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가까이 가서 봐보자, 어둠의 밑바닥, 산의 표면, 밤의 제복을 몸에 두른 체, 물속에 있는 게 천천히 너울거리며, 벌레들은 소란스럽고, 어떻게 해도 시간은 멈추는 일 없이 없으니, 끝없이 흔들거리는 두꺼운 가지들을 보아라. 밤 중에 뿜어낸 옅은 안개를 뒤집어쓴체 계속해서 꿈틀거리는 모양새는 마치 만월의 밤에 일제히 뿜어져 나온다는 산호가 품은 요정의 움직임 같구나. 하지만 그 강장 동물들의 생태가 동떨어진 심해에서 이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산 위 밤의 숨결도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는 떨어진 곳인 깊은 산 속에, 인간의 세상과 동 떨어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한 번 그렇기에 더 가까이해서 봐보자. 사람의 눈으로는 보이지 않을테지 그러니 어둠의 옅은 그림자의 단계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달의 요정의 눈으로 보자. 나뭇가지들이 너울거릴 때마다 펄럭이는 나무의 잎사귀가 달빛을 받아 살짝살짝 어렴풋한 빛이 밤의 어둠에 떠올랐다가 다시 그림자 속으로 가라앉는다. 그러한 산 위의 산 요정의 눈으로 천천히 보아간다면 물속에서 옷을 뜨던 용의 공주가 베틀에 비추는 불빛과 같은 몽롱한 빛이 보일 것이다. 가지들 위에 둥그렇게 앉아있을 것이다. 그 색채는 반딧불의 유충의 노란색을 띤 초록색 혹은 옅은 색 유리를 통과한 촛불의 빛처럼 허무한 명도를 줄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