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가 격파된 뒤에 남는 것

윤민혁

2013.08.17 00:32:36

조회 294 추천 3 댓글 10

전차가 완전히 관통되면 안의 전차병은 때론 몸, 특히 머리가 처참한 육편이 되면서 발생하는 선혈과 응혈 그리고 뇌수로 전차 내부가 온통 뒤범벅이 된다. 끔찍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다. 정비병들이 육편이 된 전차병을 끌어내고 전차 내부를 청소한다. 그리고 반쪽짜리 2인용 소형 천막에 시체를 꿰어맞춰서 안치한 후 영현등록반(英顯登錄班)에게 인계한다. 세제, 소독약, 물로 전차 내부를 세척한 후 수리해서 새 전차처럼 만들어 다른 전차병들이 탑승할 수 있게 끔 만든다.

<출전>
Cooper, Belton Y. (2007-12-18). Death Traps: The Survival of an American Armored Division in World War II (Kindle Locations 568-571). Random House, Inc.. Kindle Edition.

장갑묘님 이글루에서 긁어온 거지만, 바로 아래 소개한 동영상의 주인공인 미 제3기갑사단 소속 기술장교였던 벨튼 쿠퍼의 책에 실린 한 대목. 전차가 격파되면 끔살 운운하기 전에, 저런 일을 당한 사람하고 저 상황을 수습하는 사람들 생각은 합시다.

참고로 정비병들이 저 작업을 할 때 제일 많이 쓴 도구가 한국군에서도 아직 종종 보이는 그 커다란 삽 모양 포크 달린 숟가락과 반합입니다. 왜냐고요? 차내에서 준비탄 저장대에 있던 고폭탄 탄두가 하나라도 유폭하면, 차 자체는 정비 가능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전투실 탑승 승무원 전원이 그냥 갈기갈기 찢어지거든요. 포크로 찍어서 반합에 담아내지 않으면 꺼낼 수가 없는 경우가 정말 많았습니다.

현용 한국군 및 미군 기갑병 전투복 목 뒤의 고리는 정말로 시체 끌어내기 편하라고 달아둔 고리입니다.

- 혁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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