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적으로만 생각하면 애니메이터는 할 이유가 없는 직업이 맞음....월급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직업도 아니고
프리랜서이면서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아이러니함에....일은 일 대로 많이하고 힘들지....

그런데 살다보면...꼭 논리로 구색맞춰지는 일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됨....

예를 들면 미용사 같은 직업도 비슷함...작년엔가 최저시급도 안 줬다고 1인시위하는 걸로 뉴스도 났었는데...
알고 봤더니 애초에 계약을 프리랜서 형태로 계약해서 자기 매출의 일정비율을 가져가는 계약형태였고...
본인이 손님 관리 잘 하면 돈을 더 벌 수도 있는 구조라 그쪽 업계에선 오히려 이쪽을 더 선호하는 관행이 많았던 것임...
1인 시위하던 그 미용사도 그런 맥락에 동의해서 계약을 그렇게 했던거고...

의외로 월급 안받는 직업이 꽤 많음....나만 인생 살면서 이런저런 직업들 가진 사람들 많이 만나봤던건가....

타투이스트, 포크레인기사, 미용사, 은세공사, 사진작가, 피규어 조형사 등등이 내가 만나봤던 지인들이었는데...

구조적으로 애니메이터나 이 사람들이나 다를바가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음....하나같이 다 자기 능력으로 알아서 벌어먹고 사는 직업임...
어떤 직업은 1년 중 4달 이상 비수기가 지속되서 아예 일을 놓고 단기알바 뛰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음....

오히려 어떤 면에선 애니메이터가 더 낫기도 하다는 생각도 들었었던게 뭐였냐면...

위 사람들은 가치창출을 0부터 본인이 발품팔아서 시작해야함...
애니메이터는 적어도 회사만 멀쩡히 다니고 있으면 일을 꾸준히 주긴 하니까 손가락 빨고 있는 날은 거의 없다는 게 차라리 안심되는 부분이었음...

물론 여기도 비수기는 있으니까 일이 적을 때는 있지....근데 아직까진 일이 없었던 달은 없었던 걸로 기억함....

하는 말들 들어보면 죄다 남들이 잘 안 하는 일 들임...불안정하거든....남들이 잘 안하는 이유는....
제 3자 시각에서 봤을 때 논리적으로 메리트가 없으니까...

누구나 생각하는 건 똑같잖음....적게 일하고 많이 벌고 싶지 많이 일하고 적게 벌고 싶거나 자격이 있어도 일감이 불안정한 일은 꺼리는게 상식적으로 맞는 거임...

근데...그냥 다들 자기가 좋아서 계속 하는거임....논리적으로 할 이유가 없어보여도 그냥 좋으니까 하는거임....

또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남들이 잘 안하는 일이기 때문에
제대로 돋보일 수만 있으면 더 큰 기회가 오는 경우도 있음....

나는 아직 그런 큰 기회는 경험하지 못했음...아직 능력이 부족하다고도 생각함....
다만 주변에서 그런 큰 기회가 와서 잘 물고 올라간 선배 애니메이터들은 몇명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