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야간편의점

검사문학(1.247) 2019.10.18 06:47:47
조회 175 추천 0 댓글 3

야간 편의점.


 올해로 스물인 창우는 앞 날이 막막했다. 유복하지 못한 집안사정에 대학을 포기하고 공장에 취직했다. 아니 했었다.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는 창우는 입사 동기인 동갑내기 여자애가 받는 성추행에 참지 못해 주임을 폭행했고

600만원의 합의금과 함께 잘렸다. 인근 공장에 소문이 났는지 재취업은 어려웠다. 창우의 마지막 길은 군입대였다.

마침 인원이 비어 입대 날짜가 정해졌다. 12월 2일이다. 창우는 입대하기 전까지 지인의 소개로 집 근처 편의점 야간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계약서상 00시부터 9시까지였으나 창우의 폭행 전과를 알고 있는 편의점 사장의 협박에 21시부터 다음날 09시까지 근무하고 급여는 00시부터 09로 받았다.

창우는 화가 났지만 여기마저도 잘리면 12월까지 수입이 없기에 참고 견뎠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시급이 높았다.창우가 두달째 근무하고 있는 9월의 19일.

새벽에 들어오는 물건도 다 정리했고 청소도 끝났다. 재고도 선입선출대로 정리해놨고 심심해진 창우는 노래를 흥얼거리다 이내 잠이 들었다.

잠이 들며 창우는 생각했다.


'어차피 시골 외진 곳이고 아무도 안올거야. 조금만 자자.'


창우는 곤히 잠들것만 같았다. 그러다 워크인쪽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 어린 아이의 목소리같기도 했고 늙은 노파의 한숨소리같기도 한 소리는

창우의 정신을 빠짝 조였다. 놀란 창우는 워크인으로 들어가 살폈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창우는 자신이 잘못들었겠거니 했지만

양 팔에 돋은 소름이 힘겨웠다. 긴장한채로 09시까지 있었고 그때까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멀리서 교대자가 오는 것이 보였다.

적어도 5분 전엔 와야지 정각에 교대하고 집에 갈 수 있기에 창우는 항상 5분 일찍왔지만 창우의 교대자는 한번도 일찍 온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교대자를 상당히 싫어 헀었는데, 오늘만큼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교대를 마치고 창우는 서둘러 집에 갔다. 검은 사막을 하고 싶었지만 몇 시간을 긴장한 채로 서있던 탓일까.

창우는 스르르 잠이 든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그동안 창우는 한번도 그떄 들었던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미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기에 창우는 겁을 먹지 않았다.

오늘도 할일없이 시간을 떼우다 다시금 잠이 오기 시작했다. 어차피 시골 외진 곳이고 근무하는중에 이 시간대에 손님이 오는 것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기에

창우는 별 생각없이 잠이 든다.


그때였다. 워크인에서 다시금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창우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번엔 소리만 들려온 것이 아니라 -쿵 -쿵 하는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까지 들렸다.

창우는 비명을 지르며 달아났다. 핸드폰으로 매장 점장에서 전화했다. 이른 아침이었기에 신호음이 갔지만 점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창우는 한번 더 전화를 걸었다.

점장이 전화를 받았다. 점장은 침착했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헀다.


-창우야 혹시 워크인에서 누가 나왔니?


창우는 소름이 돋았다.


-아니오 나오진 않고 이상한 소리랑 누가 문을 두드렸어요.


점장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거기서 기다려봐. 내가 갈게.


창우는 편의점 밖에서 벌벌 떨며 점장을 기다렸다. 시간은 더디게만 갔고 워크인은 잠잠해졌지만 창우는 식은 땀을 흘리며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기다렸다.

이윽고 점장의 차가 왔다. 점장은 편의점 문을 잠그고 창우를 차에 태웠다. 근처 국밥집으로 간 점장은 국밥 두그릇을 시키곤 조용히 기다렸다.

창우는 점장에게 물었다.


"점장님 그게 대체 뭐에요?"

"일단 먹고나서 얘기하자."


할말이 많았으나 점장을 당장 말할 의사가 없어보였다. 창우는 참고 기다려 국밥을 허접지겁 먹고 점장이 다 먹길 기다렸다.

점장은 천천히 먹었다. 생각을 정리하듯, 혹은 할 말을 정리하듯. 


반쯤 먹었을까. 점장이 말했다.


"내가 이 편의점 인수한지 구 개월째인거 알지?"

"네. 헐값에 나온걸 샀다면서요."

"왜 헐값인지 알아?"

창우는 심장이 두근거렸다.

"왜 헐값인데요?"


"이전 점주는 어머니와 어린 딸을 데리고 사는 홀아비였어"


점장은 물 한모금을 마시고 말을 이어갔다.


"10개월 전. 그러니까 작년 12월 19일이지. 19일에 오픈하는 매장인데 뭐, 한창 바쁠때잖아 크리스마스 준비도 하고 물건도 많이 들어오고. 그래서 

 전 점장은 하루종일 매대에서 물건을 정리했대."

"그런 점장이 안쓰러웠는지 어머니와 어린 딸도 물건을 같이 정리했었는데. 워크인에 물건을 넣으러 갔는데."

점장을 침을 꿀꺽 삼켰다.

"워크인 문고리가 고장났었대. 안쪽에서 안열리게."


창우는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점장은 하루종일 물건을 정리하다 어머니와 어린 딸이 없어진 걸 보고 집에 갔거니 했고, 물건 몇개가 배송이 잘못와서 자기가 집에 가는 길에 건내주고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었던거야."

"그래서 점장은 동네방네 어머니와 어린 딸을 찾아다녔대. 그러다 매장에 와서 딸아이의 인형을 찾게 되고 매장을 찾다 워크인에 들어갔는데."

"문 앞에 두 주먹이 깨진 채 어머니는 얼어죽었고 딸도 죽었대. 워크인이 얼어죽을 정도는 아닌데 노모와 어린 아이에겐 아니었던거지."


창우는 생각했다. 그래서 그렇게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와 노모의 말소리가 들려왔구나.

그래서 그렇게 문을 두드렸구나 싶었다.


창우는 일을 그만 두었다. 도저히 편의점에 들어갈수가 없었기때문이다. 아직도 매월 19일이 되면 창우는 악몽을 꾼다. 얼굴도 모르는 할머니와 어린아이가 자신을 좇아오는 꿈을.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어떤 상황이 닥쳐도 지갑 절대 안 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20 - -
AD 희귀 정령 획득 기회! <아스달 연대기> 출석 이벤트 운영자 24/05/23 - -
공지 검은사막 갤러리 이용 안내 [742] 운영자 14.12.18 582100 330
2452769 ㅅㅂ 니플조합 존나 다채롭네 검갤러(39.7) 04:29 8 0
2452765 쿠닌 딜차이 심함? [1] ㅇㅇ(125.247) 02:56 68 0
2452764 큰일은 항상 남자가 하는 거 아님? ㄷㄷ ㅇㅇ(223.38) 02:33 47 0
2452763 트럼프 이 ㅂㅅ새끼 ㅋㅋ ㅇㅇ(223.38) 01:49 78 0
2452760 오늘 기사도 알박한거냐? [1] ㅇㅇ(14.32) 00:55 156 0
2452759 난 태권이 응원한다 검갤러(39.122) 00:43 43 0
2452758 각 길드 직업별 네임드로 알아보자 [3] 검갤러(220.126) 00:30 267 1
2452755 레드불이 골벨 박은 이유 [2] 검갤러(58.78) 05.24 231 0
2452754 Royalty 상위권 길드 안돌리는 시간대에 한판씩 돌리네 [2] 검갤러(118.235) 05.24 256 2
2452753 160cm이하 집결 ㅇㅇ(211.235) 05.24 61 2
2452752 여긴 뭐 맨날 거점으로 싸우고있노 [2] 안녕하시긔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86 2
2452751 160cm 이하 집결 ㅇㅇ(211.235) 05.24 53 2
2452749 뿔버섯도 그냥 연맹을 끊어 검갤러(106.101) 05.24 169 0
2452747 핵곰이랑 레드불 사이 안좋음? [2] 검갤러(223.38) 05.24 277 0
2452746 아시바당 병신새끼들ㅋㅋㅋㅋㅋㅋ [2] ㅇㅇ(223.62) 05.24 260 0
2452745 레드불 막나가자는거지? [9] 검갤러(106.101) 05.24 682 19
2452744 중졸 고아 계받충집결 ㅇㅇ(118.235) 05.24 77 0
2452743 ㅋㅋㅋㅋㅋ핵곰 벌레새키들 커ㅓㅓㅓㅓ엇ㅋㅋㅋㅋㅋ ㅇㅇ(61.43) 05.24 125 6
2452742 핵곰 차렷! 검갤러(218.51) 05.24 103 4
2452741 백곰 개병신새끼들 컷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검갤러(112.157) 05.24 114 3
2452740 백곰 커어어어엇!!!!!! ㅇㅇ(118.235) 05.24 105 2
2452739 실력필요없는 평등한거점 아주좋습니다 ㅇㅇ(220.92) 05.24 136 0
2452738 Kda<<< 그냥 물로켓 ㅇㅇ ㅇㅇ(223.38) 05.24 191 2
2452736 익명의아상이다 ㅇㅇ ㅇㅇ(117.111) 05.24 140 1
2452734 오늘 무제한거점 아무도 신청안햇음? [3] ㅇㅇ(220.92) 05.24 271 0
2452733 대황플로케스트라 2단 참전 [3] 검갤러(223.38) 05.24 246 1
2452732 하푸하푸 일베길드 검갤러(61.33) 05.24 94 1
2452731 데반 깡트 에바야 ? 검갤러(182.227) 05.24 63 0
2452730 쿠노 네임드 목록 ㅇㅇ(211.235) 05.24 129 1
2452729 1단거점 각커 어때용 형들 [1] 곰팡팡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36 0
2452728 나만의 솔라레 노하우 검갤러(185.80) 05.24 193 1
2452727 300스택? 개쉽네 [2] 검갤러(220.120) 05.24 206 2
2452726 갤=일베? [4] 로고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27 0
2452725 꿀빨러좀 그만받아라 ㅡㅡ [1] 검갤러(122.37) 05.24 143 0
2452724 인벤 자게 근황 도린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09 2
2452723 님들 투발라다음은 뭐끼나요? ㅇㅇ(118.235) 05.24 28 0
2452722 강형욱 해명 영상 떴던데 [12] 로고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406 2
2452720 연구소 처리 중입니다 검갤러(220.74) 05.24 64 0
2452719 여자가 사과를 요구하면 절대 사과하지마라 ㅇㅇ(223.39) 05.24 79 1
2452718 하 요즘 꿀빨러새끼들때문에 좆같다 [1] 검갤러(211.225) 05.24 111 0
2452716 현재 고소협박을 당한 태권이는..심신미약.. [1] 태권V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4 188 1
2452715 정치인 중에서 좋은 사람 못 본 듯 ㄷㄷ [13] ㅇㅇ(223.38) 05.24 160 0
2452714 툰그효과를 먼저 풀고 데보를 연회때풀엇어야지 ㅋㅋ ㅇㅇ(220.92) 05.24 106 0
2452713 자리 없을때 자리만드는법 (꿀팁) ㅇㅇ(118.235) 05.24 85 0
2452711 검사남바완 여신은 지향이다 ㅇㅇ [1] 검갤러(117.111) 05.24 107 1
2452710 다뀽 vs kano vs 지향 vs 소림 vs 천은진 [11] 검갤러(118.235) 05.24 479 13
2452709 가서 검은사막이나 해 로갤러(223.38) 05.24 45 2
2452707 십뉴비 솔라레에서 태권이 본썰 검갤러(121.131) 05.24 102 0
2452706 여자여자 거리는병신들이 ㅇㅇ(118.235) 05.24 69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