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앱에서 작성

po39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7.25 02:14:55
조회 288 추천 10 댓글 2
														

viewimage.php?id=2caddf25e4de21b67dba&no=24b0d769e1d32ca73feb86fa11d02831b7cca0f2855e21730c724febbe0b6d522b03aab1554a16d95756eba86f8f3640e8a0919609b9d92d499cef719f15554598ff22f214784e61d03d6c7d2da55a1e4d651f17024e423f7bf0dcc7527158c1b88eb76c






밖은 비가 온다. 외투에 비가 묻는다. 순간적으로 놀랐기에 건물 안으로 몸을 숨겼다. 코트에 빗자국이 생겼다.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깨진 창문 너머로 빗방울을 봤다. 꽤나 심한 날씨다. 아무래도 오늘은 집에 들어가지 못할 듯 보였다.

코트를 벗고 누웠다. 횟가루가 풍겼다. 잔기침이 났지만 참았다. 기침으로 코트가 더 하얘질 것 같았기에. 가만히 누워있자니 횟가루가 가라앉았다. 기침도 더는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못한다. 오직 빗방울만이 움직인다. 멀리서 본 빗방울은 꽤나 크다.

그는 그가 왜 비에 이토록 민감한가를 생각해 보았다. 몸이 젖어 찝찝하니까. 축축해져서 쉽게 병에 걸리게 되니까. 하지만 빗소리는 듣기에 좋다. 듣는다면 행복해진다. 눈을 감으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그는 생각한다. 만약 저 빗방울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나는 지금이라도  뛰쳐나갈 수 있다고.

물론 어림도 없는 소리다. 빗방울은 그와 더불어 세상을 싫어했다. 빗방울은 부모도, 형제도 없다. 하물며 친구는 더더욱 없고. 그러나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았다. 빗방울은 그저 그들을 싫어했을지 모른다. 어쩌면 그럴 수 있을 듯 보였다.

그렇기에 빗방울은 위험했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비 오는 날 우산을 챙기는 것을 선호했다. 허나 이 정도 날씨라면 우산도 필요 없었다. 어쩌면 우산을 믿은 객기로 길가를 달려가다 자빠질지도 모를 노릇이었다. 커다란 물웅덩이 위로 쏟아질 수 있었다. 새옹지마라고, 세상의 흐름은 누가 알 수 있겠는가.

우산의 틈새와 옷의 이음매가 하나로 이어졌을 수도 있었다. 그는 빗방울을 맞을 수도 있었다. 그럼 그는 놀랐을 것이다. 아마 거죽 위로 내려앉는 촉감에 깜짝 놀라 저수지 너머로 빨려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는 저수지를 싫어했다. 비가 그치고, 건기가 시작되어도 저수지는 마르지 않았다.

건기가 되면 땅도, 하늘도 몸을 비틀며 땀방울을 빼낸다. 앙상해지다 삐쩍 말라버리는 것이다. 그때는 밖에서 자도 무방하다. 그 위에 돗자리를 깔아 눕는다. 피가 없는 상처 위로 몸을 누인다. 몸을 뒤척이다 지쳐 잠이 들면 된다. 그럼에도 저수지는 축축했다. 건기에도, 우기에도.

저수지는 마르지 않았다. 마를 수 없었다. 건기만 된다면 세상 물기는 모두 저수지로 가서 힘을 기르는듯했다. 건기가 끝난 첫날. 빗방울은 구름보다 더 시커멓게 변해있는다. 그때는 비를 맞는 것이 더욱 공포스러워진다. 돗자리는 낯이 되어서도 물기를 머금고 있는다. 그는 두렵기도 하고 더럽기도 해서 돗자리를 버려버렸다.

그래도 돗자리 정도면 나쁘지 않다. 훌륭한 방어였다. 그는 항상 마지막은 좋게 생각하기로 다짐했다. 빗방울이 거세게 몰아치지만 괜찮다. 빗소리도 더욱 커질 것이니. 빗방울은 점점 작아진다.

마침내 그는 왜 빗소리가 듣기에 좋은지 알 수 있었다. 머리를 땅에다 으깨버리는 소리이기에. 그는 할 수 없던 복수를 매일매일 대신하고 있던 소리이기에. 이 모든 것이 스스로의 의지로 진행되고 있다는 소리이기에, 빗소리는 너무나 듣기 좋던 것이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오랜만에 써서 이상한 거 많을 것 같다. 그런 건 댓글 달아주라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10

고정닉 2

0

원본 첨부파일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5775 공지 포아갤 설정 홍보용 [14] ㅇㅇ(121.163) 20.10.31 1397 36
7468 일반 메트로 2044(지금까지 만든 설정)는 기준이 2020년임? [3] ㅇㅇ(125.178) 05.28 22 0
7467 일반 서울메트로 노선도 2024년 최신버전으로 새로 만듬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46 1
7466 일반 공병 지원해서 왔는데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28 0
7465 일반 오늘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보고 옴 [2]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1 95 7
7464 일반 네이버 웹툰 릴레이 - 2012 지구가 멸망한다면? [2]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8 69 4
7463 일반 메트로 소설 읽는데 소설에서 말하는 기관총이 어떤거임? [3] ㅇㅇ(61.85) 05.18 70 0
7462 정보 온 더 비치(그날이 오면) 2000 4k 초고화질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50 1
7461 일반 엄마에게 어제 그날이 오면(온 더 비치) 2000 보여줌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6 43 0
7460 정보 의외로 대한민국에 없는 것.jpg [1] 카프카스-튀르키예-여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3 189 8
7459 일반 포스트 아포칼립스물 추천좀요 [2] ㅇㅇ(117.20) 05.13 67 0
7458 일반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온다면 [4] 수호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2 96 2
7457 일반 님들이 생각할때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에서 재미요소는 뭐임? [3] ㅁㅁ(118.235) 05.11 64 0
7456 일반 공모전 떨어진 듯 [2]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9 54 2
7453 일반 한 가지 포아 느낌은 덜 나지만 장르적으로는 맞는 애니 추천 ㅇㅇ(118.235) 04.25 111 2
7452 일반 서울메트로 설정 소개된 거 있음? [1] 대역조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20 84 1
7451 일반 혹시 포아 관련 편지로 남긴 내용인데, 뭔지 아는 사람 있을까? [3] AprilJyuu(58.29) 04.13 106 1
7450 창작 [단편] 광주 메트로의 역사 [5]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5 292 11
7449 일반 가장 현실적으로 포스트아포칼립스 상황 만들수있는게 뭐있을까 [2]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2 107 0
7448 일반 그날 그 이후(Threads, 1984) 어제 다 봄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1 55 0
7447 일반 배달음식은 못 참지 ㅋㅋ [2]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30 108 3
7446 일반 본인 책장인데 [5] ㅇㅇ(61.85) 03.28 124 3
7445 일반 메트로 느낌스 만화 하나 찾았다 [3] 대역조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6 257 9
7444 일반 다들 좀비 아포칼립스의 인간 빌런들 필수요소는 뭐라고 생각함? [9] 어부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25 173 0
7443 일반 요즘 드는 생각 [3] ㅇㅇ(125.143) 03.25 115 0
7442 일반 ㅈ됬노 캐리물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5 79 0
7441 정보 폴아웃 드라마 나온대 [2]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10 98 1
7440 일반 모든것은 끝났어 [2] 돡붕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5 157 3
7439 일반 거지같은 사진 취향 [7] 알젠티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4 352 6
7438 일반 후배랑 포아 영화 봄 [1]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1 156 1
7437 일반 개인적으로 학교, 병원, 백화점이 제일 재밌을듯 ㅇㅇ(211.221) 03.01 65 1
7436 일반 만화 생존게임 아는 사람 [3] 카발란모스카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9 116 3
7356 일반 아포칼립스 장르 작품 목록 총정리 ing [54]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10.23 4890 30
7435 일반 아포터지면 어디로 감? [2] 정붕이(106.102) 02.23 161 0
7434 일반 하루하루가 세상의 종말 전부 보신 분 있나요?? [3] ㅇㅇ(1.218) 02.23 108 0
7433 정보 혐오) 그날 그 이후(Threads, 1984) 아카이브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1 108 1
7432 창작 #0 홍제역(1) 캐리물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8 101 3
7431 일반 무궁화 대한은 아세아의 빛 [2] 돡붕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5 160 3
7430 일반 메트로를 한국에서 만든다면 5호선이 제일 부유하지 않을까? [1] Ch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23 1
7429 일반 포붕이 공모전에 시나리오 제출해봄 [4]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2 91 3
7427 일반 메트로 시리즈로 만든 체스판 [2]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5 157 1
7426 정보 메트로 단편영화) METRO 2020: Экспедиция [1]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5 99 1
7425 정보 메트로 공식 모드 툴) Exodus SDK [1]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99 5
7424 정보 신작 트레일러 공개) Metro Awakening [2]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1 151 6
7423 일반 황야 봤는데 노잼이네 ㅇㅇ(222.112) 01.28 100 0
7422 일반 포아 도서 리스트 만듦 [4] 브릿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296 10
7421 정보 새로운 전염병을 다룬 소설이 어제 발간됨 늅늅I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4 147 2
7420 일반 아이유의 Love Wins All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4 85 1
7419 일반 의외로 포아물인 것 [1]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3 174 0
7418 일반 갤 설립 5주년을 축하합니다 [10] ArtyomDar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2 115 4
7417 일반 아아 바빌론 드디어 도착 호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9 85 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