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준이라는 게 있어요.
그 테두리에서 자유롭게 놀면 그만이지요.

강의를 본 적 있습니다.
\'이 다음부터는 어렵습니다.
이후는 실력껏 두세요.\'

무책임한 강의라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명쾌합니다.
다음 장면. 8급은 8급의 수로, 7단은 7단의 수로 두어가겠죠.
갈림길은 거기서부터입니다.
자신만의 바둑이 모두에게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는대로 세상을 삽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각자 다릅니다.
모르는 데 어찌하겠습니까?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압니다.

그저 실력껏 두십시오.
삶도 소신껏 사십시오.
물론 바둑공부를 한다면야 기력은 늘 것이고
전에 보이지않던 것들이 눈에 잡힐 것입니다.
수양을 하면 좀 더 높은 수준과 남다른 생각의 깊이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면 또 어떻습니까?
내가 내 수준에 맞게 바둑두고, 내가 아는대로 세상 사는데
그리 크게 생각할 게 없다는 겁니다.

바둑공부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건 연구생이지 않겠습니까.
즐기면 그만입니다.

스물다섯살 두 번째 날에
문득 공부가 하기싫어 적어본 게으른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