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럼이랑 보드카랑 차이를 잘 모르겠다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정말 그런가?? 너무 궁금해서 사왔어.

뭐 그렇게 얘기할 만은 하더라만, 다르긴 다름.

왼쪽부터 보드카, 화이트럼, 그린자켓 17년이다.

쌩뚱맞게 뭔 그린자켓이냐 싶을텐데, 보드카에다 위스키향 입혀놓은 것 같은 병신같은 부즈에서 럼이 가진 알콜향과 유사함을 느꼈기 때문이야.

보드카 vs 화이트럼)

보드카는 달다구리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직설적인 주정맛이 있지. 그 소주맛 농축해놓은 것 같은 향은 보드카 베이스의 칵테일(주스 타는거 말고)를 만들어도 여지없이 다 느껴진다.

화이트럼의 부즈는 빡센 드라이 쉐이킹으로 독한 느낌을 빼놓은 보드카와 비슷했다. 럼 특유의 맛은 엄청 약하긴 해도, 칵테일을 만들어보면 보드카가 가진 주정향이 안 나니까 다르긴 확실히 다르더라.

요약 : 그냥 마시면 닮았는데 칵테일 해놓으면 다름.

오늘은 이걸로 '바카디' 칵테일을 만들어서 마셔봤는데

들어가는 게 럼, 레몬즙, 석류시럽밖에 없지만, 맛은 안정적이더라.

바에서 마티니 잔에 나오는 이쁘고 독한 칵테일을 분위기 때문에 포커페이스로 마셔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거 같은 그런 맛임.

이걸 보드카로 만들었다면 코스모폴리탄 먹을 때처럼 주정향도 강하게 났을 텐데, 화이트럼은 도수랑 재료 맛은 살리면서 주정향은 안 난다.

화이트럼vs다크럼)

보드카랑 위스키만큼 차이 난다.

밍밍하고 보드카에 가까운 맛과 농후한 트로피컬 후르츠 향이 피니시로 길게 이어지 맛은 너무 큰 차이가 있음.

화이트+다크럼vs그린자켓 17년)

맛이 병신같았았던 그린자켓은 스카치 위스키라기엔 너무 보드카같고, 보드카라기엔 또 다른 기묘한 놈인데, 다크럼을 희석시켜놨다고 보면 또 비슷한 구석이 없지 않다.

화이트럼에 다크럼 몇 방울 쳐서 위스키와 비슷한 색으로 만들어 먹어보니, 그린자켓 17년이랑 알콜 치는 느낌이 비슷하더라.

당연히 향은 다른데, 그린자켓은 바닐라+오크향에 드라이하고, 럼끼리 섞은 건 매우 달콤한 과일향이지.

암튼 위스키가 아닌 다른 뭔가에 가깝단 직관은 적중했음.

마이타이에 화이트럼 대신 그린자켓을 넣어도 화이트럼 넣은 것과 별로 큰 차이는 없었다.

화이트+다크 섞는 거라서 그렇지, 화이트럼이 베이스인 바카디나 다이키리를 그린자켓으로 말면 화이트럼에선 안 나는 오크향이랑 진한 바닐라+카라멜 토피향이 나서 확 다름.

그냥 이 병신술 소비할 구제책을 찾은 게 스스로 생각해도 기적인 부분인거지.

결론 : 홈텐딩 하는 주붕이가 화이트럼이 베이스인 레시피를 만들어 먹고 싶다면, 화이트럼을 사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