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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1888]아테네의 우리 장군님-03

Edd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30 17:03:07
조회 349 추천 17 댓글 9
														
[아테네의 우리 장군님 : 3화]

우리 아버지의 양복점은 파트라에서 가장 잘 나가는 양복점이 되었지만, 우린, 정확히는 나는 그걸로 만족할 수 없었다.

“하악…, 하악…, 무슨 일이 있어도, 철조망 사업을 벌여야만 해….”

라는 미친 집념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파트라에서의 성공은 충분히 고무적이었지만, 이걸로도 철조망 사업을 벌이기엔 어림도 없었다.

그렇기에, 나는 아버지께 제안했다.

“아버지, 아테네로 가셔서 사업하시는 건 어떨까요?”

“아테네? 그거야 좋지. 하지만 아테네는 땅값이 비싸단다.”

“아버지, 진짜 장담드릴 수 있는데, 이 지퍼-바지 가지고 장사하면 아테네 땅값 따윈 진짜 푼돈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어요.”

“그래, 나도 여기서 그칠 생각은 없단다. 이런 훌륭한 발명품을 이 곳 사람들에게만 보여줄 순 없지!”

역시, 아버지! 믿고 있었어! 말은 험하게 해도 저는 언제나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혹시 아테네에서 새로 세울 가게 이름을 네가 지어줄 수 있겠니?”

“제…, 제가요?”

“그럼! 넌 엄연한 공동 개발자 아니니. 아니, 어쩌면 너의 비중이 나보다 더 클지도 모르지. 그러니까 네게 그럴 권리는 있단다.”

그 때, 창가 밖으로 비둘기들이 날아올랐다.

“음…, 그러면 ‘날개’라는 뜻을 담아서, 프테로(Ftero)는 어떨까요?”

“프테로? 좋은 뜻이구나. 날개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옷이라는 의미일까나?”

“뭐, 그런 거죠.”

별 생각 없이 짓긴 했는데, 원래 의미라는 건 생각하는 것에 달려있으니까, 좋게 생각하면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안도니스. 너 진로는 생각해 봤니?”

“어…, 진로요?”

“그래, 너도 곧 직업을 갖게 될 나이지 않니. 혹시 발명가로 진로를 정한다는 그런 생각은 아니겠지? 제대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가져두는 게 좋아.”

이번엔 나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항상 괴짜로밖에 보이지 않던 아버지가 진지한 모습으로 내게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언젠간, 너도 가정을 꾸리고 부양하게 되겠지. 그러면, 발명가 같은 수입이 불안정한 직업은 그리 좋지 않단다.

나도 어릴 때, 발명가를 꿈꿨지만 말이야. 그런 직업은 역시 하는 게 아니야.”

걱정 마세요, 아버지. 딱히 발명가 같은 거 할 생각은 없으니까요….

어쨌든, 아버지의 말씀은 내게 상당한 고민의 시간을 안겨주었다. 가족을 꾸린다…, 는 둘째치고,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나는 성공이 하고 싶다. 하지만, 발명가 같은 걸 하기에는 그쪽으로 머리가 발달한 것도 아니라서.

내가 잘하는 건…, 정치질. 그래, 나는 정치질이 하고 싶었어.

하지만 어떻게 정치질을 하지?

정치질을 하려면 명성을 얻어야 하는데…, 명성을 얻으려면….

그래, 가장 쉬운 방법은 전쟁에서 이기는 거다. 말이 쉽지만, 어떻게 보면 가장 쉬운 방법이기도 하다.

원래 세계에서는 청년운동이라던지 시국선언이라던지가 가능했지만, 여기서 그런 것들은 불가능하니.

곧 그리스는 수 차례의 전쟁을 겪는다. 두 차례의 발칸 전쟁부터, 1차대전까지. 년도로 따지면 1912년부터 1918년까지.

물론 그리스는 1차대전 후반에 참전하긴 하지만.

그 전쟁들에서 단 한 번의 성과라도 낸다면, 명성을 얻을 수 있다.

문제는, 사람이 더럽게 갈리는 20세기 초 전쟁에 뛰어들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이지만.

무엇을 얻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것이냐의 문제였다.

나는, 명성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는가?

동시에, 명성을 얻기 위해, 누군가를 죽일 수 있는가?

전자는, 이미 각오했다. 이미 한 번 죽은 목숨, 못 걸 이유가 없으니.

하지만…, 사람을 죽인다라.

한국에서의, 전생에서의 군생활과는 다르다. 실제로 사람을 죽이고, 짓밟고, 일어서야 한다.

그렇게 살아남아 승리를 쟁취해야만 한다.

나는 그럴 준비가 되었는가?

하지만, 이내 머릿속에서 자기합리화가 되었다.

어차피, 전쟁이 시작되면 나는 장교가 되든 말든, 군대에 나가야 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내가 원하든 원치 않든, 이 두 손에 피를 잔뜩 묻히게 되겠지.

그래. 어차피 묻힐 피라면, 좀 더 의미있게 사용하자.

그렇게, 나의 진로가 정해졌다.


당시 그리스에서 육군사관학교라고 한다면 가장 유명한 곳은 아테네에 위치한 4년제 ‘에벨피돈’ 육군사관학교다.

물론 육군사관학교답게 성적 커트라인은 굉장히 높았지만…, 그래도 내가 빌어먹을 인생 2회차인데, 중고딩 수준의 학문에 빈약할

리가 없기 때문에 다행히 커트라인은 꽤 넉넉히 맞출 수 있었다. 이래뵈도 아테네 대학교에서 4년 유학한 몸이니까.

문제는 체력 검정이었다. 에벨피돈 육군사관학교는 물리, 수학, 그리스 문학, 역사 이외에도 체력 검정을 통해 후보생을 선발한다.

물론 전생에 군대에서의 체력 검정에서는 단 한 번도 특급에서 떨어진 적이 없긴 했지만, 그건 전생의 이야기였고,

아무래도…, 옛날 군대, 그것도 사관학교다 보니까 더 빡세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헬스장도 없는 이 도시에서, 나는 어떻게 체력을 길러야 하는가?

정말 매일 10km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100회, 스쿼트 100회, 팔굽혀펴기 100회라도 해야 하나. 어디서 본 것 같다고? 설마.

공부에 있어서 체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사실 평소에도 어느 정도 규칙적인 운동을 해두고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정도로 사관학교 수준까지 맞춰질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을 하고 있던 때였다.

“어이, 안도니스! 운동하러 가자!”

“시끄러, 우고스. 지금이 몇 신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냐. 넌 잠도 없냐?”

“원래 밤에 하는 운동이 제 맛이라고!”

헛소리를 하는 저 녀석의 이름은 우고스 엘리티스. 내 부랄친구…, 라긴 애매한 녀석이지만, 어쨌든 굉장히 친한 친구다.

“그래, 어차피 머릿속도 좀 비워야 하니까. 운동이나 하러 갈까.”

“역시, 그래야 내 친구 안도니스지!”

“닥쳐.”

우리 둘은 집 근처를 거니며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우고스, 너는 커서 뭐가 될 거냐.”

“갑자기 뜬금없이?”

“아니, 이제 우리도 그런 거 생각해야 할 나이가 아닌가 싶어서 말이야.”

“나? 나는 그냥…, 뭐, 군인이나 되려고.”

“푸흡!”

“뭐야, 왜 갑자기 침을 뿜고 지랄이야?”

“관둬라, 진짜 네 신상을 위해서야. 가장 친한 친구라곤 뭣해도 네 친구로서 하는 아주 중요한 조언이라고.”

“뭐?”

“우고스, 나는 진짜 근 10년 안에 사람을 갈아버릴 정도로 어마무시한 전쟁이 벌어질 거라 장담할 수가 있어. 거기서 네가

그냥 쫄병으로 들어가면, 100% 사망한다고.”

“나 쫄병으로 들어가려는 거 아닌데?”

“뭐라고? 그러면 뭘ㄹ…, 설마, 너 에벨피돈에 들어가려고?!”

“당연하지! 이 몸이 아니면 누가 에벨피돈에 들어갈 수 있겠냐고!”

의문의 경쟁자의 탄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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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가 느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ㅠㅠ. 그래도 꾸준히 봐주시면서 추천과 댓글 남겨주시는 분들께는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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