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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싶다 메인갤!!) 대놓고 쓰는....경태- 5월, 어느 날의 추억쌓기

첫사랑(211.50) 2015.05.09 14:31:28
조회 1148 추천 31 댓글 6

 

-친구분은 안 오셨어요? 

-네? 아...

-자 그럼 간단한 몸풀기부터 시작해볼까요? 다리를 어깨 넓이만큼 벌리시고 봉은 이렇게 잡으세요.

 그 상태에서 좌우로 열 번정도 하신 다음, 앞 뒤로 깊숙히 숙이면서 하시면 됩니다.

 네 아주 잘하고 계세요.

 

  스트레칭만하는데도 이마에 땀에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쉬는 날, 함께 운동하자며 자신과는 의논도 없이 헬스를 끊어놓고는 겨우 두 번째 날인데,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전화에서조차 술 냄새가 나는 듯 했다.

태섭은 자신도 쉴까하다 낸 돈이 아까운 생각에 이른 아침 혼자 헬스장 문을 두드렸다.

 

-다음은 '로망체어'라는 기구인데 허리와 척추 근력을 키워주고 복근 근육을 강화해 주는 운동기구입니다.

 

태섭은 트레이너가 시키는대로 롤러에 발을 걸고 벤치에 기대 허리를 들었다 숙였다를 반복했다.

몇 번하지 않았는데도 숨을 헐떡이는 태섭을 빙그레 웃으며 지켜보던 트레이는 잠깐 쉬었다하라며 시원한 물을 내밀었다.

 

-생각보다 어렵네요.

-운동을 많이 안 하셔서 그래요. 다른 것에 비하면 이건 아주 기초적인건데. 땀 닦으세요.

 

트레이너가 내민 수건으로 땀을 닦고 다시 자세를 잡자, 트레이는 태섭의 등과 허리의 위치를 바로잡아주었다.

허리에서 멈춰진 손길이 신경쓰였으나 운동하느라 어느 순간 잊어버리고 트레이너의 구호에 따라 운동을 계속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에는 좀 더 잘하실 수 있을거에요.

-네 그럼.

-아, 저기 안 바쁘시면 간단하게 뭐라도 드시고 가실래요?

 사실 여기 나오기전에 뭐라도 먹어야하는데 늦잠자는 바람에 그냥 나왔더니 배가 고파서요.

 시간 안 되시면 할 수 없구요.

 

태섭은 경수 생각에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자고 있을터이니 간단히 먹고 들어가도 괜찮겠다싶어 죽집으로 향했다.

 

-직업이 의사시라구요?

-네.

-좋으시겠어요. 사람들이 선망하는 직업이잖아요.

-생각하시는 것보다 그렇게 좋지는 않아요. 물론 보람도 있지만...

-아, 죄송해요. 제가 닦아드릴게요.

-아, 아니 제가 닦을게요.

-제 잘못인데 잠깐만요. 됐어요.

 

탁자위에 놓인 물이 쏟아지면서 태섭의 옷에 튀자 트레이너는 발빠르게 자신의 손수건을 꺼내 닦아주었다.

 

-여기 있었어?

-응?

 

익숙한 목소린에 돌아보니 언제 왔는지 굳은 얼굴의 경수가 서 있었다.

 

-어, 언제 일어난거야?

-아까. 근데 뭐야?

-아 제가 물을 좀 쏟아서 태섭씨 옷이 젖었어요.

-넌 손이 없냐? 니가 닦지 왜 트레이너님한테 닦아달래.

-......

-......

-다 먹었으면 가자. 오늘 고생하셨습니다. 내일 뵐게요.

 일어나 가게.

-어,...어...그럼 다음주에 뵐게요. 오늘 감사했습니다.

-뭘요, 제 일을 한건데요. 두 분 그럼 조심해서 가세요.

 

트레이너의 인사에 태섭은 웃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지만 경수는 어느 새,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다.

 

-김경수 너 왜 그래, 사람 무안하게.

-내가 뭘, 무안하긴 누가 무안한다그래?

-트레이너가 인사하는데 그냥 나왔잖아.

-타,

-김경수!

-앞으로 그 헬스장 가지마. 나도 안 갈거니까. 그리고 나도 아침 안 먹고 있는거 알면서 죽이 넘어가?

-너...술 마셔서 늦게 일어날 줄 알았지.

-됐어. 타. 집에 가서 얘기해.

 

적반하장이라더니...약속을 어긴게 누군데...태섭은 태섭대로 화를 내고 있는 경수를 이해할 수 없어 슬금슬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에이씨, 저 자식은 왜 운전을 저따위로 해!!

- 차 세워. 그냥 걸어갈래.

-뭐?

-너 운전하는거 보니까 아직 술이 덜 깬거같아 불안해. 차 세워.

-너 진짜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서 그러는거냐 아니면 알면서도 아침 운동 약속 못 지켜서 화가나서 그러는거냐 어?

-진짜 몰라서 그런거다 대체 왜 그러는건데?

-난 너하고 전화 끊고 바로 일어나서 헬스장으로 갔더니 없더라. 직원한테 물으니 트레이너하고 같이 나갔다고 말 듣는데

 내 맘이 어떨 것 같어? 게다가 근처 다 뒤져 겨우 찾아냈는데 그 자식이...

-그 자식이 뭐? 뭘 어쨌는데?

-뭘 어쨌는데? 왜 그 자식이 그런 눈빛으로 네 옷을 닦아주고 있었던건데?

-허...나 참. 그거야 자기땜에 옷이 젖어서 그런거고, 그런 눈빛은 또 뭐야? 너 너무 멀리나가는거 아냐?

-그래, 나만 나쁜 놈이고 속 좁은 놈이다.

-김경수...

-......

-김경수...

-만지지마 운전중이야. 하지 말라니까. 그렇게 웃지도 마. 더 화날거 같으니까.

-왜 언제는 내 웃음이 좋다더니 벌써 싫증난거야? 응?

-하지마, 하지 말라니까.

-경수야, 우리 날도 좋은데 어디 놀러갈까?

-......

-싫으면 말구. 돋자리 갖고 공원이라도 가서 책이나 봐야겠다.

-......누...누가 싫대?

-그럼 들어가면서 간단히 김밥 재로 사가지고 가서 김밥 싸서 가자.

  소풍 가본지가 언젠지 모르겠다. 너 김밥 잘 싸잖아. 오랜만에 먹어보자, 가자 경수야.

-나 참. 얘들도 아니고...햄은 안 살거지?

-난 햄 넣은건 별로더라. 대신 야채 많이 넣어서. 와 바람도 좋고...니가 있어 더 좋은 날이다.

-응?...뭐라 그랬어?

-니가 있어서 더 좋은 날이라구 김경수 후후후.

-뭐...그거야...너 앞으로 다시는 그 헬스장 가지마 알았어? 난 니 몸에 누가 손대는거 싫어.

-으이그 니가 얘냐? 애야? 후후후 알았어. 니가 싫다면 그럴게.

  가끔 환자들하고 접촉해야하는데 그건 어쩌지?

-그거야 환자잖아. 일하는거고. 지금 그거하고 같냐 같아?

 -나한테는 다 똑같아. 환자는 내가 정성으로 돌봐야하는 분들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다 똑같아 한 사람만 빼고.

  그러니까 다시는 오늘처럼 그런 행동은 하지마. 그 사람이 어떤 눈빛을 했던간에 내가 아니면 된거잖아.

  이렇게 멋진 애인을 두고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기나 하나 안 그래?

-너...오늘따라 안하던 애교를 다하고. 혹시 헬스장에서 내가 모르는 무슨일 있었던거 아냐?

  아니 그렇잖아...알았어 그만 할게. 하여간 여우가 따로 없다니까. 그나저나 어디로 갈까 어디가지?

-지난 번에 가고싶다던 그 바닷가가자. 사람도 많이 없고 우리끼리 있기에는 좋은거 같던데.

-우리...끼리?

-또 무슨 생각하는건데...하여간 넌...하하하하.

-내...내가 뭘 어쨌다구...왜...

 

경수는 신호에 걸려 있는 틈에 자신의 손을 잡은 태섭을 돌아보며 물었다.

 

-그냥...요즘은 그냥...행복하면서도 불안해....불안하면서도 행복하고.

-후후...한가지만해라.

-우리 언제까지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을까...나...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건가싶은게.

-언제까지? 그건 아무도 모르지. 신이라도 알 수 없을껄?

  난 죽어서라도 니옆에 딱 붙어 있을거니까. 그러니 아침부터 땅 그만파.

  김밥싸서 소풍가고 싶다며 좋은 생각만해도 모자란 시간들이야. 그러니 태섭아 순간순간을 행복하게 살자. 그거면 된거 아냐?

-그래. 김밥 싸려면 빨리 서둘러야겠는데.

 

마트에 내려 김밥 재료를 사고, 2인분의 도시락을 만드는 경수의 손은 바빴다.

옆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김밥꼬다리를 경수의 입에 넣어주고, 자신도 먹으며 태섭은 지금 이 행복이 순간이라도 즐기기로 했다.

경수말대로 그거면 된거였다.

 

-아 좋다...역시 제주도 바다는 물빛이 좋단말야. 이리와봐.

-물 차갑지 않아?

-차갑기는 시원하고 좋구만.

-좋다...좋다 경수야.

-나두...태섭아 그런 의미로 우리 오랜만에....

-야, 사람들 보잖아.

-사람들이 어딨다고 그래. 그리고 좀 보면 어때. 내가 뭐하려고 하는데.

-뭐...뭐하려구 으악 차가워!!

-하하하하. 차갑기는 시원하고만.

-너, 어디 두고봐.

-흐익!! 야! 너 갑자기 그러는게 어딨어?

-하하하하. 어때 시원하지? 하하하하.

 

두 사람의 물싸움은 지치지도 않고 이어졌다.

바닷물에 넘어져 옷이 다 젖어들고, 물에 빠진 생쥐가 되어가도 웃음은 두 사람을 떠나지 않았다.

행복...순간의 행복을 즐기는 두 사람의 지금은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을만큼 행복했다.

 

함께 있다는 것, 서로를 마주보며 웃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 지는 해를 함께 보고

그 노을빛에 눈물을 그렁한 채 어깨를 내어줄, 기댈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감사했다.

경수는 생각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이 시간을 결코 슬픔이나 고통 따위가 넘보지 못 하도록 하겠다고...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인연...그 선물을 죽는 날까지 품에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이다.

비록 속 좁은 사람이라 가끔 구박을 받지만, 그러면 어떠랴 자신과 함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랑한다고 속삭여주는 사람이 있는데...자신의 질투를 사랑으로 받아주는 이가 있는데 말이다.

그렇게 5월의 어느 화창한 날의 소풍은 두 사람에게 또 하나의 행복한 추억으로 쌓여가고 있었다.

 

                                                                                             -끗-

 

 

 

 

 

 

 

 

 

--오랜만에 컴터에 앉았더니 허리가  어깨가 ㅋㅋㅋㅋ그래도 30분 걸렸ㅋㅋㅋㅋ

    나 내일 바다보러 감...자랑질 아님...걍 그렇다구 ㅋㅋㅋㅋ-----고나리해도 안 지울거니까 하지말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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