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이 의원들의 신임을 물어서 연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는데도, 황교안 대표가 최고위원회를 열어서 연임 불가 결정을 내림으로써 나 의원의 이러한 시도를 원천 차단해버렸다.

얼핏 보면, 황 대표가 당을 강하게 장악했다라는 인상을 심어줄 수도 있고, 나경원 같은 잠재적 경쟁자의 간섭 없이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황교안의 승리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경원은 황교안이 인정하든 안 하든 당의 중진 의원이고 지도자 위치의 정치인이다. 그런데 이렇게 파면 결정이라도 하듯 망신을 주며 연임의 여지를 차단해버리면, 당사자는 어떤 감정을 가질 것이며, 당 내외의 정치인들은 황교안을 무슨 인간으로 보겠나?

정치도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람을 모아야 정치를 할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모질게 내치면 황교안에게 사람이 모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비주류 공격으로 엄청 시달릴 때에도 누구 하나 함부로 자르지 않았다. 지금 윤석열 검찰이 준 쿠데타적 행보를 보이는데도 최대한 인내하고 있다. 황교안은 당내 지지 기반 없이 어쩌다가 벼락치기로 당대표가 되어서인지 당내에 자신이 힘 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듯 사람을 자주 함부로 자른다.

그러는 데에는 황씨 아저씨의 초짜 대표 콤플렉스가 작용하고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