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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다 메인갤!!)경수...그리고 태섭이야기

첫사랑(211.50) 2015.06.26 16:23:55
조회 1109 추천 16 댓글 1

 

  -아악!!

 

  어둠속에서 무언가를 잡으려던 간절한 손짓이 허공을 허우적거리다 힘없이 떨어졌다.

분명 머릿속은 현실로 돌아왔음에도 쉽사리 눈이 떠지질 않는다.

꿈...그 날의 악몽이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되어 스물거린다. 가쁘게 몰아쉬던 숨에 참았던 울음이 베어 공기중에 흩어진다.

눈을 뜨고 싶지 않은 현실...움직이지 않는 다리를 옮겨 옆으로 돌아누웠다.

베겟잇을 적시는 것이 눈물이라는 것을 깨닫자 더욱 비참해지는 심정이다. 이를 물고 참으려하면 할 수록 이미 시작된 울음은

태섭을 더 깊은 어둠으로 몰아넣었다.

 

-똑똑, 나 들어간다.

 

  태섭은 차마 얼굴을 마주 볼 용기가 나질 않아 잠든 척 눈을 감고 베게에 얼굴을 묻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경수에게선 태섭 자신이 좋아하는 비누냄새가 났다. 행여 자신의 움직임에 태섭이 깰까하는 우려에

경수는 들고온 커피잔을 소리나지 않게 내려놓고, 뿌연 어둠속에 누워있는 태섭에게 시선을 둔 채, 한 참을 그렇게 서 있었다.

 

-커피...너 좋아하는 향이야. 일어나면 마셔. 그리고...

 

  태섭은 숨을 죽인 채, 경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그리고...그리고...머뭇거리던 경수는 끝내 다음말을 잇지 못 한채 거실로 나왔다.

경수가 하고싶었던 말, 하려던 말...듣지 않아도 안다. 다시 재활을 시작하나는 말이것이다.

그가 운전하고 있던 차에 타고 있다 사고가 난 후, 모든 것을 포기한 태섭을 끌고 재활운동을 시켰다.

죽을만큼 미안해하면서...대신 자신이 다치지않은 것에...정말 죽을만큼 미안해하면서.

하지만 언제까지 해야하는지 끝이 안 보이는 것에 태섭은 지쳤다. 질질 끌리는 다리며, 물건을 집을 수도 없이 흔들리는 손...

처음엔 경수의 잘못이 아니라고 위로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태섭은 경수가 원망스러웠다.

왠지 그 날 따라 이상하리만치 두렵고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느껴져 태섭은 눈이 펑펑 쏟아지는 하늘을 보다 차를 두고 가라고 권했고

그도 거절하는 경수에게 눈길이라 미끄러우니 자만하지말고 천천히 가라고 끊임없이 잔소리를 했던 것도 자신이었다.

하지만 끝내 고집하던 경수였다. 크리스마스 이브를 처음으로 함께 보낸다는 설렘에 한없이 들뜬 경수에게 태섭의 잔소리가 들릴리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사고...경수도 멀쩡한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태섭에 비하면 정상이었다.

눈길에 미끄러지면 빙글돌던 차는 가드레일을 받으며 옆으로 굴렀고...태섭은 악몽의 그 날의 꿈을 아직도 꾸고 있는 것이었다.

점점 흐려지는 눈동자에 내리던 흰 눈...그리고 흩어진 핏방울...자신의 이름을 부르던 경수의 목소리.

 

  이젠 그만...이라고 수도없이 자신을 다독여도 경수가 용서되지 않았다.

비록 왼손이라고는 하나 아무런 느낌이 없는 손으로 더 이상 진료를 할 수 없었다.

더구나 한 쪽 다리를 질질끄는 자신을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놓을 수 없는 희망이 있었기에 최선을 다해 재활운동을 했다.

자신의 팔 다리를 대신해 움직여주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가능했지만 사랑만으로 현실을 넘기엔 태섭은 너무 벅찼다.

차라리 죽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하루에도 수없이 하는 생각이었다.

화를 내고 경수가 갖고 온 커피잔을 바닥에 던지면서 결코 미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경수가 얼마나 아파할지 모르지않았다. 하지만 경수의 처참해하는 눈빛을 보면 원인모를 안도감이 들었다.

묵묵히 깨진 커피잔 조각을 치우고, 카펫에 물든 커피를 지우면서도 경수는 태섭의 손은 괜찮은지 살폈고 싸늘한 시선으로 쏘아보는

태섭의 머리를 짚어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마음에 상처가 날까 걱정했다. 태섭은 자신이 얼마나 나쁜 행동을 하는지 알고 있지만

비겁하지만 이렇게라도 그의 사랑을 묶어두고 싶은 또 다른 사랑표현이었다.

자신이 재활을 포기하면서 경수는 무언가 달라진 것 같았다. 아니 단순한 자신의 느낌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태섭이 느끼기엔 그랬다.

아침 저녁으로 자신을 돌보고, 밖에서도 수십번의 전화를 하는 경수였지만, 불안함은 가시지 않았다.

한 번씩 이렇게 경수를 궁지로 몰고 나서야 안심이 되는 태섭이었다.

 

-어, 아침은 혼자 해야겠다. 그래. 아니...좀 몸이 안 좋은것 같아. 괜찮아. 그래 그럼 수고.

 

  경수는 전화를 끊고 멍하니 손에 들린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요즘 들어 부쩍 화내는 시간이 많아진 태섭을 좀 더 보듬어주지 못 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무엇을 어떻해 해줘야하나...소파에 기대 눈을 감은 경수의 얼굴에 짙은 어둠의 그림자가 덮였다.

그 날, 태섭의 말을 들었으면, 자신이 그렇게 고집부리지않고...조금만 덜 들떠 있었더라면...

숨이 턱턱막혀왔다. 태섭이 어떤 모습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는데, 변해가는 태섭을 잡고 싶어도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멀어지는

태섭이 안타까웠다. 오늘처럼 그의 투정어린 모습조차 사랑했다. 흔들리는 눈으로, 눈물 담은 눈으로 자신을 보면서도 태섭은 결코

경수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경수는 안다. 그것 또한 태섭의 사랑법이라는 것을...그렇기에 이렇게 버틸 힘이 있는것이었다.

경수가 생각에 지쳐 숨을 내쉬고 있을 때, 방문 여는 소리가 들렸다.

 

-태섭아...

 

경수가 다가가자, 태섭은 거칠게 팔을 뿌리치고 절뚝이는 다리로 힘겹게 욕실로 향했다.

 

-따라오지마 김경수. 니가 도와줄만큼 그렇게...병신된건 아니니 착각하지마.

-태섭아...알았어. 얼른 씻고나와 밥먹자.

-내가 밥을 먹든말든...상관하지마. 너...가게에 기다리는 사람있을텐데 나가봐야하는거 아냐?

-뭐?...무슨...기다리는 사람이라니 그게 무슨...

-훗...내가 너무 정곡을 찔렀나? 그렇게 놀라면 내가 더 미안해지잖아. 그러니 나 신경쓰지말고 나가라잖아!!

-양태섭!! 너 정말...

-그래, 그래야 김경수답지. 그동안 어떻게 참았어? 나한테 그렇게 소리지르고 싶어서 어떻게 참았냐구!!

-억지 좀 그만 써. 미안해...소리지른거 정말 미안하다. 그런데 너를 위해서라도 그런 오해는 하지마.

-오해? 그래 오해라고 해두자.

 

태섭은 입술 한 쪽을 끌어올려 웃고는 욕실 문을 소리나게 닫았다.

그리고 그 문에 기대어 미끄러지면서 바닥에 주저 앉아 터지려는 울음 소리를 죽였다.

 

-경수야...미안해...미안해 경수야. 그런데 이렇게라도 안하면...난...경수야...미안해...흐흑...

 

  옷 위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태섭의 울음을 삼켰다.

온 몸을 떨었다. 주먹을 쥔 채 바닥을 두드리는 손이 퍼렇게 식어갔다.

태섭의 울음소리가 물소리에 묻혀가고 있을 때, 문 밖의 또 한 사람...경수는 문을 사이에 두고 울었다.

물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태섭의 울음소리...입에 문 주먹에 붉은 피가 떨어졌다.

 

-태섭아...태섭아...

 

 차마 소리내어 부르기에도 미안한 이름...

죽을만큼 사랑해서 그 사랑에 미쳐버릴 것 같은 경수였다.

 

-사랑해...태섭아...사랑해...

 

 

 

 

 

 

 

 

 

 

 

 

 

 

 

 

 

 

 

 

 

***갤이 심한 정전이라 뻘글 써봄....모두 메르스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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