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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또래 남자들 특유의 문화가 너무 적응되지 않아요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18.38) 2024.04.29 03:11:36
조회 488 추천 6 댓글 10
														

저는 대학생 남성입니다. 살면서 '전형적인 남자애'들의 모습과 제 모습이 많이 달라 어울리기 힘들었습니다. 어찌보니 여친, 중학교 여사친, 존경했던 고등학교 선생님, Wee클래스 상담사 두 분, 대화를 자주 나눈 사람들 대부분은 여자였네요.  

중학생 이상부터 20대 남성분들 대부분에서 나타나는 것 같은데 제가 관찰한 바로는 회색이나 검은 맨투맨 바지에 흰 캡모자 투블럭 머리를 하고 5-10명 정도씩 몰려다니며 놀 때는 거의 대부분 pc방에서 롤이나 축구/농구, 노래방, 술집 중 하나이고 서로 스킨십에 거리낌 없고 욕을 자주 쓰는 게 '전형적인 남자애' 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제 짧은 식견과 연륜으로 봐서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 정도면 얼추 들어맞을 것 같네요.

저는 과묵하고 센스랑 사회성이 부족한데 대중적인 취미와도 괴리가 큽니다. 산책이나 지도 보기, 지역 탐방, 독도법, 비행기 철도차량 구조 찾아보기, 언어학, 여행, 그것도 인스타 감성같은 여행이 아니라 도시 구조가 어떤지, 이 지역에 있던 역사적 사건이나 학살, 전적지 같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사색을 즐기는 거라 같이 여행가자고 해도 재미없어할 듯 합니다. 주로 꺼낼만한 대화주제는 과학 역사 지리학 지정학 이런 얘기뿐인데 한두번이면 모를까 게임 연예인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진지한 얘기만 꺼내는데 어느 누가 재미있어하고 그 누가 어울리고 싶어할까요. 누군가와 친해지려고 게임이나 예능 이런 걸 억지로라도 배워야 할까요. 그런 주제가 아니라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대화로 친근해질 수 있을까요. 가능한데 저만 방법을 모르는 걸까요. 고민됩니다.

갠적으로 남자애들이 우루루 몰려 다니는 거, 경쟁심이나 승부욕, 단순하고 충동적인 모습 같은 게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그냥 마음 맞는 친구랑만 지내면 되지 굳이 왜 그럴까. 대학 와서도 룸메가 저녁때마다 롤 하는거 보면 그렇게 좋을까 싶기도 하고요.

특히나 친근함의 표시로 욕을 한다는 게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야 이새끼 저새끼 하는 건 기본에 사소한 상황에서도 너무 쉽게 욕을 뱉는 것입니다. 중고등학교야 그렇다 쳐도 서성한 급 공대라면 어느정도 배운 사람들, 착하고 예의 바른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았는데 욕을 쓰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요. 물론 이들 대부분이 교수 앞에서 욕을 쓴다거나, 대놓고 남을 무시하고 깔보는 급은 당연히 아닙니다. 그러나 제 눈에는 엄연한 욕을 서로 아끼고 공감해 줘야 할 친구 사이에 툭툭 던지는 게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지금이야 뭐 이름만 아는 사이니 그들도 예의 갖춰 주고 조별과제에서도 다들 상호존대 하지만, 남자애들과 친해지면 나한테도 욕을 거리낌없이 할 것 같고, 남초 특징이라는 '욕 먹어가는 것, 갈굼'에 익숙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혹자는 제 도덕적인 기준이 너무 높거나 예민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저한테는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엄마한테 말하니까 "에이 욕 안하는 남자애들 어딨어 그냥 그러는 거지 받아들여" 하며 이해를 못 하니 더 속상하네요. 욕 안쓰는 남자애는 살면서 가끔 봐왔지만 여기서는 찾을 수 없네요. 아니면 그들도 그저 젊으니까 그런 걸까요, 나이를 먹으면 친구들에게도 욕을 쓰지 않을까요.

이런 것에 너무 집착하니까 남성성이라는 개념에 반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순수하고 청순한 감성적이고 고운 남자였으면 좋겠습니다. 근육질인 모습이 멋지다기보단 혐오스러웠습니다. 저한테 근육이 붙는다는 게 강박적으로 싫고 평생 빼빼 마른 몸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운동도 유산소만 하고요. 키 크고 어깨가 넓고 사각턱이라서 컴플렉스였고 키 줄이는 수술이 있다 해서 알아봤는데 너무 비싸서 포기.. 그리고 남자다워야 한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엄청난 분노를 가져다주었어요. 역으로 남성스러운 여자한테는 멋지다 쿨하다 시원하다고 좋게 봐줄거면서 남자한테만 그래 서러워서 진짜..

가끔은 여자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과학이 재미있고 잘해서 공대에 왔는데 남초 직장에 적응하기도 힘들 듯 싶어 교대로 반수할까 고민중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남성 특유의 서열놀이나 경쟁심이 아닐지라도 여초에서도 무지성 공감이나 인민재판 뒷담 같은 불건강함은 스트레스 요소입니다. 어느 쪽이 덜 스트레스일지는 여초 집단에 몸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요.

저는 저와 성격이 잘 맞는 여친이 있습니다. 그래서 박물관 전시를 보며 생각을 나누고 데이트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여친은 적은 친구랑 깊이 사귀는 스타일이지만 사회성은 정상인 듯 합니다. 저보고 계속 자아성찰 잘하고 착하고 진중한 건 좋지만 제 사회성 때문에 너무 답답하다며 제발 친구를 사귀랍니다. 이러면 또 친구가 없는 모습에 질린 여친이 떠날 거라는 생각에 불안해집니다. 또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그녀의 말에 '행복해지지 않고 그런 모습 안 보여주면 여친이 나한테 실망할 거야' 라는 상상도 했는데 어느 누가 그런 식으로 생각할까요? 제 스스로 느끼기에도 한심한 사람이라고 자책하지만 그럴수록 자신감만 떨어지고 나아지는 것도 없고..

저의 관심사나 성격이 꼭 그들과 같은 모습이여야 어울릴 수 있을까요. 관심사가 다르더라도 친구가 될 방법이 있을까요. 저 같은 사람을 찾기 너무 어려워서 그나마 비슷한 성격의 사람이라도 다른 점이 너무 많아 스트레스네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공존이라도 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럴 방법이 있지만 제가 찾지 못한 걸까요. 모든 사람이 어떻게 다 똑같은 생각과 가치관을 가질 수 있나요, 그런 사회가 있다면 그게 바로 전체주의 사회가 아닐까요.

또래들보다는 오히려 (시도해본적은 없지만) 교수님하고 더 말이 잘 통할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서도 완전 아싸였는데 담임쌤은 오히려 제가 호기심 많고 질문도 잘 한다며 인정해주고 음성학에 관심이 있어서 국어쌤 일본어쌤하고 수업 끝날때마다 10분씩 유성음화, 비음화 유음화 구개음화의 자세한 조건 같은 주제로 대화했는데 다른 애들 보기엔 별종이다, 너무 오바 떤다고 생각했겠지만 저는 너무 재밌던 기억이었네요.

넘을 수 없을 너무나 이질적인 모습에 타협하고 나답게 지낼 수 없는 사회와 나의 모습에 요새 많이 우울감을 느끼고 답답하기에 여기에 적습니다. 여러분들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 별 tmi까지 사족 붙여가서 글이 길어지는데 사회인들은 이런 식으로 대화하지 않고 이렇게 글을 쓰진 않는거 알지만 완전히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서 일말의 오해를 주지 말자는 강박을 참을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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