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그림 원글/설정: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38138

패/러스 원글/설정: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42214

라이오넬 헤러시의 페러스 매너스의 경우에는 아직 원작자의 그림이 나오질 않아 저번에 컨셉 올라온 걸 토대로 작성된 것을 밝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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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불사조일지니. 죽지 않는 자로다.

난 불사조일지니. 부활하는 자로다.

난 불사조일지니. 죽더라도 웅크리고, 다시 일어서는 자로다.

...

이스트반5. 형제였던 자들에게 검을 꺼내고, 형제였던 자들에게 검을 휘두른 배신과 혼돈의 전장.

나는 펄그림. 3군단 엠퍼러스 칠드런의 프라이마크이자 불사조인 자. 

허나 지금은...

"형...제...여..왜..."

목의 강한 압박이 목소리를 끊기고 부자연스럽게 만든다. 

시간이 갈수록 더해져가는 힘이 나를 의식의 저 너머로 보내려 한다. 

수많은 기계팔들을 내버려두고, 그 강철팔로 나의 목을 조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많은 아들들을 두고, 굳이 그 강철팔로 나를 직접 죽이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죽음이 다가오고, 쓸데없는 의문이 내 머릿속을 가득채웠다. 

"널 죽임으로써. 난 보다 완전해질 것이다. 펄그림."

"버린다."

"용기를 버린다."

"희망을 버린다."

"야망을 버린다."

"오로지 침묵만이 나에게 남을 것이다.."

"침묵하라. 펄그림. 그것이 친우였던 너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일지니."

목 뼈에 금이 가고, 우월한 프라이마크의 우월성으로 빚어진 강철의 육체에 힘이 빠진다. 

친우를 위해 빚어냈던 망치가 손아귀에서 떨어져 땅을 뒹굴었으며, 불사조는 땅에 그 몸을 뉘인다.

아. 끝이구나. 

나는 내가 가장 사랑했던 형제에게 죽은거야. 

아. 이게 죽음이구나. 이게 내가 가장 두려워했던 것이구나.....

...

"아들아."

무심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 잠겨있던 내 의식을 두들겼다.

감정이란 건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지나가던 개미 한 마리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이었지만, 너무나도 오랜만에 듣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반가움에 고개를 들어 어둠 속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거기엔..

"3호."

"불사조."

"페니키아."

"엠퍼러스 칠드런의 군주."

"도달하지 못할 곳에 가려 노력하는 자."

"배신당하고 비참하게 죽은 자."

"으아아아아아!!"

거대한 황금의 존재가 그곳에 있다.

그리고 내 인식을 가뿐히 뛰어넘고 나를 되려 집어삼키려 하는 자가.

눈이 염산을 들어붓은 듯 고통이 찾아온다. 심장이 박동을 멈추고 눈 앞의 자에게 경배한다. 

폐는 공기를 들이마시지 않고 멈췄으며, 혀는 고통의 비명과 함께 경배의 말을 저 자에게 올린다. 

모든 게 무의식적으로 행해진 것이다. 모든 게 저 존재를 본 것만으로 행해진 것이다. 

무릎을 꿇는다. 그것으로 이 고통이 해소될 것처럼. 

"넌 가야한다."

"가서 검을 들어라."

"가서 창을 들어라."

"가서 죽여라."

"무엇을.. 대체 무엇을... 어디로....!!"

"반역자들."

"대악마들."

"내 계획을 방해한 자들."

"인류의 구원을 저버린 자들."

"가서 죽여라."

".... 아버지?"

낯설지만, 익숙하다. 마치 오랜만에 쥔 애검처럼.

혼돈의 감정. 하지만 내 머리 속에는 명확한 목표 의식이 생겼다. 

가서 죽여라. 가서 죽여라. 가서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죽여라. 

"가라. 불사조. 부활의 전사여."

...

"펄그림께서 오셨다!"

"프라이마크시여! 불사조시여!"

아이언 핸드의 1중대. 성가시기 짝이 없는 반역자들이다. 

망치를 던져 2명의 반역자들의 머리가 압력에 짓눌려 터진다. 뇌수가 터져나와 땅을 더럽히고, 그들의 오염된 피가 땅을 저주한다. 

하지만 이로써 좌측이 비었다. 나는 검을 무자비하게 휘둘렀다. 

"난 불사조일지니. 죽지 않는 자로다."

머리를 참수한다. 나의 신께서 원하시는 대로. 3명의 머리가 땅에 처박혔다. 

손을 뻗으니 망치가 스스로 제 자리를 찾아온다. 그대로 휘둘러 아이언 핸드 군단원의 복부를 뭉개버린다. 거대한 충격에 척추가 몸 밖으로 도망쳤다. 

"난 불사조일지니. 부활하는 자로다."

하지만 군단원을 처리하는 그 빈틈을 틈타 거대한 도끼가 날아와 내게 쇄도한다. 

검을 휘둘러 이를 튕겨낸다. 손이 얼얼해질 정도의 강력한 힘. 이런 힘을 가진 자가 이 우주에 흔하지는 않다. 

수없이 많은 기계팔들이 마치 문어의 발처럼 꿈틀거린다. 안광에서 나오는 붉은 빛이 전장을 비춘다. 

혐오스러운 강철팔이 손을 뻗자, 나에게 날아왔던 도끼가 제자리로 돌아간다. 

"펄그림...."

"패러스."

난 불사조일지니. 복수를 위한 칼을 가는 자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