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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닭 이야기 - 3.끝

괴도애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09.22 00:06:00
조회 1193 추천 17 댓글 20
														

멧돼지가 몇일마다 종종 얼굴을 보이곤 하던 어느날 아침에 닭장에 가보니 닭들이 엄청 다들 겁에 질려있더군요.


평소엔 제가 닭장 문을 열어주러 오면서 부르는 특유의 휘파람 소리를 듣고 급식시간 5분전 학생들마냥 닭장을 뛰쳐나갈 준비를 하던 녀석들이


단 한마리도 닭장에 모습을 비추지 않고 있었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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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가 닭장을 공격해서 창살이 뜯겨있고 닭털들이 나뒹굴고 있더군요.


닭들은 다들 겁에 질려서 찬장 안쪽 깊숙히 숨어있고


심지어 서로 절대 같은층을 안쓰던 대장수탉과 2인자도 같이 숨어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닭장 구석에서 시체 하나를 찾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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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두 병아리와 깜돌이의 어미였던 까망이가 죽어있었습니다.




멧돼지가 한두번씩 얼굴 비출때는 닭들이 알아서 도망다니고 하니까 그냥 손님이 왔구나 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착찹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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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부셔진 쪽을 보수하고, 반대편에는 판을 대놓지 않고 철봉만 3개 설치해두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우두머리 수탉이 다리를 절기 시작했습니다.


우두머리 수탉이 다리를 절자 2인자 수탉이 조금씩 암탉들을 데려가더군요.


처음부터 늘 함께 있던 큰 흰 암탉은 늘 대장 수탉 곁에 있었지만


다른 암탉들은 이리 저리 오고가며 두 무리를 만들었고


그중 예전에 알을 낳기 시작하자 까망이를 갈구던(?) 막내 암탉은 2인자랑 꼭 붙어다니곤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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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절어 힘이 없는 대장 수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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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힘이 빻 들어간 2인자 수탉





그리고 몇 일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서열은 바뀌지 않아 대장수탉 근처에서 알짱대면 대장수탉이 2인자를 내쫒곤 했는데


다리가 아파서 예전처럼 호되게 혼내지는 못하더군요.


2인자도 예전에 맞은 기억이 있어서 반항하진 않는데, 멀리 못 쫒아오는걸 알고 암탉들을 거느리고 다니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추석을 맞이해 하루동안 닭장을 비웠고


추석 다음날 닭장에 가자 2인자와 막내 암탉을 제외한 모든 닭이 죽었습니다.











닭장을 부쉈던 범인은 멧돼지가 아닌 들개였고


부셨던 닭장이 아닌 반대편 쪽 닭장 창살을 뜯고 철봉 사이로 들어가 닫혀있던 닭장안의 닭을 모두 해쳤네요.




밥 먹을때마다 오던 흰 암탉도, 다른 어린 닭들도 모두 죽고


닭장 밖에 살던 야생닭은 보이지 않고 2인자 수탉과 막내 암탉만 살아남았습니다.




온 사방이 닭털과 시체로 난장판이었고


주변을 대충 정리하자 구석에 대장수탉이 등을 뜯긴채로 살아있었네요.


하지만 움직이지도 밥을 먹지도 못하고 앉아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데


그걸 또 매정하게 2인자 수탉이 쪼고 괴롭히고 있덥니다.





반대쪽도 판으로 철망을 막아두었어야 했는데


막연히 멧돼지가 그랬겠거니 생각했지 들개라곤 생각을 못했었네요.


안일했던 마음이 화를 불러왔네요.









그리고 엊그제 집으로 데려왔던 병아리들에게도 안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새벽 4시쯤 고양이 울음소리와 닭 소리가 들리길래 나가봤더니


닭장은 닫혀있는데 닭이 안에서 소란을 부리고있고


닭장을 열어주니 암탉이 뛰쳐나가선 병아리들을 찾아 울며 돌아다닙니다.




닭장엔 싸운 흔적이 있던거 처럼 털이 빠져있고


병아리 두마리가 모두 사라졌습니다.




닭장엔 철망을 제외하면 문 경첩 사이로 성인 남성 손이 안들어갈정도로 작은 구멍만 있고


병아리가 그리 지나다니다가 요즘엔 커져서 그리 안다니고 문으로 지나다니길래 방심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리 고양이가 들어가서 닭들에게 해꼬지를 한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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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산고양이





새벽부터 하루 종일 병아리를 찾아다니던 암탉은 오후가 되자 포기를 했는데


더이상 밭으로 나가지 않더군요.


땅을 파거나 하지도 않은채 베란다 쪽 근처에서만 머물러 있다가 근처에 고양이가 알짱대면 경계하는 울음소리를 내며 저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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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에 나가지 않는 암탉




그리고 더 이상 닭장에서 자지 않고 저녁이 되자 자기가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신발장으로 오더군요.


처음 이사와서 몇 일 머물러 있던 그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새로 닭장을 지어줬을때도 저녁이 되자 신발장으로 병아리들을 데리고 자러 왔었는데


애써 닭장으로 몰아서 닭장에서 자게 했었거든요.


그냥 신발장에서 데리고 키울껄, 닭장 그 구멍을 막아둘껄


이런 저런 후회가 엄청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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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잠깐만 삐끗해도 반년간 함께했던 동물들이 떠나가고


사소한 방심이 큰 화로 되돌아오네요.




다른 분들도 나중에 후회할 일 없도록 지금 행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최선이라는게 자주 듣고 쓰곤 해서 무뎌지기 쉬운 단어인데


당장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지나고 보면 후회가 남는 일이 생기네요.





다들 좋은곳에서 지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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