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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터리 시크릿> 서욱, 제2의 김장수 되나 (1)

BEMI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9.09 13:48:24
조회 1880 추천 5 댓글 8




안녕하세요 유용원입니다. ‘유용원의 밀리터리 시크릿’에서는 1993년 이후 줄곧 27년간 국방부를 출입, 현직 최장수 국방담당 기자로서 급변하는 안보정세 속에서 냉철한 시각으로 한반도는 물론 세계 군사안보 동향에 대한 심층 리포트를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저는 누적 방문자 4억명을 돌파한 대한민국 최대의 군사안보 커뮤니티인 ‘유용원의 군사세계’를 비롯, 유튜브(구독자 20만명), 페이스북(팔로워 5만7000여명), 네이버TV, 인스타그램 등 7개의 개인 채널을 운영하며 많은 분들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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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된 서욱 신임 육군총장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조선일보DB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 제2의 김장수 되나?(1)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매주 화요일 뉴스레터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게 됐습니다. 첫번째 소식은 최근 단행된 국방장관 인사에 대한 내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정경두 국방장관 후임으로 서욱(57) 육군참모총장을 내정했습니다.


서 총장은 육사 41기로 임관해 합동참모본부와 한미연합사령부 등에서 작전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작전통’입니다. 전남 광주 출신으로 광주 인성고를 졸업했습니다.


그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문재인 정부 들어 첫 육군, 육사 출신 국방장관이 됩니다. 그의 장관 발탁은 ‘막판 반전 드라마’로 불릴 만큼 뜻밖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국방장관은 보통 참모총장이나 합참의장을 지낸 예비역 대장 중에서 임명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육군참모총장에서 국방장관으로 직행한 경우는 노무현 정부 시절 김장수 육군총장이 장관으로 파격 발탁된 이후 서 총장이 처음입니다. 서 총장 내정 발표 이후 군내에선 ‘김장수 데자뷔’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욱 장관 내정자, 김장수 전 장관과 육사·호남 출신 등 여러 공통점  

 

서 총장과 김장수 전 장관은 서너 가지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선 같은 육사 출신으로 육군총장에서 파격 발탁돼 장관으로 직행했다는 점입니다. 두번째로는 호남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김 전 장관은 광주일고 , 서 총장은 광주 인성고 출신입니다.


세번째로는 전작권(전시 작전통제권) 한국군 전환이라는 ‘정권 역점 과제 특명’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네번째로는 정권의 마지막 국방장관이라는 점입니다. 서 총장은 좀더 두고 봐야겠지만 현정부 임기가 1년8개월여 남았다는 점에서 마지막 장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에따라 군내에선 서 장관 내정자가 김 전 장관과 같은 ‘전철’을 밟을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번 정경두 국방장관 교체 인사 발표까지는 두차례의 반전이 있었습니다. 당초 정 장관 후임으로는 김유근(육사 36기)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을 비롯, 같은 육사 36기 예비역 중장들인 모종화 병무청장과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김용우(육사 39기) 전 육군참모총장, 김운용(육사 40기)  전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등 육사 출신들이 하마평에 올랐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유력했던 김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배제되면서 3사 출신인 이순진(3사14기) 전 합참의장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열린 이순진 전 합참의장 전역식에서 보국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조선일보 DB



 이 전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각별히 좋아했다고 합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사람에게 ‘꽂히면’ 누가 뭐래도 신뢰하고 밀어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3사 출신으로 군내에서 이른바 비주류였고 ‘훌륭하고 강직한 인품’으로 성실한 삶을 살아온 이 전 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매력적인 부분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선 40여년 동안 군에 몸담으면서 이사만 45번 할 정도로 순수 야전 군인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40여년간 부부 동반으로 해외여행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야전 지휘관 시절 당번병을 두지 않고 병사들을 각별히 챙겼다는 점 등도 문 대통령의 마음을 끌었다고 합니다.



 문대통령, 이순진 전 의장 전역식서 캐나다행 항공권 줘


 문 대통령의 ‘애정’은 지난 2017년 이 전 의장의 전역식에서 상징적으로 나타납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017년8월 그의 전역식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자신에겐 엄격하면서 부하들에게선 늘 ‘순진 형님’으로 불린 부하 사랑의 모습은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들이 바라는 참군인의 표상이었다”며 “조국은 ‘작은 거인’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이라고 축사를 했습니다.


미국에선 대통령이 합참의장 전역식에 참석해 왔지만 우리나라에선 현직 대통령이 합참의장 전역식(이취임식)에 참석한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그가 군생활 동안 아내와 해외여행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듣고 딸이 살고 있는 캐나다행 항공권 2장을 이 전 의장 부인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군내에선 이 항공권이 “1등석이냐, 비즈니스석이냐”를 놓고 설왕설래했습니다.


이 전 의장은 이번 장관 교체 인사 발표 한달 전쯤 청와대에 들어가 내정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전 의장은 “부족한 점이 많다”며 고사하다 문 대통령의 거듭된 요청에 수락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청문회장서 문대통령과 5.16 성격 놓고 설전 벌였지만 '사면'  


이 전 의장이 막판에 '낙마'한 데엔 몇가지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5·16에 대한 인식,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재판 참관 문제 등입니다. 지난 2015년10월 합참의장 청문회에서 이 전 의장은 당시 야당 의원이던 문재인 대통령과 5·16의 성격을 놓고 설전을 벌였었는데요, 이 전 의장은 석사 학위 논문에서 5·16을 군사혁명으로 정의했는데 이에 대해 당시 야당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것입니다.


당시 문재인 국방위원은 “5·16은 군사 쿠데타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정립됐다” “군이 정치에 개입하는 것을 혁명이라는 자세로 어떻게 군을 지휘하겠나”라며 이순진 후보자를 몰아붙였지요.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는 건 부적절하다” “역사적 판단에 맡겨야 한다”며 맞서다 야당 위원들이 청문회를 계속할 수 없다며 반발하자 마지못해 “(5·16을 군사정변이라고 한) 대법원 판결을 인정한다”고 한발 물러섰었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2017년8월 이 전 의장 이임식에 문 대통령이 참석하고 항공권까지 준 것으로 ‘사면’됐다고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때 평양을 방문한 김장수 당시 국방부 장관은 다른 각료들과 다르게 김정일 위원장에게 목례 혹은 허리를 굽히지 않고 '꼿꼿한 자세'로 악수해 '꼿꼿장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서욱 국방장관 후보자는 김장수 전 장관과 공통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DB



이 전 의장 '낙마'는 김관진 전 안보실장 재판 참석 때문?


이 전 의장의 ‘낙마’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지난달 중순 이후 불거진 김관진 전 안보실장의 재판 참석 문제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지난 6월 25일 이순진 전 의장은 서울고법에서 열린 김관진 전 실장의 사이버사 댓글 공작 지시 및 정치 관여 혐의 결심공판에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이 사실이 수면 아래에 있다가 지난달 중순 이후 부각됐던 것입니다.


그는 결심 공판 이전에도 몇차례 김 전 실장 재판에 참석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의 김 전 실장 재판 참관은 뜻밖의 행동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김 전 실장이 현정부 들어 대표적인 적폐 수사대상 군출신 인사여서 차기 국방장관 후보로 계속 거론돼온 사람으로선 쉽지 않은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전 의장은 평소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의 한사람으로 김 전 실장을 꼽아왔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군내에선 이 전 의장이 정말 의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정권 핵심부에선 매우 껄끄러웠을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학군(ROTC) 출신인 박한기 현 합참의장이 새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지만 결국 서욱 총장으로 귀결됐습니다.


박 의장이 배제된 데엔 같은 학군 출신인 남영신 육군 지상작전사령관을 육군총장으로 보내려는 구도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학군 출신을 장관과 육군 총장에 한꺼번에 임명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남 사령관을 육군총장으로 보내려는 현정부 핵심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남 사령관이 육군총장이 되면 51년만에 비육사 출신 육군총장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 전 의장, 측근에  "오히려 속이 후련하다"   


이 전 의장은 국방장관 발표가 난 직후 예상보다 담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측근에게 “오히려 속이 후련한 점도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전 의장은 내정 통보를 받은 뒤 한달간 자주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이 전 의장은 군의 본질적인 가치나 한미동맹 등에 대해선 현정부 ‘코드’와 맞지 않게 보수적인 면이 강한 분입니다. 그런 점에서 장관에 임명됐다면 정권의 요구와 본인의 소신 사이에서 처신 문제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서욱 신임 장관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방장관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만큼 현정부의 여러 과제를 마무리해야할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서 후보자의 국방 과제와 전망에 대해선 다음주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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