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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엄쳐 다가온 거북이 한마리.. 적이 보낸 정찰 로봇이었다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20 09:16:50
조회 5104 추천 25 댓글 31

서울대 연구진이 개발한 생체모방로봇들



◇ 곤충 등 활용한 감시정찰용 초소형 생체모방로봇 개발

거북이, 바퀴벌레, 무당벌레, 소금쟁이 등 파충류와 곤충 등을 모방, 군사용 감시정찰용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국산 초소형 생체모방로봇들이 개발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모방 로봇은 동물의 구조나 거동 원리, 메커니즘을 모방한 것으로, 이미 효과가 입증된 우수한 생물체의 특성만을 벤치마킹함으로써 한정된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조동일 서울대 국방생체모방연구센터장은 지난 16일 한국국방MICE연구원 등 주최로 열린 ‘미래전 지원을 위한 무인·자율시스템 발전 세미나’에서 다양한 국내 생체모방로봇 개발 실태를 공개했다. 조 교수는 ‘미래전 지원을 위한 한국형 초소형 생체모방로봇 기술’ 주제 발표를 통해 서울대 생체모방자율로봇 특화연구센터가 지난 2013년 11월부터 2021년까지 9년간 국방부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초소형 생체모방로봇들을 공개했다.

서울대 조동일 교수팀이 개발한 거북이 생체모방 로봇. 정찰 등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 /조동일 교수팀 제공

서울대 조동일 교수팀이 개발한 거북이 생체모방 로봇. 정찰 등 군사용으로 활용될 수 있다. /조동일 교수팀 제공


◇ 꽃봉오리를 접었다 폈다 하는 개화구동 로봇도

이날 처음으로 공개된 거북이 로봇은 얼핏 보면 진짜 거북이와 구분이 힘들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로봇의 인공 다리가 진짜 거북이와 같은 방식으로 움직여 로봇의 방향을 틀거나 전진·후진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거북이 로봇은 수중에서 적 기지 동향 등을 감시정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바퀴벌레 로봇은 낮은 장애물을 넘어 이동하면서 감시정찰 활동을 할 수 있다.

무당벌레 날개를 모방한 ‘복합거동 플랫폼’과 꽃이 피는 형태의 ‘개화구동 플랫폼’ 등도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무당벌레는 0.1초만에 날개를 신속하게 펼수 있어 이를 활용해 이동효율을 극대화한 복합거동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다. ‘개화구동 플랫폼’은 꽃으로 위장해 평시엔 꽃봉오리를 오무리고 있다가 적군 움직임을 감시할 필요가 있을 때 봉오리를 열어 초소형 카메라 등으로 감시하는 방식이다.



◇ 7년전 화제 됐던 소금쟁이 로봇도 개발

조 교수는 곤충의 겹눈, 곡면구조를 이용한 로봇 시각센서도 개발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곤충의 겹눈 구조 등을 모방하면 연산량 및 소비전력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곤충로봇 시각센서는 90도 이상의 시야각을 확보할 수 있고 렌즈간 시각차를 이용한 거리계산도 가능하다. 곤충의 특정 화학물질 감지 특성을 모방한 폭발물 감지용 후미각 센서도 개발됐다.

지난 2015년 국내외에서 큰 화제가 됐던 소금쟁이 로봇도 서울대 생체모방로봇 특화센터가 개발한 것이다. 특화센터의 조규진·김호영 교수팀이 개발한 소금쟁이 로봇은 몸길이의 7배에 달하는 점프력을 과시했다. 길이 2㎝에 불과한 로봇이 14.2㎝를 뛰어오른 것이다. 조교수팀은 소금쟁이의 ‘표면장력 능력’을 눈여겨보다가 이를 로봇에 적용했다고 한다. 소금쟁이 로봇은 작지만 가볍게 높은 거리를 도약할 수 있어 특수한 환경에서의 임무 적용에 유용하다.

꽃이 피는 것과 유사한 개화 구동 로봇. 꽃으로 위장해 적군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용도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서울대 조동일 교수팀 제공

꽃이 피는 것과 유사한 개화 구동 로봇. 꽃으로 위장해 적군의 움직임을 감시하는 용도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서울대 조동일 교수팀 제공


◇ 우리나라 초소형 생체모방로봇 융복합 기술은 세계적

서울대 생체모방로봇 특화센터는 지난해까지 155억원의 연구비와 145명(박사급 34명 포함)의 연구 인력이 투입돼 이 같은 생체모방로봇들을 개발했다. 바퀴벌레·무당벌레 로봇은 조규진 교수팀이, 거북이·개화구동 로봇은 안성훈 교수팀이, 곤충 겹눈 센서는 서종모 교수팀 등이 활약했다.

조 교수는 “다른 나라 연구진들은 주로 특정 로봇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했다”며 “반면 서울대 연구진은 초소형 로봇을 만들기 위한 구조 및 제작기술뿐 아니라 효율적인 프로그래밍 및 센싱 기술, 그리고 여러 대의 로봇간 통신기술까지 개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소형 로봇 융복합 기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집약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군에서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생체모방로봇 기술과 체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중, 벌새.비둘기 정찰 로봇 개발

세계 각국에서도 곤충과 조류 등의 장점을 살려 소형 생체모방로봇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지난 2011년 미 드론 개발업체 에어로바이런먼트를 통해 벌새를 모방한 정찰 로봇을 만들었다. 무게는 19g, 양 날개 폭 16.5㎝에 최고 속도는 초속 6.7m다. 실제 벌새처럼 제자리 비행과 전후진 비행, 회전 비행이 가능하다. 영국은 말벌을, 스위스는 박쥐를, 중국은 비둘기를 모방한 정찰 로봇을 각각 만들었다.

송비펑 중국 서북공업대 교수이 개발한 ‘도브 드론’은 무게가 200g에 최대 시속 40㎞ 속도로 30분간 비행할 수 있다. 실제 비둘기의 움직임을 90% 가까이 모사해 도브 드론 옆에 새가 나란히 날아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도브 드론은 중국 정부기관 등 30개 기관에서 이미 도입해 사용 중이다. 2016년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영화 ‘아이 인더 스카이’엔 벌새와 딱정벌레를 모방한 생체모방 로봇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도 서울대 특화센터 연구성과 등을 토대로 내년까지 군사용 곤충형 지상이동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 소형 곤충로봇은 6개 다리로 이동하고 초소형 감시정찰센서가 장착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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