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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6화-

짭엘라6살(182.216) 2019.10.21 03:02:43
조회 796 추천 17 댓글 5

바갤문학





"zero...?"


퉈자시의 입이 열리고 나온 말은 사실 기우가 예상했던 말이었다.


500여판에 달하는 인터넷대국을 하는 동안, 그의 정체를 묻는 메세지도 많이 받아왔다.


오프라인에서도 당연히 일어날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조금 일찍 일어났을뿐.


"oh...no, i'm a just fan of zero."


'뭐... 증거가 있는거도 아니고 잡아떼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지.'


짧은 영어로 적당히 둘러대는 기우를 미심쩍다는 눈초리로 쳐다보던 퉈자시는 돌통에서 백돌 하나를 다시 집었다.


잠깐 중지되었던 대국이 계속 진행됐다.


탁!


타악!


탁! ...


[100%]


탁!


[100%]...


조금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대국의 형세가 기울었다. 역시 기우의 수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착수였지만 어느새 바둑이 끝나있었다.


'제로가 오프라인에서의 일류프로들마저 역시... 압도해버리는 구나'


퉈자시는 사석을 하나 바둑판에 올려 기권을 선언하고는 기우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응...? 뭐지? 역시 의심하는건가?'


"흠흠, 크흠"


다소 노골적인 퉈자시의 시선을 외면하며 기우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차피 승패는 기록원이 기록한다. 결승이긴 하지만 어차피 예선에 불과하니 인터뷰 같은 것도 없다.


[업적 '본선 진출'을 달성하셨습니다.]


[일류 프로를 상대로 승리하였습니다.]

[보상: 바둑력+100]



익숙한 보상을 주는 알림창이 뜬다.


그러나 대국장 밖으로 나오는 기우의 머릿속이 다소 무거웠다.


예선인 지금이야 어물쩍 넘어가긴 하지만, 현재 자신의 바둑내용이 미심쩍은건 사실이다.


본선으로 올라가고 기보스타일을 인터넷의 Zero와 대조해보면 들키는건 사실 시간문제라고 할 수 있다.


들킨다고 해서 사실 문제가 되는것도 아니긴 하지만.


'제일 큰 문제는 내 실력이 아니라는 거지...'


내 실력이 아닌 이상 여러가지 걸리는 점이 많다. 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나한테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고, 만약 사라지지 않는다고 해도, 양심이 걸리는 문제다.


적어도 내 인생을 바친 분야이니 만큼 프로입단 만큼은 본래 실력으로 하고 싶은 바람이다.


'그래 제로의 추천수는 참고만 하자...'


오프라인에서 일류 고수 상대로도 통한 다는 걸 깨달았으니 이제는 당분간 봉인하는게 맞지 싶었다.


"안녕하세요~"


계단을 내려가는 도중 앳되게 생긴 소년이 인사를 한다.


'어? 정환이?'


띠링!


[사용자 '이기우+205'보다 기력이 강한 상대를 감지했습니다.]

[상대의 정보를 읽습니다.]

[이름: 박정환]

[나이: 18]

[기력: 좌조]

[특이사항: 2007 엠게임 바둑마스터스 챔피언십 우승

2008 제12기 SK가스배 신예프로10걸전 준우승

2009 제4기 십단전 우승

2009 제14회 박카스배 천원전 우승

2010 바둑대상 신예기사상

2010 제5회 원익배 십단전 우승

2010 한중 통합천원 우승]


[대국 시 사용자의 승리 확률 0.236%]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제로가 활성화 상태입니다.]

[대국 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제로의 승리 확률 97.365%]


'뭐지 이 엄청난 수치는...? 0.2프로?'


주르륵 뜨는 수많은 알림 사이로 유독 크게 보이는 승리 확률 0.236% 를 보고는 기우는 잠시 멍해졌다.


"저... 기우형?"


"아...? 어어 정환아 어 그래 안녕? 방금 한 판 두고왔더니 정신이 없네"


기우는 얼른 정신을 차리고 대답을 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박정환은 납득한 듯 했다.


아무래도 바둑계가 좁다보니 기우도 어린 기사들과 웬만큼은 친분이 있는 편이었다.


박정환과도 지나가다 인사할만큼의 친분은 있었다.


"아하... 형 본선 진출했다고 들었어요. 축하해요~ 전 바빠서 이만 가볼게요."


"어 그래 조심히 들어가~"


짧게 인사하고 멀어지는 박정환의 뒷모습을 기우는 바라보았다.


'0.236 퍼센트...'


퉈자시 상대로도 적어도 10퍼센트 이상은 나왔는데 박정환에게는 고작 1퍼센트의 이길 가능성도 없다는 건가?


그래도 평생을 반상 앞에서 보내왔는데 이러한 수치가 나온 다는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재능의 벽. 오늘따라 더 쓰게 느껴졌다.


기우가 알기로 박정환은 분명 2007년만 해도 초단이었는데 국내 대회들을 쓸어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010년 8단까지 승단을 하였다.


소문으로는 2010년 아시안게임에도 대표로 뽑힐 거라고 하던데, 메달이라도 하나 따면 바로 9단이 될 것이다.


자신은 고작 입단조차도 못해서 빌빌 거리는 판에.


압도적인 이라는 수식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재능의 격차가 느껴졌다.


'그래도 나한테는 zero가 있다...'


분명 zero를 사용하면서 바둑력이 상승할 때마다 자신의 기력도 늘어나는게 느껴졌다.


조금만 더 손을 뻗으면 닿을 날이 올 것이다.




. . .



[바둑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바둑력이 2 상승하였습니다.]


[바둑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바둑력이 1 상승하였습니다.]


[바둑력이 2 상승하였습니다.]......


기우가 바둑 관련해서 공부를 하거나 업적을 달성할 때마다 바둑력이 증가했다는 알람이 떴다.


지금도 기우는 현현기경, 관자보 등 여러고전 사활들을 푸는데 몇문제 풀 때마다 계속 바둑력이 상승하고 있었다.


제로를 얻기 전에는 공부를 해도 안개속을 헤매는 느낌이었는데, 제로를 얻고 나니 약간의 활동에도 실력이 쑥쑥 상승하는 기분이었다.


'좋다. 대회 본선 전에 적어도 바둑력 +10000은 만들어 놓을 수 있겠지?'


제로가 어디서 무슨 목적으로 자신에게 온지는 모르지만, 이제 기우의 유일한 희망이 되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최고가 되어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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