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과 세 소녀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로, 전형적인 연애성장물의 방식을 따르는 작품이다.

작중 배경은 일본 어딘가에서 로케를 했다고 알고있음. 조하나마치?라는데 그래서그런지 pa특유의 배경표현이 더욱 돋보이는 작품이다.

개인적인 감상으로 트루 티어즈의 강점이라면 상징을 활용해서 인물들의 관계 혹은 상황변화를 보여주는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강 간추리자면 눈, 붉은색, 눈물, 동화책이 있다.

1. 눈이 내리지 않는 마을

        작중에서 눈은 거짓을 상징한다. 1년전 히로미에게 신이치로의 모친이 이복형제의 가능성을 알려주었을 때도 눈이 내린 어느날이었지.

        신이치로의 동화책에 붉은눈이 내리는것도 히로미만을 생각하던 그의 마음속에 노에가 끼어들기 시작했다는것.

        노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진심으로 대면하기를 싫어하기 때문에 붉은눈은 히로미에 관련된 동화와 대조적으로 노에를 상징한다고 볼수도 있지.

        작중에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7화에서는 히로미-쥰, 노에-신이치로라는 거짓된 커플이 형성된다.

        첫눈이 내리는 배경에서 신이치로가 노에에게 고백하는것은 나름 상징적인 장면이지.

        8화에서 쥰이 히로미에게 '너와 만날때는 항상 눈이다'라는것도 둘의 거짓 그 자체인 관계를 암시하는거나 다름없다.

        히로미가 눈을 싫어하는것도, 신이치로의 모친이 히로미에게 해주었던 말이 거짓이라는것을 생각하면 의미가 있지.

        그 거짓이 히로미에겐 눈이라는 매개체로 전환되었기 때문에.

        9화에서 쥰과 히로미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가 사고나서 오토바이에 불이붙지. 불하면 뭐냐 눈을 녹이는 열기지.

        이 시점부터 그들사이의 거짓된 관계는 조금씩 녹기 시작한다. 히로미와 신이치로가 자신의 마음을 그 자리에서 자각하고,

        히로미가 근신중에 눈을 직접 치우는것은 이후 히로미가 적극적으로 모든것을 바로잡는것을 암시하지.

        완연히 눈이 녹은 거리에서 신이치로가 히로미에게 달려가는 10화는 개인적인 베스트씬임.

        그리고 눈이 다 녹은 봄날에 가서야 이야기가 끝난다. 거짓을 넘어 진실과 마주한 노에의 눈물이 라스트씬이지. 나머지는 생략함.

2. 붉은색

        작중에서 붉은색은 진실 혹은 그것을 마주함으로써 생기는 고통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1년전의 그날, 배경에는 붉은 꽃이 있었지. 그리고 이 꽃이 눈위에 피어있다는것을 생각하면 히로미가 알게된 거짓된 진실에 어울리는 소재다.

        신이치로가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는 서류따위가 오는곳이 바로 우체통. 붉은색이지.

        노에가 신이치로에게 자꾸 주는 닭모이도 붉은색이다. 신이치로가 그걸 싫어하는건 노에와의 관계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는다고도 볼수있지.

        또 노에가 입고있는 돌아가신 할머니의 코트도 붉은색. 노에는 이 작품에서 누구보다 고통에 어울리는 캐릭터지. 그것을 상징하는것.

        오토바이에 난 불도, 노에가 눈속에 파묻힌 돌멩이문자를 찾다 난 피도 전부 마찬가지다. 거짓을 녹이는 진실, 거짓에 마주하자 느끼는 고통.

        7화에서 붉은색 열매를 던져버리고 노에에게 고백할 마음을 품은 신이치로도 자신안의 진실=히로미를 외면한거지.

        후반에는 히로미가 붉은색 루즈와 안경으로 자신이 진실에 마주함을 보여준다. 뭐 이정도면 됐지. 신사나 나머지는 생략.

3. 동화책

        신이치로의 동화책은 자신의 심리를 그대로 투영한다. 초반에 히로미에 관련된 동화에서 시작하지.

        그러나 히로미가 자신과의 추억을 모른다고 거짓말을 하고 노에와 관련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붉은 눈이 내리면서 닭이 나타난다.

        이후 신이치로의 동화책은 땅바닥과 해돋이의 내용으로 전개되지. 노에가 작중 등장인물들의 성장에 시발점을 제공하는것을 생각하면

        노에로부터 시작된 해돋이이야기가 완결되는것은 신이치로가 성장하는것을 보여주는거다.

        이것이 완결되면서 신이치로는 노에에게 관계의 종언을 고하지. 노에가 이야기책의 완결을 회피하려는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히로미와 관계가 회복되며 눈물을 닦아주고 싶은 소녀의 이야기가 다시 시작되기 때문에.

        덤으로 땅바닥과 해돋이의 이야기도 사실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작품이 초반에 진히로인노선이 변경된 영향을 가장 크게 받았는지,

        이거가지고 스토리노선을 끼워맞추기는 좀 어색한 면이 있다. 굳이 짜내자면 현실을 마주보고 나서야 영광을 얻을수 있다는것을 땅바닥이

        해돋이에게 보여준다는것이 그들의 관계에서 히로미가 가장 먼저 각성한것을 상징한다고나 할까. 뭐 세세한건 또 생략.

4. 진실된 눈물

        이 작품에는 두명의 메인 히로인이 있지. 눈물을 잃어버린 소녀 노에와 항상 울고있는 소녀 히로미.

        눈물의 의미는 작중에서 대놓고 말해준다. 키워드 두가지로 표현되지. 소중한 사람, 마음이 떨릴때.

        그렇다면 노에는 어째서 눈물을 잃어버렸는가? 소중했던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가족을 거의 전부 잃어버렸기 때문에 마음을 닫아버린거야.

        쥰이 노에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 이러하지. 할머니마저 돌아가시고 나서는 마음을 닫고 누가 접근해도 꺼려했다고.

        소중한 사람을 다시 잃는것이 싫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진실을 마주하지 않고 마음을 닫아버린 노에의 눈동자에서는 눈물이 흐르지 않는다.

        히로미는 항상 울고있다. 신이치로만을 바라보고 그 집에 왔지만, 1년전의 그날 이복형제라는 말을 듣고 마음을 봉인했지.

        그러나 사랑하는 이를 항상 마주침에도 다가갈수 없는 슬픔에 히로미는 항상 눈물을 흘린다. 신이치로의 집은 히로미에겐 괴로운 현실인거지.

        최종장에 들어서면서 히로미는 이복형제가 아니라는것과 자신의 진심을 깨닫고 다시한번 눈물을 흘린다. 작중 제일 많이 우는 캐릭터야.

        노에와 마주서서 자신의 진심을 고백하고 진실된 눈물을 흘리는거지. 마지막에 신이치로에게 프로포즈받을때도 마찬가지.

        노에는 라스트씬에서 결국 눈물을 흘리게 된다. 신이치로를 만나고 헤어지고 쥰의 마음을 알게되고 자신을 자각하며 각성한거지.

        눈물은 근본적으로 매우 기쁘거나 슬플때 흘리는것이지. 소중한 사람을 만들고, 잃어버리면서 다시금 자신의 진심에 다가간 노에이기에

        다시 한번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된것이다. 신이치로를 보내며, 할머니를 추억하며 인간으로서 성장한거지.

        거짓의 겨울을 지나 성장한 노에가 봄하늘을 올려다보며 눈물을 흘리는 라스트씬은 여러가지가 함축되어있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전에 신이치로의 모친이 왜 갑자기 반전했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도 있더라. 그건 이렇게 두가지 중 하나로 보면 납득이 갈지도 몰라.

1. 신이치로의 부친과 히로미의 모친 사이에 실제로 썸씽은 있었다.

간통을 했다거나, 젊은시절에 그쪽에도 마음이 있었다거나. 요스가노소라도 아니고 이복남매인데 교제를 허락할리가 없잖아?

그러니 그런 과거를 바탕으로 히로미의 모친을 증오하게 된 신이치로의 모친이 쏙 빼닮은 히로미를 싫어하고 거짓말로 농락하는것도 있을 수 있지.

2. 실제 썸씽은 없었다.

이경우는 좀 여자들의 심리라 이해되지는 않지만 풀어봄. 여자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것에 상당히 집착한다.

극 초반에서 나오지. 신이치로도 신이치로의 부친도 히로미편만 든다고.

잘라낸 사진이나 히로미에 대한 증오를 생각한다면, 과거에도 유사한 일이 있었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보다시피 신이치로의 부친은 무뚝뚝한 성격에 정론주의자이지. 히로미의 모친은 히로미같이 얌전하고 순종적이었을것으로 보임.

신이치로의 모친이야 기가 드세보이잖아? 그때부터 시작된 인과라고 볼수있지. 남자는 기가 센 여자보다는 순한여자편을 들기 십상이니까.

후반에 갈등이 풀렸을때도 자신을 아직 현역이라고 생각한다는 신이치로의 모친이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지. 그래서 어른스럽지 못하게 히로미에게

그런 거짓말을 했을 수 있다. 뭐 내가 보기엔 1번이 작중 캐릭터 표현도 그렇고 연출도 그렇고 합당하다고 생각함.




대강 이정도다. 연애물의 핵심인 이야기흐름과 인간관계를 트루티어즈는 상징으로 잘 표현했다고 보기에 이렇게 썼음.

초반에 진히로인 노선변환한것 치고는 되게 매끄럽게 잘 흘러간거야. 히로미에 대한 복선도 부족하지는 않았거든.

내가 보기엔 노에도 히로미도 아이코도 전부 좋은 엔딩을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내가 히로미빠인걸 제외하고라도 그렇게 생각함.

연출적으로는 내러타지로 극중극을 보여준것도 좋은 시도였다고 봄. 엄격한 정의대로 구성한건 아니지만 흐름 끊는것도 아니고 딱 좋았음.

빙과에서 추리를 이런식으로 풀던데 역시 최근작이라 빙과쪽이 좀 더 느낌있게 보인건 사실이지만.

어쨌든 결론내자면 트루티어즈는 수작이니까 안본놈은 봐라. 3d cg 좆같지만 벌써 5년되어가고 pa 첫작품이니 그러려니 해야지.

이번에 브리키일러로 신작내던데 그거 기대되던데 트루티어즈만큼만 뽑아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