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xxiii

아버지의 집

해치가 닫힌 순간, 그는 허리에 결속된 투구를 풀어내어 쓴다. 목 부분을 결속시킨 뒤, 바이저를 작동시킨다. 등에 걸린 만물의 애도와 루비오의 검이 뽑혀 손에 들린다.

로켄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다. 스텐실 표지 앞에 잠시 멈춘 로켄은 자신이 잘못 본 것은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읽는다.

착각은 없었다.

그는 지금 함체 하부, 423762번 보조 출입로에 서 있다.

그는 복수하는 영혼에 올라 있다.

종말과 죽음 1권, 종료.

작가 후기는 없음. 내가 번역하지 않은 게 아니라, 2권에 넣으려고 생략한 것 같음.

이하는 번역 후기니까, 그냥 스킵해도 됨.

내가 번역을 시작한 게 2월 25일이니까, 대략 석 달 조금 못 걸렸음. 원래 4월 안에 끝내고 싶었는데 이런저런 사정이 생겨 4월 안에 끝내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어쩌겠냐. 나도 개인사가 있는 몸인지라.

사실 나는 번역을 끝내기 전에 일일이 한 장씩 읽지 않는 스타일임. 번역을 하면서 한 장씩, 한 장씩 읽어내리는 스타일에 가까움. 어쨌든, 그렇게 번역을 하면서 다음 장이 이렇게 기다려지는 것은 새터나인 이후 처음이었음. 물론 아직도 번역이 안 된 모르티스라거나 하는 게 있어 완전히 내용을 숙지했다고 하기는 조금 어렵겠지만, 정말 재미있게 읽어내린 책임. 블붕이들도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음.

솔직히 2권이 좀 걱정이 되긴 함. 아무래도 블붕이들도 느꼈을 테지만, 올라니우스와 친구들이 나오는 에피소드라거나, 혹은 바실리오 포가 등장하는 장이라거나 하는 부분들에서는 좀 텐션이 떨어지는 게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으니까. 당장 황제가 벤지풀 스피릿에 발을 들여놓은 이상, 저 두 사이드 스토리가 2권에 더 많아질 가능성이 높은데, 애브넷이 어떻게 처리할지 모르겠음. 물론 애브넷이니까, 믿고 맡길 뿐이지.

개인적으로는 2권에서 옥좌 위에 앉은 말카도르의 시점이 좀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음. 사실 제국에서 내 최애가 말카도르라서(고닉을 이걸로 고른 걸 보면 당연히 알겠지만). 그래서 옥좌에 앉는 말카도르 보면서 즙 엄청 짰는데, 황제의 귀환 이전까지 조금이라도 더 봤으면 함.

석 달 동안, 손 느린 역자 따라 읽느라 고생했음. 블랙 라이브러리에 걸려있는 링크집은 내일 중으로 완성할 예정이니, 완역 기다린 블붕이들이라면 거기서 읽어주기 바람.

이제 나는 숲의 아들 라이온 번역/새터나인-루서 개정에 집중해 보겠음. 이만 바이바이.

Ave Imper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