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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선생님, 조선은 로마 그 자체란 말입니다 (232)앱에서 작성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7.20 11:44:07
조회 779 추천 20 댓글 6
														

항복이 확정되자 도원수 강순은 휘하 군영사들을 모아 군의를 열고 금상의 책봉 조서를 열었다. 책봉 조서는 일종의 공명첩처럼 되어있었다. 조서는 간단하게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물론 옥새가 찍혀있으므로 그 효력은 확실하다.

ㅡ짐은 부레비스타를 다키아의 국왕으로 임명하노라.
           개국 84년, 융화(隆和) 2년 월 일

누가 왕인지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으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공명첩은 아니었으나, 그 날짜는 정해져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슷한 면이 있었다.

이렇게 명의가 확실한 것은 그만큼 조선이 부레비스타를 항복시킬 자신이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항복하지 않고 자결하는 경우, 의도치 않게 전사하는 경우 등은 먼저 왕을 정해 책봉식 겸 즉위식부터 거치고 새로 조정에서 조서를 받아올 예정이었으나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부레비스타가 어떤 이인지에 대한 조사도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에 목숨을 던질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본 것이다.

조선이 파악하기로 부레비스타는 차라리 굴욕을 감내하고 당장을 넘길지언정 목숨을 버리고 포기하는 부류는 아니었다. 과거 조선의 골칫거리였던 이만주와 비슷한 부류로 본 것이다. 그리고 그 조사는 맞았다. 과연 부레비스타는 자결하거나 죽기 위해 돌격하기보다 항복하기로 결정했다.

강순은 군영사들과 조전절제사들이 보는 앞에서 그 조서에 날짜를 적어넣었다. 당초에 이렇게 하도록 절차가 잡혀있었던 것이다. 요컨대 강순이 임의대로 날짜를 정해 사익을 추구하거나 횡포를 부리는 것을 막은 것이다.

조서의 '융화'는 금상이 정한 연호였다. 여러 의미가 있었는데, 여러 민족이 섞여있는 현재 조선 백성들의 화합을 융성하게 하겠다는 의미와 함께 싸움을 그치고 평화를 이룩하고자 한다는 뜻도 있었다. 그러나 그 연호가 무색하게도 즉위 2년차부터 다키아 원정이 벌어진 참이다. 그러므로 이 전역을 속전속결로 종결시키는 것이 금상의 뜻이기도 했다.

강순이 적어넣은 날짜는 6월 12일이었다. 부레비스타가 항복한 당일이었다.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정한 날짜였다.

항복례 겸 책봉의식은 5일 뒤인 6월 17일에 이루어졌다. 금상 대신 어기에 절하고 금인과 책봉 조서를 전달받는 의식이었다. 의식 내내 다키아 측은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않았다.

ㆍㆍㆍ

부레비스타가 항복했다고 다키아 전역이 안정된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도망친 다블로사의 세력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복속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부레비스타가 반란을 맞이하여 고생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다키아 내에서도 주류 세력이었다. 다키아 전체의 대략 6할 정도가 여전히 부레비스타를 따르고 있었다.

그러므로 조선군이 서서히 동진하며 압박을 시작하자 다블로사의 세력은 바로 항복을 결정했다. 조선군은 반란을 주도한 귀족들을 포박하여 부레비스타에게로 보내버렸다.

기대와 전혀 다른 취급에 귀족들이 발악했지만 이미 항복한 마당에 그들이 뭔가를 할 수는 없었다. 부레비스타는 사의를 표하며 다시금 조선에 충성할 것을 맹세했다. 물론 조선 측에서도 진지하게 믿지는 않았다. 부레비스타를 이만주와 같은 부류로 보는 이상 당연한 일이었겠지만.

ㆍㆍㆍ

다키아의 복속이 끝나자마자 강순은 4만 병력과 함께 그대로 북상하여 사르마티아 방면으로 진출했다. 사르마티아인들은 그 근본이 유목민족이다보니 대부분의 다른 유목민족들처럼 그 내부에서도 여러 지파가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강대한 것은 알란 족으로 그들은 폰토스 동부와 카스피해 서부에 걸쳐 넓은 영역을 단독으로 차지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사건과는 큰 연관이 없었다. 굳이 조선으로부터 말을 받지 않았어도 이미 큰 세력이라 다른 부족들과 겉도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이번 사달의 주범은 다키아 바로 이북에 살던 아르카라간테스, 하막소비, 이아지게스 부족이었다. 그들이 바로 조선으로부터 말을 받아 분배한 이들이었다. 다키아와 가깝다보니 다키아인들이 그들을 폰토스 원정에 끼웠고, 조선이 다시 말로 매수했던 것이다.

그들은 조선으로부터 말을 받아 근래에 한창 성세를 누리고 있었으므로 조선에 우호적인 이들이었다. 몇몇 이들은 심지어 조선을 아버지의 부족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그들에게 베푼 은혜가 아버지와 같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비잔티움 공성전에 참여했던 일부 사르마티아인들을 제외하고는 조선과 직접적으로 접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조선의 국력이나 크기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았던 탓에, 많은 사르마티아인들은 조선이 2만 필이나 말을 줄 수 있는 커다란 부족 정도로 여겼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근방에서 말을 그렇게 많이 기르는 것은 같은 유목민족을 제외하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선군이 그들의 영역에 등장하자 그들이 깜짝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강순은 일찍이 전조의 윤관이 했던대로 부족장들을 모으기로 했다. 그래서 성대하게 연회를 열테니 세 부족의 족장들이 참석하면 좋겠다는 초대장을 보냈다.

ㆍㆍㆍ

"어쩌실 생각입니까?"

조전절제사 윤필상이 걱정스러운 안색으로 물었다. 그도 강순이 누구를 본따 부족장들을 소집했는지 알았기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아국에 우호적입니다. 혹시라도..."

"조전절제사께서 무엇을 걱정하시는지는 이 사람도 잘 압니다. 윤관의 예에 따라 부족장들을 소집하였으나, 이 사람이 본받고자 하는 이는 윤관이 아니라 유금필이올시다."

그제서야 윤필상의 표정에서 걱정이 다소 가셨다. 윤관은 여진족 족장들을 불러 연회를 연 뒤 친고려파와 반고려파를 가리지 않고 모조리 죽여버렸다. 그 결과 여진족 전체를 적대적으로 돌려버리고 말았다.

반면 유금필의 경우는 여진족 족장들을 휘어잡아 친고려파로 만들었다. 그리고 후삼국 최후의 결전 일리천 전투에 그 여진족 기병들을 1만 가까이 동원하기에 이른다. 강순은 유금필의 예를 따라 세 부족장들을 어르고 달래 확고한 친조선파로 만들겠다고 한 셈이었다.

세 부족장들이 조선군 진지에 도착한 것은 강순이 전령들을 보내고 이레가 지나서였다. 강순은 병사들을 동원해 환호성을 지르도록 했다. 자신들이 들어서자 환호하는 병사들을 보며 세 족장들은 다소 안도한 듯하면서 한 편으로는 얼떨떨함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 본 사이라고 이렇게 환호할 정도로 좋아한다는 말인가?

그들이 강순의 막사로 안내되어 들어서자 상다리가 부러져라 차려진 음식들이 눈에 들어왔다. 세 족장들은 저도 모르게 표정이 푸근하게 풀어지고 말았다. 이들이 이렇게 환대를 해주는 것을 보니 자신들이 그만큼 잘났는가보다, 하고 여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강순의 등장과 함께 그 착각은 깨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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