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년도 명지대에 막 입학한 신입생이었던 나에게 1년 선배중 강경대라는 인물이 있었다. 아마 우리나라 운동권 역사에서 상당히 순위권이 높은 레젼드급 인물일거라고 생각한다.

 막 입학을 하고 학과사무실에 가니 91학번 선배들이 강경대라는 인물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하면서 같이 시위에 참여하자고 열라 꼬시는거다.

 그때 학교본관에 아마 무슨 위령제 같은 식으로 87년이후 죽은 사람들 12명인가 위패랑 사진놓고 이력같은 거 적은 것도 있었는데 한명인가 빼고 다 호남출신인거 보고 선배한테 왜 죽은 사람들 다 호남출신이냐고 물어보니 뭐 호남인들이 민주주의 정신이 깨어있어서라나 어쨌다나 하여간 개소리하는 걸 들으면서 20살밖에 안먹은 내입장에서 왜 지들은 앞에서 안 나서고 호남사람들만 앞에서 최루탄에 짱돌 맞아가면서 고생해야 되는지에 대한 본질적 의문이 들었다.

  학교생활에 어느정도 적응되가고 있을때 어느 선배한테 술자리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시위당시에 명지대 보면 담벼락이 있는데 남들은 다 담벼락 잘만 넘어서 가는데 강경대란 사람은 좀 뚱뚱하고 둔해서 담넘다가 못넘어가고 혼자 전경들한테 둘러쌓여서 두들겨 맞다가 죽었다는 거다. 강경대 친누나인 강선미인가 하는분도 명지대 중문과 출신이었는데 이 양반도 극렬 운동권이었던게 기억난다.

 내 생각에는 죽어서 암만 열사가 되고 추앙받으면 뭘 하겠는가? 가족들 가슴에 대못 박아놓고 평생 한을 품고 살게 만들었는데 말이다.

 2.95년도에 한총련 출범식이 있었다. 내가 군대 있을때인데  휴가나와서 친구놈한테 전화를 했더니(그때는 휴대폰이 없을때라 친구놈 집으로 전화했는데 동생이 전화를 받았다) 영동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거다. 군복입고 달려가보니 목뒤로 신경이 다 끊겨서 정말 입만 살아있는거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한총련 출범식때 밤에 연대에서 술마시다가 소변을 볼려고 가다가 연대 무슨 극장같은데 뒤에 낭떠러지가 있는데 거기서 굴렀다는 거다. 뭐 술마시다가 구를 수도 있고 병신될 수도 있는거 재수없음 그럴수 있다고 이해는 하는데 어머님 맘이 얼마나 아프겠냐며 이젠 어머님한테 잘 해드려라 이런 식으로 위로의 말을 하니까  이 미친 놈이 하는말이 자신에게는 조국이라는 더 큰 어머니가 있다면서 몸은 비록 이렇게 됐지만 자신은 계속 투쟁해나갈라고 헛소리를 지껄이는거다.

 고등학교때만 해도 순진했던 놈인데 대학들어가서 무슨 세뇌를 받았길래 이리 됐나 정말 미친 놈 보듯 쳐다볼 수 밖에 없드라. 지금은 상태가 많이 좋아져서 하반신 마비정도이고 목발 짚고 다니는데 그때 이야기를 해보면 자기가 그때는 철이 없었다고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내가 운동권이라는게 어이없다고 느낀게 친구놈은 술마시고 굴러서 병신된게 팩트인데 한총련에서는 시위도중 경찰에 의해서 병신된거라고 열사라고 추켜세우드라는 게 현실이다. 병실가득 꽃다발과 000 열사님 힘내세요 뭐 그런 플랭카드와 편지들이 바글바글하드라.

   뭐든 지들 유리하게 이용해먹는게 운동권 종특이라는게 20대때의 내 인상이고 기억이다.

 남대협인가 하여간 전라도대학권 연합이 있었는데 당시 유명한 백골단과 맞붙어서 안꿀리는 화력은 보유한 시위전문꾼들이다.  나는 이해안가는게 왜 호남사람들이 시위하는데 항상 맨 앞장을 서고 두들겨 맞아야 되는지가 의문이었다. 인구로 따지면 전국의 10퍼인데 시위현장에서 보면 호남출신 대학생들이 절반은  되는거 같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부러 운동권에서  호남출신 젊은이들을 세뇌하고 이용해 먹었다는게 나이먹고 지금와서의 판단이다.

 백남기농민도 그렇고 강경대도 그렇고 내 친구놈도 그렇고 운동권의 종특 자체가 시체팔이 감성팔이가 아닌가 싶다. 물론 죽음은 안타깝지만 시위하다보면 극렬히 맞부딫치다보면 불행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는거지만 그걸 가지고 넘 이용해먹는다는  인상이 강하다. 1990년대의 운동권과 지금의 운동권은 시대는 바꼈지만  근본적 처세나 대응은 별로 바뀐게 없다는게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