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난 포웰 (인천=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3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자랜드-KCC의 플레이오프 4차전. KCC가 94-85로 이긴뒤 전자랜드 포웰이 KCC 벤치로 달려가 화를 내고 있다. 2009. 4. 3 kimyg@yna.co.kr

(인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3차전부터 과열 양상을 보인 전주 KCC와 인천 전자랜드의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가 폭력 일보 직전의 사태로까지 이어졌다.

3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4차전이 끝난 뒤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이 KCC 벤치로 달려들어 몸싸움이 벌어졌다.

4쿼터 후반 KCC 하승진과 전자랜드 윤영필이 더블반칙을 지적받는 상황에서 포웰과 KCC 벤치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

이때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은 포웰이 경기가 끝나고 KCC 배길태 매니저를 찾아가며 상황이 커진 것이다. 포웰이 KCC 신인 최성근을 밀치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고 이후로는 양팀 선수들이 몰려들어 뜯어말리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두 팀의 코치까지 언성을 높이며 맞서는 바람에 더 험악해졌다.

경기를 앞두고도 코트 밖 신경전으로 분위기가 과열돼 있던 두 팀은 1쿼터에 도널드 리틀과 이중원이 더블 테크니컬 반칙을 지적받는 등 경기 내내 팽팽히 맞섰다.

최희암 전자랜드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상기된 얼굴로 인터뷰실로 들어와 "전자랜드는 돈이 없고 KCC는 돈이 많은 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해서 농구 발전이 있겠느냐"라며 "5차전에 갈지 말지 구단과 상의해서 결정하겠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허재 KCC 감독 역시 "방송 인터뷰를 바로 가느라 경기 끝난 직후 상황을 못 봤다. 포웰은 왜 남의 벤치에 와서 그러느냐"라고 반문하며 "경기가 아니고 무슨 싸움 같다. 농구를 해야지 이러다가 한 명 죽겠다"라고 말했다.

경기를 지켜본 한 현역 감독도 "왜 이렇게 농구를 하는지 모르겠다. 농구가 아니고 폭력"이라고 답답해했다.

KCC 하승진도 "신인이 이런 말을 하면 좀 그렇지만 양팀 다 너무 승부에 집착하는 것 같다. 팬들이 외면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3차전에서 전자랜드 리틀과 충돌해 오른쪽 눈에 멍이 든 임재현 역시 "플레이오프나 챔프전도 해봤지만 분위기가 이렇게 심한 적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서울 삼성과 창원 LG의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이 끝난 뒤에도 삼성 테렌스 레더가 LG 선수들에게 다가가 시비가 붙은 지 불과 3일만에 또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농구팬들은 코트 폭력이 어디까지 갈 것인지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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