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가와 함께 럼을 마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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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가와 함께 럼을 마셔보자!앱에서 작성

궁서(106.102) 2020.01.28 23:36:49

조회 544 추천 8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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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물 : 시가(록키 파텔 빈티지 1990)

그리고 럼(각각 럼네이션 파나마, 레헨다리오 그랑 레제르바 15년, 트루아 리비에르 트리플 밀레짐, 제이발리 12년)

즐기는 법 : 불을 피워서 시가를 지진다.

럼을 한 모금 마신다.

그리고 시가를 피우고 럼을 마신다.

시가 연기를 잔에 불어본다.

그리고 럼을 마셔본다.

그런 식으로 럼을 다 마시면 빈 잔에 새 럼을 따른다.

불이 꺼지면 다시 붙여서 핀다.

럼네이션 파나마 럼 : 원래 약간 달달한 애였지만 시가를 피니 달착지근한 게 강해지고, 석유계 냄새가 줄어듬. 스모키한 감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버번캐 특유의 아 느끼해 감각이 흙 느낌으로 변하고 마시기 좀 더 쉬운 형태가 됐음

레헨다리오 : 이 녀석은 잡맛이 세서인지 몰라도 시가의 맛이 다 죽어버리네. 달착지근해서 기대했었는데 럼으로 입가심하는 기분이야

트루아 리비에르 : 얘는 좀 특이하네. 나름 좀 밸런스 있는 녀석이었다고 생각했더니 이상하게 뒤틀려버렸음. 처음엔 좀 떫다고 생각했더니 두 모금째엔 시큼해지고, 잠깐 매워지는가 싶다가 언제 그랬나 싶게 달아져버렸음. 아마 시가를 피운지 시간이 좀 지나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한 게 아닌가 싶은데 뭔가 굉장히 딥하게 달아져버림. 가죽향, 초코, 바닐라 뭐 이런 느낌이 휘몰아치다 이 녀석을 마시면 갑자기 채찍으로 팍 하고 혀를 때리는 것 같은 느낌? 원래 이러던 애가 아니었는데...... 하는 기분임

제이 발리 : 이 녀석이 시가랑 같이 페어링했을 때 변화가 가장 극적인 애가 아닐까 싶음. 풀맛이 세서 어떠령가 하던 녀석이었는데 시가로 풋맛을 얌전하게 만들자마자 단맛이랑 같이 은은한 바닐라맛이 잘 조율된 풋맛이랑 어우러지면서 느슨한 가죽향이랑 좀 평평하게 깔린 것 같은 느낌을 과시함. 츤데레 럼과 함께 하는 시가 여행! 뭔가 느꼈음. 이거 시가랑 되게 잘 어울린다.

결론 :

1. 럼은 시가랑 잘 어울리는데 그 중에서도 좀 거슬린다고 생각되는 맛이 시가랑 페어링되면 괜찮아짐. 질렸던 달달이럼들이 확실히 잘 어울릴 듯. 왠지 스페인계 럼이 시가랑 같이 발전한 것 같단 느낌이네.

2. 의외로 궁합을 잘 봐야 됨...... 맛이 세서 안 어울릴 거 같았던 녀석이 의외로 발군의 조합이 됨. 시가가 맛을 죽이는 파트가 증류주의 숨겨진 본성을 살려주는 거 같은 느낌이었음. 그냥 마셔서 괜찮은 럼이 있는 반면 시가랑 페어링해서 숨겨진 포텐셜을 뿜뿜하는 럼이 따로 있단 느낌. 야생 느낌인 줄 알았다가 시가랑 페어링하니 얌전해진 제이발리 같은 케이스가 있었는데 되려 오크향이 강한 경우엔 어떤 방향성으로 신호를 줄지 기대가 된다.

3. 시가 피고 10~15분 뒤부터가 이 녀석들의 매력을 일깨우는 본격적인 타임인 게 아닐까(시가알못의 의견). 피울수록 맛이 나네.

4. 제이 발리 다 마심. 준비한 럼은 다 마셨고 시가는 이제 반 피웠는데 어쩐다?

요약 :

시가랑 럼 마시쪄!

고정닉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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