러내렸다. 어김없이 생체 유지 장치가 작동되고, 그들의 육체는 의식용 칼과 인두에 의해 사정 없이 유린 당했다. 그는 이런 '속박의 의식'을 보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고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스트로패스들의 동공이 풀릴 때마다 그는 그 눈동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동자가 커진 이유는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런 축복은 주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굴복했던 것이다. 괴물이 집어 삼키기 직전, 생애 마지막 순간에 빛나는 그들의 영혼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이 소중했다.


그 뒤에는 비명소리가 멈춘다. 침묵이 이어지고, 축복을 비는 소리가 들린다. 이를 위해 19명의 함대 소속 아스트로패스 합창단이 자원했다. 하나같이 수년 간 자'펜의 설교를 들은 이들이었고, 군단의 가장 은밀한 비밀을 지키고자 스스로를 바친 이들이었다. 흥미롭게도, '제물'들은 저항하면 할 수록 더 오랫동안 생존했다. 오히려 자원하여 악마에 몸을 맡긴 이들이 더 빠르게 꺼졌다. 자'펜은 이런 기록을 상세히 적어 에레부스에게 넘겼고, 그는 감사 인사와 함께 로가의 서에 적힌 의식을 수정해나갔다.


로가의 서를 완벽히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자부심 때문인지, 자'펜은 그 뒤로도 몇 주간이나 우쭐했다. 쿠스토데스들은 그 비밀을 발견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보다도 먼저 그 방을 발견한 자가 있었다. 아퀼론이 발견하게 된 것은 그 자 때문이었다. 확신할 수 없었지만 아르겔 탈은 조용히 맹세했다. 누구든 그러한 짓을 저지른 자가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서 찢어버릴 것이다. 그 녀석의 살점을 물고 광란의 축제를 벌이리라.


+우린 인간이었던 적이 없었어+


아르겔 탈이 말했다. 원래는 조용히 중얼거리려고 하였으나, 분노에 잠식된 몸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다. 그가 애증에 빠진 사이 라움이 육체를 통제했고, 아르겔 탈과 라움은 곧바로 앞으로 쏘아졌다.


+황제폐하를 위하여!+


아퀼론이 소리쳤다. 갈 보르박은 악마와도 같은 웃음소리로 그에 답했다.





다음화는 바로 올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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