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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사이킥 각성 단편: A Promise Fulfilled(이루어진 약속)

라이옷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8 00:5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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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출처:

https://www.warhammer-community.com/2020/01/06/psychic-awakening-a-promise-fulfilledgw-homepage-post-3/


"함선 한 척이 다가옵니다, 주인님!"


울부짖는 듯한 그 목소리는 유리판에 던져진 벽돌처럼 암호트(Amhot)의 무아지경 상태(trance)를 확실하게 깨뜨렸다. 마법사는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 그는 그 실타래를 풀어내기 위해 모아둔 천상(empyric; 작중에선 워프의 것을 지칭함)의 에너지의 가닥을 다시 끝없는 대양으로 흘러가도록 놓아주었다.

"탁(Tharkk), 몇 번이나 말했지 않느냐." 그가 무릎을 펴고 일어나며 말했다.


그가 움직이자 그의 청록색이고도 금색인 강화복의 구동기(actuators)가 윙윙거렸고, 그의 망토는 어떤 이상한 새의 깃털과 같은 여러 색조를 번뜩이며 그의 주위로 펄럭였다. 그는 명상실 문 앞에 어색하게 서 있는 탁에게 시선을 돌렸다. 잔고어(tzaangor)의 부리는 반쯤 벌려져 있었고 황금빛 눈동자는 휘둥그래져 있었는데, 암호트는 그 표정이 수치스러움을 나타낸다는 것을 깨우쳤었다.

"주인님... 죄송합니다..."

"적절한 의식 없이 나를 무아지경 상태에서 끌어낸다면, 그 결과는 재앙이 될 수 있다," 암호트가 말했다. "나의 주군 마그누스 전하께서 이 영토에 모아놓은 힘은 인지의 영역을 넘어선 것이다. 오늘 나는 쉽게 진정되고 풀려날 수 있는 가장 작은 가닥들을 짜고 있었지만, 내가 더 큰 힘과 연결하고 있었다면..."


그는 그 진술을 미완성인 채로 내버려 두었다. 암호트는 오래 전에, 재능 없는 이들과 소통할 때, 그의 기예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것보다는, 적절하게 불길하지만 불특정적인 경고가 더 직관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홍왕 폐하의 영토에서도 우리는 무지와 미신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구나.' 그는 씁쓸하게 생각했다.

탁은 무릎을 꿇은 채 짐승 같은 얼굴을 바닥에 누르고 있었다. 그는 암호트가 알기로는 엄청난 불편함, 혹은 두려움을 나타내는 낮은 소리를 내고 있었다.

"제가 모독을 저질렀습니다! 참회하겠사옵니다!" 그가 깍깍거리는 소리를 냈다.


암호트는 몇 걸음만으로 방을 가로질러 지팡이의 끄트머리로 탁의 부리를 부드럽게 들어올렸다.

"그럴 필요는 없을 게다." 그는 조바심이 그의 어조에 스며들지 않도록 말했다. "함선이라고 하였느냐, 탁?"

"그렇습니다, 주인님. 함선이 왔습니다!" 잔고어는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고, 그의 파랗고 흰 예복이 반인반조의 몸을 따라 펄럭였다.


"종사(Acolyte) 샤라(Sharhra)가 함장과 연락했습니다. 함선이 서둘러 정박했습니다. 루브리캐들이 함선을 지키고 있습니다. 승객들이 주인님의 환영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암호트는 깊고 느린 숨을 들이쉬고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새 방문객들? 늦었군. 타스텝(Thastep)이 예지한 바로는 이 함선은 며칠 전에 도착할 거라고 했는데. 아마, 그 함선이 완전히 유실되었고 이들이 다음 차례의 손님들인 게 아닌 이상...’ 암호트가 혼잣말을 했다. "천상(empyrean)은 변덕스럽다, 탁. 우린 그것의 변화하는 흐름을 읽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렇습니다, 주인님." 탁이 말했다. 암호트는 그 말이 이해보다는 경외심에서 나온 것일지 생각했다.

"아무튼, 손님들을 환영하러 가자꾸자." 암호트는 방에서 미끄러지듯이 나왔고 탁이 그 뒤를 바짝 따랐다. 마법사는 이 고립된 탑의 홀들과 방들을 몇 달 동안 걸어다녔고, 그 구불구불한 계단과 아치형 통로를 눈을 감은 채 돌아다닐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세세한 부분까지 감각을 열어두었다.

암호트는 석조의 흔들리는 듯한 질감과 하얀 대리석 기둥의 매끄러운 차가움에 몰두했다. 그는 그의 갑주에서 나는 발소리가 요새의 깊숙한 곳까지 메아리치는 규칙성에 귀를 기울였다. 그는 재순환된 공기에 담긴 모든 화학적인 향과 땀 한 방울, 향 한 방울까지 느꼈고, 경로의 수정자(Changer of the Ways; 젠취)께서 보시기에 알맞는 방식으로 그것들을 인지하였다. 그것이 지식의 교단(Cult of Knowledge)의 방식이었다. 세상 만물에는 비밀이 있고, 깨어있는 모든 순간마다 지혜를 구할 수 있다. 그저 눈을 뜨기만 하면 깨달을 수 있다.


'허나 우리의 적들은 그걸 보지 못할 테지.' 그는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 분노로 타오르며 생각했다. '그 자들은 보지 못해. 그 자들에게는 무지가 너무나 깊이 배어 있어서 마치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워져 있어. 그것이야말로 결국에는 우리가 그 자들을 이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것이야말로 그들의 가장 재능 있는 이들이 안식처를 찾아 우리에게로 도망쳐 오는 이유다.'






대기 교체실(atmospheric exchanger shrine)에 도착하자, 암호트는 오토건과 굽은 단검을 움켜쥔 잔고어들과 황금 가면을 쓴 숭배자들로 이루어진 군중을 불러 모았다. 많은 이들이 최근 알려진 대로 외눈거인(Cyclops)의 표식을 하고 있었다. 그들은 헌신의 표시로 진홍왕을 따라 자신들의 오른쪽 눈을 떼어냈다. 암호트은 그러한 관행이 불쾌하다고 생각했지만, 그 관행이 상당한 헌신을 나타낸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 진홍왕은 희망을, 혹은 이 어두운 시대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나타내는 상징이었다.

두 명의 종사가 서둘러 교체실의 제어 체계와 교감하기 위해 앞으로 나섰다. 그들은 그것의 기계령에 대한 기도를 중얼거리며 룬이 새겨진 자판을 누르고 보석으로 상감된 다이얼들을 조정했고, 쉬익거리는 소리와 함께 찬 공기를 쓸어내며 사당의 안쪽 문이 열렸다.

암호트가 교체실에 들어서자 군중은 그를 따랐다. 바깥 문에 있는 아마글래스(armaglass) 창을 통해 그는 도관이 새겨진 암석의 긴 곶(串)이 소행성으로부터 튀어나와 자연적인 우주 정박지(Void dock)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우주의 진공에 노출되어 있었고, 흩어진 별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회전시키는 프로스페로 균열(Prosperan Rift)의 여러 색조의 줄지어 있는 성운에 감싸여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암호트의 무장된 탑의 그림자는 그 뒤에서 불타오르는 카모크의 항성(Carmoch's Star)의 불빛을 따라 곶에 정박해 있었다.

암호트는 자신을 둘러싼 숭배자들을 힐끗 둘러보았다. 아까의 두 종사가 다시 통제권을 행사하여, 안쪽의 문을 닫고 교체실로부터 공기, 소리, 고체의 정령을 추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들 중 누구도 암호트를 힐끗 쳐다보려 하지도 않았고, 아예 신경쓰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토록 나를 완전히 신뢰하다니,' 암호트가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자신을 불편하게 만든 것에 대해 놀랐다. 그것은 암호트에게 있어 노예의 맹종처럼 보였고, 사우전드 선즈는 노예주인 같은 자들이 아니었다.


'이들의 터질 듯하고 불안정한 육신에서 어떤 패턴을 읽을 수 있을까?' 그의 마음의 한 구석이 속삭였다. '이 필멸자들이 만들어내는 불꽃에서 나는 어떤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암호트는 충격과 함께 그 생각을 떨쳐 버렸다. 너무나 많은 그의 형제들이 지식에 대한 그러한 길을 걷다가 이성을 잃었었다. 그는 그런 잃어버린 혼백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지팡이를 치켜들고 재잘거리는 메아리가 방을 가득 채울 때까지 되돌아와 반복되는 것 같은 복잡한 음절들을 읊었다. 교체기들이 쉬익거리는 소리를 내고 공기의 기정령들이 비명을 지르며 우주 속으로 사라지는 와중에도, 암호트의 마법은 그와 그의 시종들을 변화된 현실의 반짝이는 돔으로 둘러쌌다. 바깥 문은 마치 오크의 턱처럼 열렸고 남은 공기는 휘파람소리와 함께 공허 속으로 사라졌다. 살인적인 추위와 살점을 파열시키는 진공의 공허가 탐욕스럽게 달려들어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암호트와 그의 종사들에게는 아무 영향도 없었다.

"이리 오거라, 새로운 방문객들을 맞이하자꾸나." 암호트가 말하고는 곶을 따라 꾸준히 나아갔다. 그의 추종자들은 자신들이 그의 주술의 보호막 안에 확실히 있도록 가까이 붙었고, 공허의 광활한 경이와 공포가 스스로를 의무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았다. 암호트는 긍정의 미소를 지었다. 만약 그가 자신을 그렇게 내버려둔다면, 그는 한번에 며칠씩 주변의 우주를 연구하는 것에 몰두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는 한 번 이상 그렇게 한 적이 있었고, 자신의 종사들이 비록 필멸자임에도 그런 올가미를 피하기 위한 자제력을 보여준 것에 기뻤다.

암호트는 진홍왕께서 그분의 대업을 시작하셨을 때 그가 배속되었던 마법사의 탑을 한 번 돌아봤었다. 높고 뒤틀리고 이상하게도 부조화적이며 반짝이는 별의 대지에 기대어 있는 그것은 산호빛 푸른색 장갑판으로 뒤덮여 있었다. 에테르 불꽃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녹색, 파란색, 분홍색, 자주색 및 옅은 노란색의 회오리 바람을 이루며 그 원추형 끝을 감싸고 있었다.






마법사는 새로운 방문객들의 선박이 무거운 체인과 연료 파이프로 곶의 설비에 고정된 채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섰다. 암호트는 그들의 도착에 기뻐하면서도 다가오는 선택의 무게를 가슴속에 돌처럼 느꼈다.

마법사는 함선의 많은 바깥문들 중 하나에서부터 내려져 있던 장갑 경사로를 걸어 올라갔다. 그는 잠시 시간을 내어 그 선박을 탐구했는데, 그 선박은 어느 조잡한 제국 양식의 아주 남용된 무역 호위함이었다. 그 함선의 원래 모양은 수리, 수거된 부품, 그리고 전투 피해로 보이는 것들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다.

'모든 것이 변할 따름인 것처럼, 이것 역시 변했구나' 그는 생각했다.

암호트는 지팡이를 들어올려 그 밑부분을 바깥 문에 두드렸다. 그는 그 행위를 아홉 번에 걸쳐서 했다. 그러고 나서야 마법사와 그의 시종들을 받아들이기 위해 문이 위로 미끄러졌다.

암호트은 배의 교체실이 제 기능을 할 때 주문을 풀었다. 그는 땀에 젖은 공기와 오랫동안 워프 속에 있던 함선의 날카로운 천상의 향을 느꼈다. 안쪽의 문이 열리고 거기에 애쉬파림 데일(Ashpharim Dheyl)이 서 있었다. 한 때, 이 남자는 암호트의 종사들의 도당에 속해 있었다. 이제, 그가 별들 사이로 이끈 배처럼, 그는 다른 무언가가 되어 있었다.

"구원자여." 아모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의 주인이시여." 데일이 대답했고, 그가 절하자 파란 예복이 바스락거렸고 호부가 빛났다.

"자네는 또 한 무리의 종사들을 성공적으로 진홍왕의 영토로 인도했네." 암호트가 말했다. "감사를 표하겠네. 저들의 인원수는 길조인가?

"운명이 인도하였사옵니다, 주인이시여." 데일이 묶인 흰 수염 속에서 미소를 열심히 지어 보이며 대답했다. 그는 암호트의 시선을 외눈으로 마주쳤고 움찔하지도 않았다. "프라이마크께서 예언하신 대로 열 명입니다. 우리의 여정이 탑들에 당도할 때면 항상 10명씩이옵니다."

"그들은... 능력을 개발했나?" 아모트가 물었다.

"그랬거나, 그 시도 도중에 사멸했지요, 주인이시여." 데일이 대답했다. 암호트는 그의 전 종사의 표정에서 일말의 불편함의 잔상을 보았고, 초기 발달 단계의 사이커들이 그 위험한 여행 동안 어떤 공포를 쏟아내거나 인내했을지 생각했다. 그는 목자들의 위험한 화물들이 살아서 마그누스의 영역까지 도착했다는 사실 자체에 항상 놀랐다. 허나 거의 모든 배들이 살아남았고, 거의 항상 10명의 생존한 순례자들, 즉 그 수의 몇 배를 싩고 있었다.

'길조로군' 암호트는 다시 한 번 생각했고, 마음 속의 무게가 점점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것을 즐기지 않았다.

"그들은 어디 있나?" 마법사가 물었다. 데일은 고개를 숙이고서는 안쪽에서 진홍빛 조명이 빛나는 근처의 열린 격벽을 가리켰다.


"저를 따라오십시오, 주인님." 그가 말하고는 그 너머의 방으로 안내했다. 암호트는 그의 종사들의 맨 앞에 나서서 들어갔고, 그의 예상대로 그의 갑작스런 등장은 순례자들 간에 공포와 놀라움의 숨소리를 일으켰다.






열 명이 연금술적 양초와 신성한 인장의 진홍빛 불빛 속에 두 줄로 서 있었다. 각자 닳아진 푸른색 예복을 입고 손목에 간단한 황금 팔찌를 차고 있었고, 각각이 왼쪽 눈 하나로 그를 돌아보았는데, 그들의 오른쪽 눈은 구원자의 칼날이 남긴 벌겋게 충혈된 상처로 사라졌다. 남녀로 이루어진 그들은 대부분의 제국 시민들처럼 누더기와 영양실조의 표상들이었지만, 암호트는 그들의 안에 있는 생생한 힘을 감지할 수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두려움과 가치있는 사람이 되려는 결의와 어울렸다.

"진홍왕 폐하의 영토에 온 걸 환영하네." 그가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말했다. "내 앞에 서 있는 그대들은 재능 있는 소수이네. 그대들은 인류가 진화할 다음 단계에 한 걸음 걸친 이들일세. 프라이마크 전하께서는 나처럼 그대들의 힘과 가치를 인정하신다네."

암호트은 그러자 그들이 아주 조금이나마 긴장을 푸는 것을 보았고, 다음에 일어날 일에 대해 진정한 슬픔을 느꼈다.


그의 눈은 그들의 얼굴을 가로질러 돌아갔고, 그들 중 다수는 젊었지만, 너무 많은 걱정거리와 너무 많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여기까지 왔다는 것부터, 그들의 힘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저 자는 텔레파스(telepath)로군' 그는 노동자의 체격으로 똘똘 뭉친 젊은 여자를 보며 생각했다. '아마도 내 의도를 감지하려고 하는 것 같군. 저 자는 야수술사(beast-wyrd)이로군... 저 염동력자(psychokine)는... 매우 강력하고... 그리고 그대는... 오, 이건 드문 경우로군...'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그는 생각했다. 이제 운명이 그에게 대답해야 할 시간이다.

"유감스럽게도, 진홍왕게서 그대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시기 전에, 마지막 시험이 그대들을 기다리고 있다." 암호트가 말했고, 그들이 다시 긴장하는 것을 보았다. 이제 그들의 표정에는 경계심이 떠올라 있었다. 그들은 이 은하가 얼마나 잔인할 수 있는지 배웠고, 그건 좋은 점이었다. 마그누스께서는 어리석은 자도 몽상가도 필요치 아니하셨다.


"그대들은 10명이나, 9명이 이 왕국의 국경을 넘을 수 있다. 열번째는 더 나아가지 아니할 것이다. 이 안식처를 지키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마그누스께서 건설하고자 하는 것의 일부가 되고자 한다면 모두 기꺼이 자신들의 살과 피와 재능을 내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말해다오. 너희 중에 누가 스스로를 희생하겠느냐? 누가 동포들이 날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쓰러질 것인가?

그들은 어색하게 움직였다. 어떤 이는 억눌려 있는 것처럼 보였고, 어떤 이는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그는 몇몇의 얼굴들에서 침착한 수용을 보았고, 그 용감한 소수에 대한 암호트의 존경심은 헤아릴 수 없이 커졌다.





순간, 그는 젊은 텔레파스가 앞으로 나서려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마른 침을 삼키고 옆에 있는 키가 큰 청년을 힐끗 쳐다보더니 말을 꺼내기 위해 입을 열었다.

남자가 먼저 나섰고, 암호트는 그 사내의 내부에서 요동치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소환사로군' 마법사는 생각했다. '악마들의 통로가 되는 자. 그래, 그대와 같은 경우는 실로 드물고 나의 목적에 알맞게 강력하지. 부디 운명이 보우하시길...'

"절 거두십쇼." 소환사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쳉(Cheng), 안 돼!" 소녀가 그의 소매를 낚아채며 말했다. 쳉은 돌아서서 그녀의 손아귀를 부드럽게 풀었다.

"넌 내게 충분히 베풀었어, 시아(Sia)." 그가 그녀의 빈 눈구멍을 쳐다보고서 눈을 돌렸다. "난... 넌 나의 재능이 어떤 일들을 벌이는지 봤잖아. 나는 영영 이런 악몽을 견디며 살아갈 수 없고, 이 다른 겁쟁이들은 진홍왕을 위해 목숨을 내놓으려 하지 않아." 쳉은 다른 순례자들을 노려보았다. 몇몇은 그와 시선을 마주쳤다. 몇몇은 눈길을 돌렸다. "안전한 삶이 이토록 가까울 때, 대신 내가 죽을 수 있는데, 네가 죽게 두진 않을 거야."



암호트는 이 결정적인 순간에서 한 가닥의 운명이 소용돌이치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 순간부터 이 남녀가 걸어갈 길을 비추는 운명의 황금빛을 거의 다 보았다.

"아니, 쳉, 그럴 수는 없어." 그녀가 말했지만, 암호트는 앞으로 나서서 갑주에 싸인 손을 청년의 어깨에 부드럽게 얹었다.

"그는 할 수 있고, 선택을 했다네." 마법사가 말했다. 그는 이 순례자들이 그들의 구세주와 함께 배를 탄 순간부터 쳉의 운명은 고정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데일이 그들 모두를 이끌고 그 방을 나와 명상실로 이끌기 시작하자 소녀는 목이 메어 흐느껴 울었다.

암호트는 희생양을 내려다보았고 그 청년의 눈빛 속에서 결의, 슬픔, 그리고 두려움을 보았다. 그러나 거기에는 일종의 평온함 역시 있었고, 마법사는 이 점에 안도했다.

"이 희생을 헤아려주십시오(Make this count)." 암호트가 구부러진 단검을 뽑아들고 주문을 읊어 거기에 달린 파란 보석에 불을 붙일 때, 청년이 말했다.

"진홍의 마그누스께서는 모든 희생을 헤아리실 것이네." 암호트가 말했다. "그대의 피로, 그리고 그대와 같은 이들의 피로써 계몽이 실현될 것일세. 우리가 희생시키는 이들의 죽음으로써 영혼 방호들(soul wards)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네."

"그렇다면 다행이군요." 쳉은 그렇게 말하고는 눈을 감았다.

'나도 진심으로 그러기를 바라는구나.' 라고 암호트는 생각하며, 칼을 빼들었다.






몇 분 후, 데일의 함선은 공허 닻을 분리하고 새롭게 주입된 연료 호스를 다시 끌어들였다. 암호트는 선박이 곶에서 벗어나 열린 우주로 나아가, 진홍왕의 영역을 나타내는 빛나는 별들로 뱃머리를 향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선박은 엔진에 불을 붙이고 출발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암호트의 눈은 그의 탑 꼭대기에 있는 방호 봉화(warding beacon)의 소용돌이 속에서 춤추는 청록색 불꽃의 새로운 깜박임으로 향했다.


'마그누스께서는 모든 희생을 헤아리실 것이네.' 그는 다시금 생각하며 영혼 방호가 깜박이고 춤추는 것을 지켜보았고, 이는 별들을 가로 질러 뻗어있는 마법의 경계를 이루는 봉화들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 모두가 그럴 것이네(We all w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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