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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왜 민주당이 이겼는가? (원제 - 왜 우리가 이겼는가?)

ㅇㅇ(222.101) 2020.04.20 09:11:54
조회 154 추천 0 댓글 0

왜 우리가 이겼는가?


    우리 사회의 가장 민감한 부분은 지역과 학력이다. 노무현이 모두를 곤란하게 하는 '뜨거운 감자'인 이유는 학력문제를 정면으로 건드렸기 때문이다. 한국은 별수 없는 유교국가다. 조선왕조 오백 년은 '엘리트의 지배' 한마디로 요약된다. 엘리트와 비엘리트의 대립이 무시로 '피꺼솟'을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노무현의 고졸학력은 엄청난 에너지를 끌어내는 엔진이면서 동시에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중요한 것은 이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수현상이라서 어떤 지식인도 이를 분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회과학을 책으로 배우는 밥통들은 한국사회의 밑바닥을 들여다보지 않고 서구에서나 통하는 계급론을 적용한다.


   인정해야 한다. 이명박 지지열기는 노무현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명박은 노무현의 열화된 버전이고 박근혜는 이명박의 열화된 버전이며 이는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를 따른다. 한번 궤도를 타면 계속 가는 것이며 자력으로는 멈추지 못한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는 하나의 에너지 흐름 속에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엘리트들이 노무현을 싫어하는 것이다. 징글징글하게 싫어한다. 노무현이 이명박근혜를 호출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확실히 그러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실상은 복잡하다. 여기에 세대대결이 추가된다. 박근혜가 박정희 세대를 불러냈다면 노무현은 386 세대를 불러냈는데 그들이 지금은 50대 진보다.


   예전과 달리 50대는 민주당에 투표했다. 무엇인가? 뜨거운 감자는 먹을 만한데 먹지를 못한다. 고졸 노무현은 환영받지 못하는데 특별히 환영하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감자를 식혀 먹을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났다. 뜨거운 감자는 먹기 좋게 식었다. 20년 전에 젊은이들이 노무현에 열광한 이유는?


   적의 어떤 급소를 봤기 때문이다. 노무현의 열화된 버전이 나온다는 것은 적들이 약화된다는 거다. 완전히 낚여버린 것이다. 그렇다. 박상천과 라이벌 박희태가 점잖게 대변인 대결을 벌이던 식의 70년대식 엘리트 정치에나 익숙하던 그들이 노무현의 엄청난 힘을 보고 모방한 결과 함정에 빠져버린 것이다.


    노무현이 민중을 정치판에 끌어냈다. 그들이 이거다 싶어서 노무현의 민중정치에 편승했다. 노무현의 촛불민중은 대졸이라서 통제가 되는데 그들의 태극기 민중은 초졸이라서 통제가 되지 않는다. 운전기술의 차이다. 그들의 민중은 저학력이고 노무현의 민중은 저연령이라는 결정적 차이가 있었던 거다. 


   박상천, 박희태 시절의 정치판에는 막말이 없었다. 노무현이 고졸의 막말로 그들을 밟아버렸다. 이걸 지켜본 새누리가 흥분했다. 점잖은 이회창으로는 안 되겠다. 우리도 막말로 가자. 막말선수들이 무수히 등판했다. 그들은 점잖은 문재인의 한 방에 정리되었다. 이것은 낚시왕 노무현의 거대한 떡밥이었다.


    적을 어긋날 길로 유인한 후에 방향전환을 하면 한 방에 보낼 수 있다. 왜 노무현은 죽어야만 했는가? 노무현은 자신을 적을 유인하는 미끼로 사용한 것이다. 고졸 노무현을 박상천, 박희태, 김근태, 이기택, 이부영, 이회창 부류의 대졸 엘리트가 비토한다면 역으로 젊은이가 이러한 구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젊은 김어준이 '졸라'와 '씨바'를 구사하는 이유다. 막말붐은 노무현이 처음 씨앗을 뿌리고, 김어준이 사방에 퍼뜨리고, 미통당이 따라 하다가 멸망한 것이다. 다른 점은 우리쪽은 젊은이가 막말하고 저쪽은 늙은이가 막말한다는 점이다. 1997년 선거판을 필자가 유심히 지켜보고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다. 


    이기택, 장기표, 김근태 등 김대중과 가까운 세대가 김대중을 싫어한다는 사실이다. 30대는 김대중을 좋아하는데 40대와 50대는 싫어한다. 왜? 70노인 김대중이 청와대에 앉아있다면? 60대가 중간을 차지해서 40대의 출세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30대는 70대 김대중과 편먹고 40대와 50대를 협살할 생각이다. 


    말하자면 일종의 상피다. 필자가 경주출신 유시민을 탐탁해 하지 않는 것과 같다. 뭔가 겹치는 것을 피하는 본능이다. 마찬가지로 고졸은 고졸 노무현을 싫어한다. 대졸도 싫어하고 고졸도 싫어하니 노무현은 딱 죽을 수밖에. 고졸이 대졸 밑에 숙이는건 납득되지만 고졸이 고졸에게 숙이려니 어색한 거다. 


    ‘무현아 놀자~!’ 이런 말이 혀끝에서 맴돈다. 학력대결과 세대대결이 교묘한 교집합을 연출한 것이며 다만 30대 대졸은 50대 고졸에 거부감이 없다. 40대 대졸이 50대 고졸을 싫어할 뿐이다. 군대 내무반이라도 그렇다. 이병은 병장과 친하고 일병이나 상병과 친하지 않다. 병장이 심심하면 이병을 건드린다.


    병장과 농담 따먹기 하며 킥킥대던 이등병은 밤중에 화장실 뒤로 불려가서 일병과 상병에게 쪼인트를 까인다. 다들 한 번씩 겪어봤잖아. 노무현은 최병렬, 홍사덕, 이회창을 쳤고 그 공백을 이명박근혜가 주워 먹었다. 이명박근혜가 김한길, 박지원, 이부영을 쳤고 그 공백을 이용해 민주당은 세대교체 했다.


    젊은 30대가 김대중을 지지한 것은 세대 간 제휴전략이다. 김대중의 퇴장과 함께 진보진영의 노땅들은 퇴장되었다. 55살 기준으로 그 이전과 이후는 확연히 다르다. 원래 엘리트는 5퍼센트였다. 김근태 정도만 되어도 주변에 저학력자들이 잔뜩 있다. 이게 문제가 된다. 자신은 고학력인데 친구는 중졸이다.


    저절로 보스가 되고 족장행동을 한다. 책임질 식구가 많다. 70년대 엘리트 운동권이 유독 의리가 없고 분열하는 이유다. 이들 주변에는 책임져야 할 고졸친구, 중졸친구가 운전기사나 가방들이를 하고 있다. '형님 뭐 시킬 심부름이라도 없슈?' 이러며 사무실에 출입한다. 지구당에 이상한 룸펜들이 잔뜩 있다. 


    아침부터 소파에 앉아 저녁까지 버틴다. 전에도 말했지만 민평련 할배들이 김근태 사무실에 하루종일 죽치고 있어서 일을 못 한다. 김근태가 노무현을 지지하려고 하면 할배들이 '근태야. 너 그러면 안 된다 안캤나?' 이런다. 노무현은 젊은이가 붙었고 김근태는 할배가 붙었다. 의리가 작동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유시민을 비판하다가 역풍을 맞고 있다. 유시민 때문에 탈락한 사람들이 유시민 편을 든다. 이런 것은 70년대에 대학을 다닌 김근태, 이기택, 이부영, 장기표 세대에 절대로 없는 현상이다. 그때는 대학졸업자가 드물었다. 대학졸업자는 족장이었고 족장들은 딸린 식구 때문에 양보 못 한다. 


    84년을 기준으로 그 이후에 대학을 다닌 사람은 다르다. 내가 대학생이면 초등학교 동창도 대학생이다. 수평적 연대를 경험한다. 의리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고 팀플레이에 익숙하다. 미통당에 이런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운동권 경력이 없는 그들은 여전히 70년대 족장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통당이 다시 대졸당으로의 방향전환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대졸 이회창에서 고졸 최순실로 그들은 요단강을 건너 너무 많이 와버렸다. 다시 대졸로 가야 하는데 대졸세력은 이미 민주당이 장악했다. 김어준이 대졸이면서 일부러 고졸흉내를 내자 이를 모방하다가 그들은 고졸당으로 망한 것이다.


    진보, 보수타령은 개소리고 한국 정치는 지역+학력+세대의 합종연횡이다. 유교 특유의 권력서열 때문이다. 절묘한 교집합을 만들어내면 모든 선거를 이기는 구조가 세팅된다. 중요한건 모든 것의 출발이 인재를 키우는 지방선거인 점이다. 지자체를 이기면 100가지 전략을 만들어 모든 변수에 대응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박희태와 박상천의 점잖은 엘리트 정치가 있었는데 노무현의 민중정치가 이회창의 엘리트 정치를 압도했다. 이명박근혜가 노무현의 민중정치를 모방하면서 열화되었다. 엘리트정치 시절의 복종만 있었지 민중의 의리가 그들에게 없기 때문이다. 그때 그 시절 민중은 고졸이었고 지금은 대졸이다.


    진보의 민중정치는 같은 대졸 간의 수평적 의리다. 보수의 민중정치는 머슴이 하극상으로 집주인 자리를 꿰찬 것이다. 진보의 막말은 같은 대졸들끼리 편하게 말하는 것이고 보수의 막말은 마당쇠가 집주인을 무릎 꿇리고 호통치는 격이다. 우리가 막말하면 솔직해서 이기고 저쪽이 막말하면 꼰대질이라 진다. 


    간단하다. 87년에 전국의 모든 대학생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 나왔고 그들  간에 거대한 신뢰의 축이 만들어진 것이며 그러므로 그들 사이에는 무엇이든 허용된다. 졸라도 허용되고 씨바도 용서된다. 내부에 밸런스가 작동한다. 그들이 우리의 자유로움을 모방하면 망한다. 그들은 그 신뢰가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이 민중정치를 창의했고 이명박이 모방했다. 창의하는 사람은 변화에 대응할 수 있지만 모방하는 사람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격의 없이 터놓고 말하는 민중정치는 젊은 세대에 고학력자만 감당할 수 있다. 김종인 할배가 보수를 다시 점잖은 이회창 시절로 되돌리려고 하지만 넌센스다. 돌이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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