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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3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프로듀서가 되었다

끈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09 00:59:32
조회 238 추천 6 댓글 3
														

여는 말

마리오, 젤다, 피크민을 제작하여 전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게임 크리에이터...라고 해도 맞지만, 뭔가 미야모토 시게루 씨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창의적이고 아이디어가 넘치지만 왠지 모르게 평범한 우리와는 동떨어진 사람, 닌텐도의 미야모토 시게루 씨가 오랜만에 호보니치에 등장합니다! 

이토이 시게사토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로 지금도 가끔 만나서 이야기하는 사이지만 여러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호보니치 학교"의 녹화를 겸해 호보니치의 선원들 앞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려 주었습니다.

게임 제작부터 조직론, 소중한 추억 이야기까지, 마지막까지 정말 재미있는 면담이었습니다.

어? 미야모토 씨가 정한 가제목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프로듀서가 되었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미야모토 씨!



제1회

둘이서 이야기할 때는



일동

(박수)


미야모토

안녕하세요 (웃음).


이토이

봐요, 말했죠? 이 열렬한 사내 분위기. 여러분, 이분이 미야모토 씨입니다.


미야모토

네, 이런 느낌의 사람입니다.


일동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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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이

처음으로 미야모토 씨에게 제안한 건 벌써 3년쯤 전이네요. "호보니치 학교"를 기획했으니까 꼭 와서 뭔가 해 달라고.


미야모토

그렇네요.


이토이

이런 걸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역시 미야모토 시게루 씨의 수업을 듣고 싶었어요.


미야모토

꽤 부담스러웠어요. 어떻게 하지, 싶기도 하고.


이토이

미안합니다. 그래도 가끔은 부담스러운 일을 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웃음). 그래서 이 회의를 빌미로 미야모토 씨와는 서너 번 정도 만나고 있었지요.


미야모토

네. 그래서 이번에도 회의라고 생각했는데, "어, 회의가 아니라 실전?"이라니. 그럼 뭐, 일단 가 볼까, 한 거죠.


이토이

그게 오늘입니다 (웃음). 생각해 보면 사람이 없는 곳에서 미야모토 씨와 이야기할 기회는 아주 많은데, 이렇게 사람이 있는 곳에서 둘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을까요?


미야모토

거의 없지요. 닌텐도 사내 행사에서 저희 직원들 앞에서 한 번 한 적은 있네요. 7, 8년 전. 이와타 (사토루) 씨가 있었을 때.


이토이

그랬네요. 하지만 그게 유일하고, 나머지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만 이야기했었고.


미야모토

그렇네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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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이

미야모토 씨와는 항상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느낌이 있었어요. 저도 미야모토 씨도, 만날 때마다 "이거 어떻게 생각하세요?" 하면서.

바보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기보다는, 의외로 진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야모토

의외라고 해야 할까, 평소 하는 진지한 이야기를.


이토이

하고 있는 거지요 (웃음).


미야모토

저는 서른이 된 이후에 처음으로 이토이 씨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단련이 되었다고나 할까, 길러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토이

뭐를 (웃음).


미야모토

이토이 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게 된 점이에요. 왜냐하면 젊은 시절에는 역시, 어느 분야의 높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엄청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 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그에 비하면 나는...

그런데 이토이 씨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비교적 느긋하고, 그러면서도 결과가 점점 쌓여 가는 게 보이고, 그걸 보고 "아, 이걸로 충분하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도 정말 큰 도움이 됐고요. 지금도 도움이 되고 있어요. 그때의 이토이 씨는 광고계에서 벗어나 낚시를 하기도 하고, 점점 개인의 세계로 들어가 여유를 가지기 시작했는데, 그래도 물건은 제대로 만들어 내고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가까이서 보다 보니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대단한 일을 하는 사람을 왠지 동경하거나, 열등감을 가져도 별 수 없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이토이

아마 그때의 미야모토 씨에게는 제가 여러 가지를 신경 쓰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사람"처럼 보였겠네요.


미야모토

아, 네 네 (웃음).


이토이

미야모토 씨가 서른이 넘었을 때쯤, 저는 그보다 조금 연상이니까. 뭔가, 그 시절은 뭐랄까. 세상의 흐름에 맞출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제가 건방질 때였으니까요.


미야모토

(웃음)


이토이

건방지게 살아야 내가 더 활기찰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러니까 뭐, 지금 생각하면 정말 건방졌었네요 (웃음). 그런 시절에, 미야모토 씨를 만났다.


미야모토

네. "이 광고는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호감도와 효과가 결정되니까 내가 안 해도 된다" 같이 말하셨어요.


이토이

이야-, 멋진데요, 나. (웃음)


일동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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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그래서 "게임을 만드는 게 재밌다"라고 (웃음).


이토이

그 동요를, 그 자체로 창의적으로 부딪혔어요.


미야모토

그런 이토이 씨의 자세가 꽤나 제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했다고나 할까. MOTHER 제작도 동아리 활동처럼 즐겁게 만들었고. 저도 굳이 말하자면 그런 느낌이 좋았어요.

저는 ID (산업디자인학과) 출신인데, ID 출신은 예를 들면, "냉장고를 만들겠다"고 결정한다면 먼저 냉장고 카탈로그를 모으러 다니는 타입이 있고, "냉장고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하며 근본적인 생각부터 시작하는 타입이 있어요. 저는 분명히 후자였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탈로그 수집부터 시작합니다. 마케팅부터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토이

네, 네.


미야모토

꼭 그렇지는 않구나, 막연하게 생각하면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토이 씨의 일을 보고 있으면 그런 거에 고민할 필요 없이 마음대로 생각하는 것부터 시작하시니까, "아, 뭔가 편안한 기분" 하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


이토이

확실히 그런 이야기는 미야모토 씨와 가장 많이 한 것 같네요. 우리가 무엇에 얽매여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풀어 나가는, 그런 것.


미야모토

응,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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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프로듀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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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이

저와 미야모토 씨가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을 때, 아직 이와타 (사토루) 씨는 없는 시대였지요.


미야모토

네, 이와타 씨가 들어오기 전이었네요.


이토이

이와타 씨가 등장하면서 저희의 관계도 달라졌고요.


미야모토

달라졌지요. 이와타 씨가 들어오면서 레벨 업했다고나 할까요.


이토이

레벨 업했지요 (웃음).


미야모토

네. 이토이 씨와 교류하고 있던 것이, 나 혼자였던 곳이, 이와타 씨도 머무르게 되었기 때문에 저는 그곳에 쏙 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이토이 씨, 이와타 씨와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밑바탕이 만들어져 있었으니 저는 맛있는 것만 골라 먹으러 가는 거지요 (웃음).


이토이

저와 이와타 씨가 읽었던 재미있는 책을 미야모토 씨에게 추천하기도 했었어요. 처음에는 제가 이와타 씨보다 더 많이 읽었고, 추천을 해 주기도 했는데 금방 추월당하고, 오히려 이와타 씨로부터 배우게 되었어요. 그러다가 이와타 씨가 사내에서 책을 나눠 주기 시작했고.

아마 미야모토 씨는 그렇게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던 것 같네요.


미야모토

아뇨 아뇨 아뇨 (웃음).


일동

(웃음)


미야모토

그게, 이와타 씨는 "왜 그럴까?"라는 것에 대해 굉장히 흥미를 가지던 사람이었잖아요.


이토이

네.


미야모토

그렇다 보니 이야기를 하다 보면 "왜 미야모토 씨는 그렇게 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서, 저는 거기에 대답을 하는 거지요.

그러면 얼마 이따가, "이 책은 분명 재미있을 거예요" 하고 이와타 씨가 책을 추천해 주십니다. 그렇게 그 책을 읽다 보면 "아, 정말이다" 싶은 내용들이 들어 있어요.

즉 "이걸 읽으면 알 수 있어요"가 아니라, "미야모토 씨가 항상 말하는 건 이런 거군요"라는 책이라는 겁니다.


이토이

으음, 으음.


미야모토

예를 들어 "행동경제학"은, 저는 이름조차 몰랐는데, 이와타 씨의 추천으로 그 책을 읽어 보니 제 생각과 꼭 맞는 내용이었어요. 그러고 이와타 씨에게 그렇게 말했더니 "그렇군요"라며 기뻐하셨어요. 그러면 제가 읽을 필요가 없지 않나 하시면서 (웃음).


이토이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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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하지만 블루 오션이라든가 이노베이션에 대한 내용이라든가, 이와타 씨가 추천해 준 책을 읽다 보니 "아, 내가 해 온 일이 이런 거였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고, 제 생각이나 태도가 굉장히 명확해졌어요.

그리고 이와타 씨가 좋아하는 책은 역시 경영에 관한 책이 많았잖아요.


이토이

네.


미야모토

그래서 그런 책을 읽고 내 생각을 확인한 후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 "경영자가 되었구나"라는 말을 듣게 되지요.


이토이

아- (웃음).


미야모토

나 자신은 경영만을 할 생각은 전혀 없는데 말이에요. 요즘도 그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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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이

미야모토 씨가 하는 일은 아마 경영이라기보다는, 크게 보면 팀플레이인 것 같아요.


미야모토

아, 네 네.


이토이

아마 미야모토 씨가 ID 출신의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패미컴 게임을 만들던 시절에는 팀이라는 것을 그다지 생각하지 않아도 됐을 거예요.

하지만 게임의 규모도 팀의 규모도 점점 커져 갔고 고객의 수도 바뀌면서, 어느새 만든다는 것과 팀이라는 것이 서로 동등해졌을 겁니다.


미야모토

그건 그렇네요. 그래서 저는 예전부터 팀플레이 같은 걸 잘 못해서 혼자 하려고 했는데, 사실 팀끼리 같이 했거든요.


이토이

그래요, 맞아요!


미야모토

서른이 지나고 마흔이 될 무렵, "어라? 나, 팀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하는구나"라는 걸 깨닫기 시작했어요.


이토이

응, 응 (웃음).


미야모토

궁극적으로 60살쯤 되면 더 이상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니 어쩔 수 없이 프로듀서가 되었다, 라는 식으로.


이토이

이번에 미야모토 씨에게 뭔가 이야기 좀 해 달라고 부탁했을 때, 가제목이 그거였지요.


미야모토

네, 처음엔 그 제목을 붙였어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프로듀서가 되었다". 스스로도 꽤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이토이

미야모토 시게루에게 그런 말을 해도 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확실히 그렇네요.


미야모토

맞아요 (웃음). 큰 팀이 되면 더더욱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기본적으로 팀 안에서 부족한 부분을 제가 맡는 거예요. 그래서 팀이 움직이기 전까지는 제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팀이 저에게는 최고의 프로듀싱이고, 내가 뭔가를 한다는 건 이미 팀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지요.


이토이

아,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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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요즘은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정말 어느 팀이든 높은 수준의 전문가들이 모여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도 저를 대신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그 팀에 내가 어떻게 해야 내 자취를 남길 수 있을까 하면, "아, 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게끔 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토이

아--.


미야모토

"그 사람이 있어서 좋았어요", "다음에도 같이 해 보고 싶어요"라고 말하게 되는 게 제일 싫다고 생각하게 돼서요. 그래서 강한 창의력, 기술 수준이 높은 팀 같은 곳에서도 열심히 발로 뛰는 거예요.

뭐, 영화 같은 건 만들어 본 적도 없지만요 (웃음).


이토이

일의 세계가 완전히 바뀌었어도.


미야모토

네, 영화업계 사람들이 "있어 줘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뭘 하면 좋을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 계속 그런 느낌으로 여러 팀에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팀 없이 전부 혼자서 하는 건 매년 연말의 연하장 정도네요.


이토이

(웃음)



제3회

최소 인원의 팀으로



이토이

미야모토 씨가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는 어떻게 보면 닌텐도도 아직 작은 회사였고, 마리오라는 게임을 만들려고 해도 도트 그림의 크기 때문에 제한도 있었고, "누가 좀 해 놔 줘"라는 사람도 없었고, "그럼 내가 직접 할까"라는 건 당연한 선택이었던 거네요.


미야모토

그렇지요. 당시에는 게임을 만드는 팀에 전문 디자이너가 없었으니 "뭐, 내가 하는 게 낫겠지" 같은 느낌이었지요.

그래서 예를 들면 게임 센터에 놓을 실제 기기의 케이스 디자인부터 그 안의 소프트 그림을 그리는 것까지 디자인 관련된 부분은 전부 직접 했어요. 그건 아까 말했듯 "내가 하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토이

마땅히 다른 사람이 없었으니.


미야모토

없었지요. 그러다가 실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몇 명 들어오면서 아, 이 사람이 그리는 게 더 나을 테니 저는 이만 내려놓겠습니다, 하면서 맡기게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생각해 보면 입사 당시에 사람이 없었던 게 저한테는 다행이었던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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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이

그럼, 그 시절의 팀 체제는 지금도 억지로 그렇게 하자고 하면 가능한가요?


미야모토

가능하지요.


이토이

일부러 최소 인원으로 팀을 꾸려서 "우리끼리만 살짝 해 볼까요?"라고 하면 옛날 닌텐도를 어느 정도 재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분명.


미야모토

그건, 사실 지금도 그렇게 의도적으로 하고 있는 것도 꽤 있어요.


이토이

아-, 그런가요.


미야모토

최종적으로는 100명, 200명 규모의 팀에서 만드는 프로젝트도 처음에는 좁은 범위에서 30명 정도로 시작하는 거지요. 30명 이상에서 출발은 안 된다든지, 이럴 때 가장 많이 쓰는 방법은 처음 꾸리는 팀에는 디자이너를 넣지 않는 거예요.


이토이

오오오-.


미야모토

디자이너를 넣으면 디자이너에게 의존하게 되기도 하고, 그 디자이너가 일하는 시간만큼 지체돼 버리거든요.


이토이

그렇군요.


미야모토

직접 휙휙 그림을 그리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실험을 할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 일단 기존 소프트의 그림을 그대로 써서 시험작을 만들어 움직여 보면, 대략적인 반응은 알 수 있고요.


이토이

그렇지요.


미야모토

하지만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하면, 그 이미지를 디자이너에게 전달하고, 그림이 만들어지고, 레이아웃을 배치하고, 그걸 프로그래머가 코딩하고... 이렇게 하면 아무리 빨라도 이틀 정도 걸립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만약 전달하고 싶은 이미지가 있으면 TV 화면 위에 보드 마커로 그려도 1분이면 알 수 있잖아요.


이토이

응, 응 (웃음).


미야모토

그런 식으로 개발 초기의 인원을 줄이고 작업을 축소해 가면 낭비도 없어지지요. 만들어 둔 걸 제대로 써야 한다, 라는 제약도 없어지니까요.


이토이

아-. 모처럼 만들어 놨는데 안 쓰면 미안하겠다, 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요.


미야모토

네, 네. 힘들게 만들었는데 안 쓰면 안 되잖아요. 그런 거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만 최소한의 방법으로 알 수 있도록 모두가 의식하면, 아마 3달이 걸리는 실험을 1달 만에 끝낼 수 있기도 합니다.

그걸 확장하면, 예를 들어 처음 3년 동안은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나머지 2년 동안은 마무리하는 "5년짜리 프로젝트"가 있다고 치면, 처음 3년을 최소 인원의 팀으로 진행하면 개발 비용이 전체적으로 적어지거든요.


이토이

네, 네, 그렇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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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

그리고 그렇게 팀의 중심이 되는 인원을 줄여 두면 무언가를 결정할 때도 좋아요. 사실 책임자는 디렉터 한 명이면 충분해요. 좋든 나쁘든 그 책임자 혼자서 판단하고 결과가 나오면 그만큼 답에 가까워지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사람이 많으면 책임자 자신도 막연한 말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반응도 안 좋아져서 뭔가 결과도 막연해집니다.

막연한 상태에서 모두가 조금씩 만들어 나간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에요. 설령 틀려도 괜찮으니 책임자가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게 좋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최소 인원으로 시작하는 게 굉장히 좋지요.


이토이

그건 마치 미야모토 씨가 입사했을 당시의 제작 방식으로 되돌리고 있다는 뜻이군요.


미야모토

네. 그 방식이 좋았습니다.


이토이

요즘 팀에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 처음부터 우수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라는 방식과는 반대네요.


미야모토

네. 완전히 반대네요.


이토이

올스타 팀을 꾸렸습니다, 같은 건 사실은 어려운 길을 택하고 있는 거군요.


미야모토

그런 것 같아요. 그래서 예를 들면 젊은 기획자에게 뭔가 자유롭게 생각해 보라고 하면, 의욕 넘치게 각본은 이 사람에게 써 달라고 하고, 그림은 이 사람에게 부탁하고, 프로그래머는 이 근처 팀에서, 이런 식의 올스타 기획을 내놓으면, 그런 상황을 보고 제가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이런 팀이 있으면 당신은 필요 없어지겠네요".


이토이

응, "당신이 필요 없다".


미야모토

그래서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어디까지인가"라는 걸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해요. 만약 그걸 파악한 리더가 혼자서 힘들어하고 있다면 비로소 "그럼 사람을 더 늘릴까"라는 말이 나옵니다. 그렇게 팀을 키워 나가야 목표에 더 빠르게 가까워지겠지요.


이토이

"부족한 부분을 찾는 것"이라는 것만으로도 소수의 인원끼리 하면 빠르니까요.


미야모토

그렇지요. 뭔가 여러 사람끼리 진행하다 보면 방해되는 곳을 찾기 힘들고, 찾았다고 해도 "방해"라고 말하기도 어렵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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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이

그리고 소위 "선생님" 같은 사람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도 별로 좋지 않은 게 나왔다면 거절하기 어렵기도 해요.


미야모토

맞아요, 맞아요 (웃음). 그래서 저는 지금도 "선생님"에게 부탁하는 건 정말 못해요. 거절할 수 없는, 그런 거.


이토이

그렇군요. 그래서 저나 팀원들이나 모두 그렇게 "거절하면 안 되겠구나" 하게 될 때는 제가 나쁜 사람이 돼서 "다시 해 보자!"라고 말할 때가 있어요.


미야모토

저도 있어요.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느낌도 있고.


이토이

아-, 미야모토 씨가 그렇게 말했으니 그런 거지요 (웃음).


미야모토

그렇네요 (웃음). 하지만 저 자신은 제가 내놓은 계획을 바꿔도 완전 OK니까, 그건 회의 같은 데서도 자주 말합니다. "내가 말한 건 절대 바꾸면 안 된다" 같은 퍼즐이 되면 안 좋으니, 그걸 바꿔도 정말 괜찮다고.


이토이

그건 어떻게 보면 자신이 바꿀 생각이 제일 많다는 거지요.


미야모토

그렇지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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