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남편 이어 외아들까지 전투기 추락사, 한 여인의 기막힌 사연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12 09:22:20
조회 2162 추천 30 댓글 14


AI로 부활한 순직 조종사 고 박인철 소령과 어머니 이준신씨와의 만남./국방TV

최근 AI(인공지능)로 ‘부활’한 한 순직 조종사의 어머니 사연에 많은 국민들이 눈물을 흘렸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많은 국민들을 울린 주인공은 고 박인철 소령(추서·공사 52기)과 어머니 이준신씨인데요, 박 대위는 지난 2007년 서해 상공에서 KF-16 전투기 훈련 중 안타깝게 사고로 순직했습니다.

고 박 소령은 사고 당시 중위여서 사고 직후엔 대위로 추서됐지만 사실은 대위 진급 예정자여서 뒤에 사고 전날 대위로 진급한 것으로 간주, 소령으로 1계급 추서 진급됐다고 합니다.

◇ 훈련 중 아버지는 F-4E, 아들은 KF-16 추락사고로 순직

고 박 소령은 1984년 F-4E를 몰고 팀스피릿 훈련에 참여했다가 순직한 고 박명렬 소령(공사 26기)의 외아들입니다. 어머니 이씨는 남편에 이어 외아들까지 전투기 추락사고로 잃은 정말 기막힌 사연을 가지신 분인데요, 제가 파악한 바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합니다.


공군사관학교에 있는 고 박명렬 소령, 박인철 대위 부자 조종사 기인동체 흉상. 박 대위는 뒤에 특별법 규정에 따라 소령으로 추서 진급됐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박 소령은 이씨가 서른한 살이던 남편을 잃고 네 살 때부터 홀로 키워낸 외아들이었는데요, 제가 이런 순직 부자(父子) 조종사 사연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07년 박 소령이 사고로 순직한 직후였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남편을 잃었던 이씨는 처음엔 외아들이 아버지의 길, 즉 공군 파일럿이 되기를 원치 않으셨다고 합니다. 남편에 이어 외아들까지 사고로 잃을까봐 걱정이 돼 그러셨다는데요, 그런 심정은 누구나 마찬가지였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아들의 고집을 꺾지 못하셨다고 하는군요.

◇ 고 박 소령, 국립현충원 아버지 묘소 참배한 뒤 50여일만에 사고

외아들은 아버지의 꿈을 마저 이루겠다며 공군사관학교를 거쳐 조종사가 됐고, 국립서울현충원 아버지 묘 앞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고 한 뒤 50여 일 만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이런 기막힌 사연을 듣고 가슴이 너무 아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두 분 부자 조종사를 추모하는 조형물을 모교인 공사에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내 제 웹사이트 ‘유용원의 군사세계’와 제가 참여하고 있는 사단법인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에서 모금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모금 캠페인을 시작한 뒤 일부 군 예비역들께서 “우리가 해야하는 일인데 부끄럽다” “다른 순직 조종사들도 많은데 형평성 문제가 있지 않을까” 등의 말씀을 하셔서 저는 “이런 일은 오히려 군 당사자가 아닌 민간인들이 하는 게 여러모로 바람직하다. 순직 부자 조종사 사례는 세계적으로 없는 일이기 때문에 형평성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설득을 하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이 좀 있었습니다만 2년여의 노력 끝에 지난 2009년7월 공사에서 순직 부자 조종사 흉상 제막행사를 하게 됐습니다.


공군사관학교에 있는 박명렬 소령, 박인철 대위 기인동체 흉상 비문. 기인동체는 조종사와 전투기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박 대위는 뒤에 특별법 규정에 따라 소령으로 추서 진급됐다. /유용원의 군사세계

두분 흉상은 전투기 동체 위에 상반신이 얹혀져 있는 독특한 형태인데요, 이를 ‘기인동체’(機人同體) 형상이라고 합니다. 전투기와 조종사가 한 몸이 된다는 공군 파일럿들의 철학이자 좌우명에 따른 것인데요, ‘유용원의 군사세계’ 오랜 회원으로 조형물을 만드신 김지훈 작가님이 김규진 전 공군 정훈공보실장님 등의 고견에 따라 만든 것입니다.

◇ 어머니 이씨, 현충일 행사장에 윤대통령과 함께 입장하기도

당시 흉상 제막식에는 이한호 전 공군참모총장(현 성우회장), 배창식 전 공군작전사령관, 성일환 공사교장 등 30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넋을 기렸고, 어머니 이씨는 “이렇게 흉상으로라도 오래 살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고 주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라도 국방부와 국방홍보원의 노력으로 부자 조종사와 이씨의 사연이 많은 국민들에게 알려져 정말 다행입니다. 그동안 국방부와 국방홍보원의 대국민 홍보에 대해 미흡하다는 지적들도 적지 않았는데 이번에 제대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머니 이씨에 대해선 이미 현정부 들어 각종 호국보훈 행사에서 배려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는 지난 6월1일 ‘국가유공자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해 이씨에게 직접 기부금을 전달하며 위로했다고 합니다. 6월6일 현충일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동작동 국립현충원 행사장에 입장하기도 했습니다.


김건희 여사가 6월1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 회관에서 열린 국가유공자 지원을 위한 기부금 전달식에서 고 박명렬·고 박인철 부자 조종사 유족 이준신 씨를 위로하고 있다. /뉴스1

만시지탄입니다만 순직 부자 조종사와 어머니 이씨 같은 분들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정부와 군 당국의 예우도 개선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노력과 변화가 계속되기를 기원합니다. 끝으로 2009년 부자 조종사 흉상 제막식 때 참석자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줬던 당시 김재창 한국국방안보포럼 공동대표(예비역 육군대장)의 추모사 일부를 소개하며 제 금주 뉴스레터를 마무리하려 합니다.

◇ “낮에는 해가, 밤에는 별이 부자 조종사 흉상 더 밝게 비춰주길”

‘전시와 평시를 구분하기 어려운 공군의 경우 훈련과 전투를 구분 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저 파란 하늘을 지킬 수 있었고 하늘을 지켰기에 바다와 땅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중략) 아버지가 순직할 때에 엄마 품에서 겨우 말을 배우던 아들이 자라나서 아버지가 남긴 말을 기억하면서 아버지처럼 그 하늘을 지키겠다고 나선 아들의 용기와 결단을 널리 널리 전하고 싶습니다.


(중략) 나라를 지키는 일은 현대 무기만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국방의 생명은 젊은이들의 의지와 군인정신입니다. 그리고 그 정신을 키워낸 그 사회의 문화입니다. 이 교정에서 심신을 연마하는 생도들이 아버지와 아들 조종사의 군인 정신을 이어 받을 것입니다. (중략) 이 부자 조종사의 흉상을, 낮에는 해가, 밤에는 별이 더 밝게 비춰주기 바랍니다.’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 구독




4억 명이 방문한 대한민국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

< 유용원의 군사세계 >

추천 비추천

3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942 한·미 공군, F-35A·F-22 연합훈련 / 공군 제공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0 314 1
941 육군, 美모하비 사막에서 '2024년 미 NTC 소부대 연합훈련' 성료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7 584 3
940 공군작전사령부, 적 대규모 공중항체 침투대응 합동훈련 / 공군 제공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319 0
939 한화시스템, 전투기용 AESA 레이더 해외 첫 수출…레오나르도와 공급계약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467 2
938 국산 해상 유도무기 삼총사 해궁·해룡·해성, 합동 전투탄 실사격 훈련!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4 854 4
937 ‘팬텀 필승편대’, 49년 만의 국토순례 비행 / 공군 제공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980 6
936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전반기 합동 도서방어훈련 실시 / 해병대 제공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134 1
935 LIG넥스원, 천궁II과 해궁 필두로 동남아 시장 공략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320 1
934 <BEMIL 현장취재> 한화오션 부스 현장 브리핑 | YIDEX202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87 2
933 <BEMIL 현장취재> 한화시스템&한화에어로 부스 | YIDEX202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281 2
932 현대로템, 페루에 K808 차륜형장갑차 첫 수출 쾌거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82 2
931 한화 방산 3사, YIDEX서 함정사업 역량 과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146 2
930 <BEMIL 현장취재> 시민들에게 위용을 보여주는 F-4E 팬텀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9 943 2
929 <BEMIL 현장취재> 파도처럼 적진으로 상륙하는 해병대…합동상륙훈련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6 314 2
928 지지부진 수출 작업, 탄력받을까? 폴란드 신정부 방산대표단 방한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2 532 2
927 일본에서 할 뻔한 ‘F-35 스텔스기 창정비’, 우리 손으로 한다 [9]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9 1321 9
926 HD현대중공업, 중남미 최대 규모 함정 수주 계약 성공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9 1196 3
925 기아 소형전술차량 초도물량 8개월 만에 폴란드 납품 [16]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7 3054 13
924 육군37사단, 조우전 개념 적용한 소부대 전투기술 숙달 / 37사단 제공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7 816 8
923 호주, 캐나다 함정 수출 추진…HD현대重, GE에어로 등 美방산사 협력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2 653 3
922 악천후에도 북 감시정찰하는 첫 고성능 대형 SAR 위성 지구궤도 올랐다! [5]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8 1423 12
921 캐나다, 호주 등 ‘K-함정’ 보러 내방…9개국 군관계자 HD현대重 시찰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5 762 3
920 3천톤급 ‘신채호함’ 해군 인도…SLBM 장착한 우리 군 핵심전력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4 1181 3
919 ‘K-전투기 파트너’ GE에어로스페이스, 독립 상장기업으로 새롭게 출발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3 1094 6
918 “중남미 방산 수출 새역사 썼다” HD현대중공업, 페루 함정 4척 수주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9 678 4
917 미 해병대 최초 참가, 한미연합 KCTC훈련 실시 / 육군 제공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1078 3
916 해군, 서해수호의 날 계기 전 해역에서 해상기동훈련 / 해군 제공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8 877 5
915 <BEMIL 현장취재>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 현장 취재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1 1385 2
914 ‘K13 신형 기관단총’ 오작용으로 파손…특전사 해당총기 사용 잠정 중단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0 1120 3
913 ‘KF-21’ 공중급유 시험비행 첫 성공…‘하늘의 주유소’ 시그너스 투입 [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9 1174 10
912 <BEMIL 현장취재> 육군 수도기계화사단, 한미연합 통합화력훈련 현장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8 724 4
911 이라크 고위 장성, 국산헬기 ‘수리온’ 탑승하러 방한…첫 수출 기대감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4 485 2
910 KAI, FA-50 단좌형 개발에 355억 투입 [9]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3 3054 9
909 <BEMIL 현장취재> 12.7mm 대물저격총 위력 시범 최초공개 [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1 1319 7
908 오늘부터 한미연습… 美전략폭격기·핵추진잠수함 전개 가능성 [5]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1122 7
907 금전적 보상만으론 어렵다… ROTC 지원 급감 해결책은? [8]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7 1473 4
906 “한층만 맘대로 내려가도 탈영”... ‘도심 빌딩 방공 GOP’ 가보니 [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6 1067 2
905 K-함정 호주에 팔릴까? 호주 국방부, ‘대구급 호위함’ 장바구니 목록에 [1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2 2009 7
904 우크라전의 교훈...美, 2조6000억원 헬기사업 전격 취소한 까닭 [2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9 3274 17
903 4대 세습 포기? 김정은의 전면전 도발이 어려운 진짜 이유 [16]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4 2847 8
901 美항모 11척 중 5척, 총선 전후 한반도 일대 모인다 [1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2182 16
900 주한미군, 전차 없는 스트라이커 여단 순환 배치… 독자 지상전 서둘러야 [1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8 2144 7
899 사우디에 천궁2 4조2500억 수출 계약! “수출 총규모 10조 육박” [1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7 1903 13
898 “미사일 아닙니다, 자주포입니다” [13]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6 2696 15
897 北, 이번엔 신형 잠수함서 순항미사일 쏜 듯 [5]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1892 3
896 “미국도 못 지켜준다”… 홍해 바닷길 방어, 양만춘함으로 버거운 까닭 [10]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6 2398 3
895 마하 14, 1000㎞ 날아갔다… 北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의 실체 [30]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2691 6
894 이재명 ‘우리 북한’ 발언에 서해용사들 “전우 잃은 가슴에 비수꽂아” [2]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2 1000 3
893 핵추진잠수함·핵무장 허용? 트럼프 재집권을 전화위복 만들 ‘비법’ [24]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1 2547 12
892 초저공으로 날아가 러 상륙함 ‘쾅’… 우크라의 족집게 타격무기 [9]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2047 4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