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소란스럽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할 겸, 다음주에 인도네시아로 떠나는 키나가 현지에서 잘 적응하라는 의미에서 인도네시아어 기초 과정을 개설한다.

1. 인도네시아는 자체 문자가 없어 로마자로 표시한다.

듣던 중 반가운 이야기지? 물론 베트남어도 로마자로 표기하긴 하지만 6가지 성조를 표시해야 하기 때문인지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알아볼 수 없는 표기가 있는 반면, 인도네시아어는 우리가 아는 26개의 알파벳으로 표기한다.

2. 발음에 대해 몇가지 특이사항만 잡으면 마스터 가능하다.

(1) 경음 대신 격음으로 발음한다. k는 ㅋ가 아닌 ㄲ, t는 ㅌ가 아닌 ㄸ, p도 마찬가지

Jakarta의 경우는 그냥 자카르타라고 발음해도 된다. 국제적으로 유명한 지명이기 때문

(2) c는 "ㅉ"로 발음한다.

(3) 모음은 a, e, i, o, u 가 전부임. 일어와 같음

(4) e 발음에 주의하자. e는 ㅓ와 ㅡ의 중간발음이다. 물론 아주 드믈게 ㅔ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긴하다.

예시)

Bekasi (자카르타 인근 도시) - "브까시"에 가까운 발음임

Cikarang (Bekasi에 소속된 지역으로 삼성, LG 등등의 회사들이 위치함) - "찌까랑"으로 발음하면 됨


단순하지? 이제 인도네시아어를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을거야.

2. 어순은 주어 - 동사 - 목적어

Saya cinta anda. = I love you.

시제가 없어서 문맥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사실 판단할 일이 없다. 그냥 오늘만 사는 느낌이다.

3. 형용사, 부사가 발달하지 않음, "명사 + 명사"로 쓰면 뒤의 명사가 앞을 수식한다.

Anak anzing : anak은 아기, anjing은 개 > SOB가 욕인 것은 전세계 공통인 듯

Orang utan : orang은 사람, utan은 숲, 오랑우탄은 숲에 사는 사람이란 뜻이다.

Orang Korea : 한국사람, "오랑 꼬레아"라고 발음해주면 된다.

Orang gila : mad man, crazy man 요긴하게 잘 이용해보자.

Matahari : Mata는 eye, hari는 day, eye of day = 태양이란 뜻이다. 마타하리는 많이 들어봤지?

Korea Selatan : South Korea

Korea Utara : North Korea

4. 관념적인 어휘가 부족해서 상당부분 영어단어를 가져다 쓴다.

transaksi - transaction

imigrasi : immigration - 공항에 도착하면 볼 수 있음. 물론 영어도 병기해두긴 함

populasi : population

영어단어를 어떤 식으로 자국어화 하는지 기준이 보일거임

~tion을 명사형 어미 si로 바꾸고, 발음나는대로 바꿔버리면 끝

restoran : restaurant

stroberi : strawberry

mesin : machine

인도네시아 근무 초기에 서류를 보니 영어로 써있긴한데 이해할 수 없는 문구가 있었음. "mesin cut"라고..

3번과 4번을 연결해서 보면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됨. cutting machine이었음

시제가 없고 동사의 격변화에 익숙하지 않으니 cutting이 자연스럽게 안나오는거지

한국사람이 영어를 쓰면 자연스럽게 된장냄새가 나듯이 인도네시아인이 영어를 쓰면 티가 난다.

5. 인사를 잘 하자.

Selmat을 앞에 붙이면 만능인사가 된다.

Selat pagi : good moring

Selamat siang : good afternoon

Selamat Sore : Good evening

Selamat tidur : good night

Selamat Hari Natal : Merry Christmas (Natal은 영어에서 가져옴. 발음은 영어식이 아니라 인니식으로 나딸)
나탈 바지롤을 아는 사람이 있다면 네가 알고 있는 그 이름이 맞음

Selamat tahun baru : Happy new year

위에 발음하는 방법을 설명했으니 굳이 한국어로 음차안해줘도 될거라 생각해

6. 현지 음식 몇가지의 이름은 알아두면 좋겠지

nasi goreng ; 볶음밥

Mie goreng : 볶음면

ayam goreng : fried chicken

ayam bakar : 직화구이 닭

ikan bakar : 직화구이 생선

sapi goreng : 소고기구이

sate ayam : 닭꼬치. 특이하게 sate는 식재료가 뒤로 감. sate가 요리방법이 아닌 요리 자체이기 때문인 듯

식재료 nasi, ayam, sapi, ikan과 요리방법 sate, goreng, bakar를 알면 취향에 따라 조합하면 됨

7. 숫자

1. satu

2. dua

3. tiga

4. empat

그 이상은 별 의미없고 관광객이라면 손가락만으로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8. 인도네시아를 왜 인니라고 부를까? (뇌피셜)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가 ini다. this 라는 뜻이다.

that에 대응하는 itu도 있는데 현지인들도 사용 빈도가 높지는 않은 것 같다.

한문장 이야기할 때 마다 거의 한번씩은 등장하고, 무지성으로 ini, ini만 이야기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외국인과 만났다고 가정해보자. 길게 이야기해봐야 소용없고 계속 "이거", "이거"라고 하지 않을까?

중국인들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ini이니 나라이름을 인니(印尼)라 한것이 아닌가 망상을 해본다.

나무 위키를 찾아보면 한자로 음차한 印度尼西亞를 줄인 말이란 것이 오피셜이다.

아무튼 길게 이야기할 필요없이 "ini satu" 즉 "이거 하나"만 이야기하면 왠만한 쇼핑, 식사 주문은 가능하다.

9. 기타 잡설

어느날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왔었다. 차 타고 가는데 경찰에게 잡혔다고 해서 "돈 주고 그냥 가"라고 했더니 돈을 줘도 안받는다며 쩔쩔매고 있더라. 인도네시아에 청렴한 경찰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서 현지직원에게 전화를 바꿔주고 협상을 시도했더니, 위반은 두건 하고 돈은 한건만 주려고 해서 화가 났단다. 그 이야기를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전하는 현지직원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잊을 수가 없다.

지갑을 소매치기 당해서 신용카드를 재발급받으려고 하니 경찰서에 가서 분실신고를 해야 한단다. 분실신고 받아줘서 감사하다고 한국돈 5만원에 해당하는 돈을 사례비로 주고 나왔다. 욕 나오더라.

분실사실을 알고 신고할 때까지 1시간 가량 소매치기범이 한국돈 100만원 가량을 긁었는데 당연히 면책될 줄 알았더니 내가 물어내야 한다고 하더라. 긴말 안하고 알았다고 하고 Bank Mandiri로 가서 법인계좌 개설하고 기존 잔액 모두 이체신청을 하니 발칵 뒤집어져서 지역 헤드까지 찾아와서 빌고 난리가 났었음. 예치해둔 자금 규모가 조금 됐음. 하필 자금담당자를 건드린 값을 톡톡히 치루게 해줌 (금액 규모를 이야기하면 어느 회사인지 저격이 가능할 수 있어서 안밝힘. 현지에 진출한 한국회사의 상당수가 현지은행을 들었다 놨다 할 수준이니 굳이 저격하겠다고 찾지마라)

인도네시아에서 살면서 가장 재미 없는 일은? 와이프와 함께 하는 발리 여행

우리 아들이 발리 도착하더니 "이 나라는 인도네시아랑 똑같네?"라고 하더라.

비행기만 타면 다른 나라 가는 줄 알던 5살때 이야기임

근무 마치고 귀국한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네. 뭐 나름 재미있는 생활이었음

Golden Disk Awards with Mandiri에서 Mandiri가 Bank Mandiri임.

한국어로 굳이 번역하면 "독립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