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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메카니쿰: 2.04 (2) - [모의전]

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19 21: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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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의 리버급이 불타고 있었다. 불칸 메가 볼터의 강력한 포화 세례로 보이드 실드가 벗겨지고 난 뒤, 카발레리오가 쏜 블라스트건을 맞고 외피 꼭대기 부분이 날아가 있었다. 병기가 재충전되며, 왼팔에서 열기가 쌓이는 것이 느껴졌다. 메가 볼터가 재사격할 수 있도록 자동 장전 장치가 회전하면서 오른팔이 덜그럭거렸다.


 적의 타이탄은 뒤로 넘어지며 광석 저장고 하나를 뭉개더니, 곧 화염과 연기 폭풍을 뿜어 올렸다. 부서진 락크리트 먼지들이 그 시체로부터 피어 올랐다. 적을 쓰러트린 데에 기뻐하는 와중에도, 카발레리오는 다른 리버급 하나가 여전히 남아 있음을 알고 있었다. 타오르는 정제소 폐허 뒤편에 숨어서, 화재의 연기와 열기로 반응로에서 새어 나오는 열 흔적을 감추고 있었다.


 <모데라티, 질량 분석을 내놓아라!> 카발레리오는 이진법 신호를 방출해 명령했다.


 "예, 프린켑스."


 매니폴드를 통해 정보가 흘러 들어왔다. 거대 병기의 수많은 측량 기기들로부터 일백 가지의 서로 다른 자극들이 수집됐다. 열기, 질량, 동작, 방사능, 진동에 방어막이 일으키는 고조파까지. 그 모두가 합쳐지며, 현실보다도 더 실제 같이 색칠된 세상을 카발레리오에게 보여 줬다.


 카발레리오는 액체성 정보를 들이마시고, 그것을 삼켜, 심장 한 번 뛸 동안에 소화시켰다. 주변 환경에 대한 인식이 꽃이 피듯 부풀고, 적의 리버 타이탄이 정제소 주위를 따라 기동하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운 제강소의 벽과 지붕보를 부숴 가며 움직이고 있었다.


 열과 질량이 깜빡이며 의식을 끌어 당기자, 카발레리오는 눈으로 보기도 전에 적의 워하운드 타이탄이 몰래 다가오는 것을 눈치챘다.


 "운전사, 뒷걸음, 전속력으로! 270도 잡아!"


 워로드 타이탄은 본디 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체가 아니었지만, 운전사의 실력은 뛰어났고, 기체는 훌륭한 속도로 조종에 복종했다. 카발레리오 뒤편의 건물이 폭발하며, 갈기갈기 찢긴 들보와 부서진 콘크리트판, 그리고 판금 기와를 휘날렸다. 락크리트가 증발하며 생긴 구름이 자욱히 일었지만, 카발레리오의 기계-시야는 그 속을 아무렇지도 않게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우아하게 달음질하는 적색과 은색의 포식자, 워하운드 타이탄이 보였다. 놈이 무너진 공장-격납고의 그림자 속에서 뛰쳐나와, 터보 레이저에서 강한 빛을 뿜으며 기습해 왔다. 카발레리오는 방어막에 충격이 이는 것을 느꼈지만, 발사각이 나쁜 탓에 대부분의 공격은 보이드 실드 위를 미끄러져 튕겨 나가고 있었다.


 <전탐관, 저 리버급을 계속 주시하고 있어라.> 카발레리오가 이진법 성가로 말했다. <놈이 너무 가까이 접근하도록 두어선 안 된다.>


 "예, 프린켑스."


 "모데라티, 사격 해법!"


 워하운드 타이탄은 민첩했지만, 너무 일찍 기습을 가하고 말았다. 목표의 방어막에 부딪히는 터보 레이저의 충격 효과도 적었으니, 놈은 취약한 상태였다. 모데라티의 자리로부터 데이터가 입력되어 들어오고, 카발레리오는 사격 벡터가 자신의 정신 속에 생각의 속도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명령을 확인하는 포대-서비터의 말 없는 울부짖음을 느끼며, 카발레리오는 사격을 개시했다.


 카발레리오의 메가 볼터로부터 포효성과 함께 폭발성 탄환의 폭풍이 광범위하게 쏟아져 나와, 워하운드 타이탄의 모습을 폭발과 찢어진 보이드 실드의 불꽃으로 눈보라처럼 뒤덮어 버렸다. 워하운드 타이탄은 비틀거리며, 무기 공방의 벽돌 담까지 밀려났다. 돌과 강철이 지면 위로 후두둑 떨어졌지만, 카발레리오는 적의 타이탄이 아직 전투 불능 상태가 되지는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운전사, 놈에게 접근하라! 모데라티, 미사일 장전. 전탐관, 리버급은 어디에 있나?"


 "예, 놈에게 접근합니다!"


 "미사일 장전 중!"


 "리버급은 계속 접근 중입니다, 프린켑스. 600미터 거리에서 063도를 향하고 있습니다."


 카발레리오의 타이탄이 워하운드급과의 거리를 좁혔다. 리버급이 도와줄 수 있는 위치까지 오기 전에 죽여야 했다. 두 적성 타이탄 모두 따로따로는 그의 워로드 타이탄의 상대가 아니었지만, 둘이 협동한다면, 조심하지 않으면 놈들에게 쓰러질 수도 있었다.


 워하운드 타이탄이 몸체를 일으키며 휘청였다. 두 포완은 물 속을 허우적거리는 개처럼 떨리고 있었다. 방어막에는 거품이 일며 불똥이 튀기고 있었고, 카발레리오는 타오르는 에너지 공백들이 적 병기의 허리께 주위로 집중되어 있는 것을 읽어 냈다.


 갱신된 정보들이 주위로 세차게 흐르자, 카발레리오는 자신의 상황 인식을 갱신했다. 접근해 오는 리버 타이탄의 위협이 느껴지고, 자신에게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데라티! 리버급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외피의 발사대에서 포격을 쏟아부어 놈의 상부 외피를 타격해라. 미사일 3발, 5초 간격으로 발사한다."


 "예, 프린켑스."


 "포대-서비터 헬라스-88-Hellas-88, 내 지시에 따라 병기를 원격 조작한다."


 타이탄에 이식된 서비터는 아무 말 없이 카발레리오의 명령을 받았음을 확인했다. 메가 볼터의 든든한 무게와 공학적 움직임이 자신의 육신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자신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사격이 가능한 서비터로부터 병기 통제권을 앗아오는 것은 무모한 짓이었지만, 이번 적을 죽이는 데에 있어서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그 천둥을 느끼고 싶었다.


 카발레리오는 타이탄의 굶주린 살의에 자신을 내어 주며, 적을 패배시키고자 하는 자신의 열망으로 그것을 이끌었다. 생각 한 번만으로 메가 볼터가 격발해, 비틀거리는 워하운드급의 다친 허리께에 허리케인 같이 포탄을 쏟아 부었다.


 그와 동시에, 외피 높은 곳에 설치된 발사대로부터 미사일들이 슝, 슝, 슝 하고 날아가는 진동이 느껴졌다. 리버급이 전투에 합류했으니, 워하운드급을 빠르게 마무리해야 했다.


 "적 리버급에 다수 착탄했습니다, 프린켑스!"


 카발레리오는 갱신된 정보를 확인했지만, 정신은 워하운드급에 집중시켰다. 워하운드 타이탄의 보이드 실드들이 포격 아래 무너지며, 눈부신 번개와 함께 폭발해 나갔다. 한쪽 포완이 폭발과 함께 원자 분해되고, 외피가 쪼개져 벌어졌다. 적의 기체 뒤편에서부터 불길이 치솟았다.


 그럼에도 놈은 여전히 서서, 채찍 맞은 늑대처럼 반항적으로 버티고 있었다.


 "블라스트건 장전." 모데라티가 말했다. "사격 해법 계산 중."


 "방금의 명령은 취소한다!" 카발레리오가 외쳤다. "블라스트건은 리버급을 위해 아껴 둔다! 워하운드급은 접근해 실탄 사격으로 끝장낸다!"


 "충격 대비!" 모데라티가 외쳤다. 카발레리오는 보이드 실드들 위로 충격이 일며 뜨거운 통증이 솟는 것을 느꼈다. 적 리버 타이탄의 하부 로켓 포드로부터 날아온 미사일들이 꾸준히 충격을 가하며, 카발레리오의 타이탄을 휘청이게 만들고 있었다. 카발레리오의 워로드 타이탄에서 방어막 에너지가 벗겨져 나가고, 카발레리오는 마고스가 방어막을 재구축하려 애를 쓰며 미친 듯이 성가를 외우는 소리를 들었다.


 워하운드 타이탄이 절뚝이며 카발레리오의 앞에 서자, 그 실루엣이 무너진 건물의 폐허 위로 드리웠다. 카발레리오는 적 워하운드 타이탄 조종사의 용맹에 탄복을 금할 수 없었다. 놈은 이미 죽음이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싸우려 하고 있었다. 워하운드 타이탄의 남은 포완이 포문을 열고, 이미 약화되어 있는 방어막들을 강타했다.


 "하부 사분면에서 방어막 약화!" 마고스가 경고하며 외쳤다. "결정적 붕괴가 임박했습니다!"


 "리버급이 접근합니다, 프린켑스!"


 카발레리오는 쏟아지는 경고를 무시하며, 메가 볼터를 다시 한 번 발사했다. 폭풍처럼 쏟아진 포탄과 가루가 된 바위 파편들이 워하운드 타이탄 주위에서 터져 나가고, 그 충격력으로 워하운드 타이탄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놈의 외피가 부서져 벌어지고, 불길이 위로 치솟음과 동시에 건물의 잔해가 그 주위로 무너져 내렸다. 카발레리오는 보다 작은 타이탄이 잔해가 되어 부서진 금속과 불길만 남을 때까지 놈을 두들겨 댔다.


 그 순간 돌연히, 엄청난 통증이 몸에 퍼졌다. 다리가 액체성 화염에 휩싸인 듯한 고통에 카발레리오는 비명을 질렀다. 카발레리오의 인식이 빠른 속도로 넓게 퍼지고, 어렴풋한 리버 타이탄의 모습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놈의 육중한 거체가 그에게 닿고자 열망하며, 높은 정제소 벽을 무너뜨리고 걸어왔다. 놈이 승리를 자축하며 나팔을 울리고, 놈의 플라즈마 블라스트건은 지속적인 포화로 연기를 뿜고 있었다. 심장 한 번 뛸 순간, 카발레리오는 상황을 파악했다.


 적 리버 타이탄은 카발레리오의 노출된 측면 방향에 있어, 그를 확실히 죽일 수 있었다.


 방어막은 거의 꺼져 있었고, 방어막 아래의 금속이 삐걱이며 녹아내렸다.


 울부짖는 로켓들이 일제히 날아와 꽂히자, 카발레리오는 정신상흔적 통증으로 경련을 일으켰다. 매니폴드에 경고와 피해 표시들이 포화했다.


 턱 구역이 폭발하고, 모데라티와 운전사가 지옥불에 휩싸여서 타 죽었다. 미사일들이 워로드 타이탄의 커다란 상체에 추가로 더 착탄하며 조종석이 진동했다.


 <방어막 붕괴!> 마고스가 굳이 읊을 필요도 없는 경고를 읊었다.


 "미사일 준비!" 카발레리오는 이미 늦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쳤다. "전탄 발사, 안전 장치 해제!"


 날아다니는 로켓과 레이저 포화가 두 타이탄 사이의 허공을 두드리고, 두 타이탄은 지근거리에서 서로를 향해 남은 모든 병기를 쏟아부었다. 방어막이 꺼지고 참을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느껴지자 카발레리오는 비명을 질렀다. 적의 타이탄이 끝없이 이어지는 미사일 연발로 카발레리오의 배를 찢어 놓고 있었다.


 주변에서 보이드 실드가 붕괴하며 밝은 폭발이 일어나고, 끝내 두 전쟁 병기는 방어막 없이 헐벗은 채, 강철과 강철을 마주하고 섰다.


 카발레리오는 고통 중에도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이제 잡았다!" 그리고 노호성을 질렀다.


 카발레리오는 마지막 남은 숨으로 블라스트건을 적의 얼굴에 전력으로 방출시켰고, 세상은 불꽃과 빛에 휩싸여 터져 나갔다.


.

.

.

.


 홀로리스 영상 테이블 위에서 전개되고 있는 전투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보며, 아가시는 폭풍의 군주가 타이탄이 파괴되는 와중에도 보여 준 실력에 감탄하고 있었다. 타이탄들의 미니어처 홀로그램이 인공 지형 위를 누비는 광경은 전율이 일었지만, 테이블 주위로 모인 전사들 사이에 흐르는 긴장은 아가시에게도 전염되고 있었다.


 "이젠 훨씬 나아지셨군요. 안 그런가요?" 아가시가 물었다.


 샤라크 프린켑스는 아가시를 힐긋 바라봤다. 자상한 눈매와, 새치가 섞인 바짝 깎인 검은 머리칼 때문에, 아가시가 익히 알고 있는 대로의 도살자라기엔 영 어색한 외모였다. 샤라크의 시선이 영상 테이블 반대편으로 빠르게 튀었다. 샤라크의 두 동료 프린켑스, 블라드 수자크-Vlad Suzak얀 모르던트-Jan Mordant가 거기에 서서 모의전을 지켜보고 있었다. 수자크는 연병장에라도 서 있는 것처럼 대쪽같이 꼿꼿한 자세로 서 있는 데에 비해, 모르던트는 테이블 가장자리에 한쪽 팔꿈치를 대고 몸을 앞으로 잔뜩 기울이고 있었다.


 "맞네, 파뮬로스. 나아지고 계시지." 샤라크가 말했다.


 "하지만 충분히 훌륭하진 않아." 꼿꼿한 등의 타이탄 살해자, 수자크가 끼어들어 말했다.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걸리실 겁니다." 아가시는 그리 말하며, 가장자리에 강철이 둘러진 양막 탱크 안에 벌거벗은 몸으로 쓸쓸히 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절연 케이블 여러 다발이 양막 탱크와 영상 테이블을 연결시켜 주고 있었다. "직접 연결 방식에서 완전 몰입 방식으로 옮기셨잖습니까. 적응하기 쉽지 않으실 겁니다."


 "그렇겠지." 맞장구를 치며, 샤라크는 말했다. "허나 그렇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하네. 이런 상태론 폭풍의 군주께서 레기오를 지휘하실 수 없어. 아직은 말이야."


 아가시는 영상 테이블을 가리켜 보였다. "폭풍의 군주께선 세 대의 타이탄과 단독으로 교전해 패배시키셨습니다. 그걸로는 부족하단 말씀인가요?"


 "대단한 용맹이기는 하지." 얀 모르던트가 샤라크를 힐긋 보며 말했다. "어쩌면 우리가 너무 신중하게 구는 건 아니겠나?"


 "그건 용맹이 아니라 만용이야." 샤라크가 쏘아 붙였다.


 "이건 그냥 시뮬레이션일 뿐이야, 켈." 모르던트가 지적했다. "실제로 매니폴드에 연결되어 있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고. 시뮬레이션에서 감수하는 위험이 실제로 목숨을 걸 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쯤은 우리 모두 알고 있잖은가."


 "그런 건 나도 알고 있네, 얀. 하지만 만일 이게 실제 상황이었다면, 폭풍의 군주께선 전사하셨을 테고, 타이탄도 함께 갔겠지. 그것도 워로드급이 말이야."


 "하지만 적을 세 대나 잡으셨잖나, 켈..." 모르던트가 말했다. "너무 그러지 좀 말고!"


 샤라크는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네, 얀. 정말로 이해해. 하지만 자넨 이제 막 워하운드급 프린켑스에서 리버급 프린켑스로 승급한 참이잖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한 마디로, 자네가 자네 자신의 무모함도 채 다 벗어 버리지 못했다는 뜻이지." 수자크가 말했다. "워하운드급보다 더 큰 타이탄을 지휘하게 되면, 개인의 영웅적 활약 이외의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하네. 자네도 알아야 하고, 카발레리오 프린켑스께서도 누구보다도 더 잘 알아야 하는 사실이지."


 아가시는 얀 모르던트의 목까지 울그락 불그락 색깔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발견했지만, 모르던트는 곧 화를 조절하고는 그저 고개만 끄덕여 보였다. 영상 테이블을 쥐고 있는 모르던트의 주먹이 새하얗게 질려 있는 것이 보였다.


 샤라크가 목소리를 부드럽게 하며 말했다. "카발레리오 프린켑스께서는 적을 다 함께 처치할 수 있도록, 전투단의 나머지 타이탄들을 기다리셨어야 했네. 우리는 헛된 영웅주의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야, 얀. 우리는 적을 궤멸시키되, 우리 타이탄과 그 승조원을을 살려 돌려 보내기 위해 움직이지."


 "그래서 결정은 바꾸지 않는 건가?" 모르던트가 물었다.


 샤라크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꾸지 않겠네. 카발레리오 프린켑스께서 다시 현역으로 복귀하시기에 걸맞다 판단이 설 때까지, 화성에 남은 레기오 템페스투스 병력의 지휘권은 내가 잡도록 하지."


 모르던트와 수자크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임 프린켑스 세니오리스에게 경례를 보냈다.


 아가시는 양막 탱크의 핏물 섞인 젤리성 액체 속에서, 태아 같은 카발레리오의 모습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았다. 부하 전사들이 자신에 대해서 하는 말을 들은 것일까?


 아가시는 아니길 바랐다.


 이미 자신의 타이탄을 잃는 고통을 겪으셨는데.

 이제 자신의 레기오까지 잃어야 한다니,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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