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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3차 창작] 라이오넬 헤러시 - 태양

20번리멤브란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24 21:15:13
조회 1733 추천 24 댓글 7
														

마그누스 설정/원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44074

사우전드 선즈 설정/원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46825



...

평화를 혐오하고, 평온을 혐오한다. 그리고 질서를 혐오한다. 
그들의 이름은 카오스. 

지적 생명체의 속삭임이 만들어낸 차원, 이미테리움에 살아가는 생명체들.
허나 생명은 찬란하나 더럽다. 흉측하나 아름답다. 그렇기에 카오스는 이름에 걸맞게 혼돈을 갈구한다. 
목 마른 자가 우물을 파듯이 그들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엇이든지 하였다. 

그들은 살육을 저질렀다.
그들은 야망을 꿈꾸었다.
그들은 부패를 퍼트렸다.
그들은 쾌락을 추구했다. 

하지만 굶주림은 끝이 없으며, 장난감은 무한했다.
어린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그러나 어린 아이는 장난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모른다. 
힘을 주면 부러지는 장난감. 허나 장난감이 무한하기에 그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영원히. 

...

종이 울린다. 
아침의 기상을 알리는 종이.
모든 남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바깥일을 하러 나간다. 
모든 여자들은 아이들을 씻기고, 정성이 담긴 아침밥을 차려주었다.
언제나 반복되어 왔고, 앞으로도 반복될 일상이다. 


그러나 평화가 만연한 곳의 아래에는 다른 광경이 펼쳐진다. 

납치된 아이들이 내장을 드러낸 채 갈기갈기 찢겨져 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죽지 못한채 엄마를 찾으며 울고 있다. 

죽은 아녀자의 시체가 시간을 당한 채 땅바닥에 버려져 있다. 

세뇌된 남자의 손은 계속해서 부정을 만들어내며, 썩어버린 내장을 입 속에 쑤셔박는다. 


그들이 만들어내는 부정과 타락이야말로 혼돈이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혼돈은 보상을 준다. 이 부정과 타락을 바치는 자에게. 


보랏빛의 문이 열린다. 부정한 에너지로 이루어진 문이. 붉은 육신을 가진 악마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세뇌되어 그들을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 남자의 목을 날리고 위를 바라보며 포효를 내지른다. 

인간들은 그제서야 느낀다. 두려운 것이 오고 있다고. 하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


어둠이 드리웠다. 

혼돈에게 있어 빛은 누려서는 안 되는 사치일지니. 가져서는 안 되는 것일지니.

그래서 그들은 빛을 어둠으로 가렸다. 

피로 이루어진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환호와 쾌락의 고함소리가 전장을 어지럽힌다. 

부정한 마법이 사람을 고깃덩어리로 만들어버리고, 썩어버린 살점이 땅을 더럽힌다. 


"혼돈의 신들을 위하여 싸워라! 혼돈의 신들을 위하여 죽어라! 시체가 되어버린 황제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주지 않을지니! 그는 죽었다! 그는 죽었다!"


광신도가 목이 쉬어버린 목소리로 전장을 향해 고함을 내지른다. 

아. 이는 혼돈의 축제일지어니. 혼돈에 질서가 어딨으랴. 혼돈에 선함이 어딨으랴. 그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죽음 뿐이노라.


"사령부! 여기는 23연대! 더 이상 전선을 유지할 수 없다! 지원을 부탁한다! 사령부!!!"


가드맨은 응답없는 사령부에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다가 결국 이 부정한 현실에 굴복하고 만다. 

라스건을 들어 머리 밑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누른다. 


............


허나 그는 죽지 않았으니. 보이지 않는 손이 그의 죽음을 지연시켰다. 


"옥좌시여.. 이 무슨.."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봐라. 저 앞을."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그에게 말했다.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앞을 바라보았다. 

모든 이들이 싸우고 있다. 저들에게 죽음을 선사해주지는 못할지언정, 죽더라도 적의 발목이라도 잡기 위한 사투가 계속되고 있다. 

악마들이 그들의 발악에 재밌는 듯이 웃고 있다. 어차피 의미없고, 무기력한 저항일 뿐이니까. 


하지만 그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진 건 한 순간이었다. 


"하늘을 봐라. 가드맨. 무엇이 뜨고 있는지를."


가드맨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둠이 걷어지고, 그곳에 보이는 것은....

너무나 밝은 태양이지 않은가.


"여기는 사령부! 23연대 조금만 전선을 유지해라! 황혼공의 군세께서... 천 개의 태양께서 그곳으로 가고 있다!"


통신기가 일순간 고장났던 것일까. 너무나 뚜렷한 목소리가 가드맨의 귀에 꽂혔다. 

가드맨의 의식이 더욱 뚜렷해지자, 그는 보았다. 붉은 전사들을. 태양을 짊어지고 있는 이들을. 

태양의 전사가 손을 뻗자 악마들의 움직임이 굼뗘지고, 그들의 살육은 멈추었다. 


"사우전드 선즈(Thousands SUNS)..."

"두려움은 물러갔다. 총을 들어라. 가드맨. 이제 반격의 때다."


가드맨은 총을 들었다. 비록 보잘 것 없는 목숨이나. 방금 버리고자 했던 목숨이나. 이들과 함께라면 가치가 있을지니.

싸워라. 인류의 주인께서 원하실지니.


......


황금과 이름 모를 붉은 금속이 한 옥좌를 이루고 있다. 

옥좌에 걸터앉아 쉼없이 뭔가를 중얼거리고 있는 자. 황혼공, 마그누스.

그의 앞에 수많은 데이터들이 오고 간다. 혼돈의 침공은 결코 멈추지 않으며 무한하다. 

그렇기에 마그누스는 쉴 수 없다. 그의 죄를 덜기 위해서라도 그는 절대 멈출 수 없다. 


마그누스는 인류의 구원을 박살내버렸다. 더욱 빠르게 라이온의 반역을 고했더라면. 더욱 빠르게 아버지의 뜻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면.

하지만 가정은 가정일 뿐. 현실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마그누스는 자신을 옥죄는 죄책감과 함께 끊임없이 전진했다. 

많은 프라이마크들이 그와 함께 하고 있으나 그가 책임지고 있는 짐은 너무나도 많다. 


그는 아들들을 잃었으며, 힘을 잃었다. 그럼에도 그의 죄책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 종족의 미래와 그의 안위를 저울질한 결과가 바로 이것일지니. 

아 마그누스여. 워프의 탐구자여. 너의 죄는 어떤 것으로도 탕감될 수 없으니. 


마그누스는 마그누스의 방식대로 싸울지니. 상아탑의 불은 결코 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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