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을 외우긴 했으나 이해하지 못해서 그런거다.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상당수는 그 과정에서 정석을 버리고 자기를 골통 먹이던 상수의 수법을 따라하는데, 그건 제일 안좋은 선택이다. 지더라도 계속 정석바둑을 고수해라. 어느순간 정석바둑으로 이기는 날이 올거다. 정석은 처음에는 수순을 외우고, 두번째는 후에 생기는 변화나 뒷맛을 알게되고 세번째는 전체 판의 흐름에 맞는 정석선택을 배우게 된다. 마지막 단계는 지금까지 외웠던 정석을 모두 잊어버리는 것이다. 모든 정석에 대한 이해는 최종적으로 어복과의 관계로 귀착된다. 고수일수록 돌이 어복을 향하기 마련인데, 똑같이 3선에 돌을 놔도 고수는 어복을 항상 고려한다. 결국 어복에 대한 이해가 확립되면 대부분의 정석의 이해가 이루어진 것이된다. 이 단계를 거치면 수읽기 능력에 따라 아마고수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단계까지 이르는 것인데, 이것도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어떤이는 6개월만에 가능하고 어떤이는 평생가도 못 다다른다. 평생가도 모르는 사람들은 너무 실망마라. 어쩌면 인생에 있어서 그것이 훨씬 더 좋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