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39년. 공갤에서 똥글이나 싸지르던 나는 여전히 취준생이라는 타이틀을 걸고있지만 현생은 부모님 등골 노후자금 척수액까지 쪽쪽 빨아먹고있는 백수다.

17년전 내인생 전부를 건 공기업취업문을 그대로 박살낸 2번남.
그를 떠올리며 1번남이 됐다면 내인생은 과연 달라지긴했을까 하고 의미없는 가정을 해본다.

"하 내 인생 시바꺼 운 존나없네"

삼각김밥 1+1으로 오늘도 의미없는 인생을 연명하기위해 편의점을 가던 길이었다. 무더운 여름, 신호등 앞에서 지나가는 아반떼를 보면서 저딴차는 왜타는지 이해가안가지만 동시에 느껴지는 흐르는 겨땀은 내 인생을 더 처량하게 만들뿐이었다.

신호가 바뀌고 첫발을 내딛으려는 순간 페라리 한대가 우회전하면서 그대로 내 다리를 친다.

"악  씨발!!!!!!!!!!"

존나 아팠지만 보험금으로 당분간 배에 기름칠할수도 있겠단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어서 기분이 좋았던것도 사실이다.
페라리 창문이 내려가고 나랑 나이가 비슷해보이는 사람이 말한다.

"거 눈좀 똑바로뜨고 다니자"

이 새낀오늘 뒤젔다 생각하고 경찰을 부르려 주머니에 갤럭시 39a를 찾는 찰나에 그가 말한다.

"옛날에 우리아빠가 비서실장하던 사람인데 경찰부르려고?"

자세히보니 그놈이다. 17년전 내가뽑은 대통령의 실세의 아들.
너무도 분하다. 저자식에게 진짜 정의가 뭔지 보여주고싶다. 사회가 증오스럽다. 사회가 날 이렇게만들었는데.

온갖생각에 10분같던 10초가 지났을까. 내가 내린 결론은 내가 상대할수있는 사람이 아니란것이다. 나지막히 말했다.

"죄송합니다.. 가보겠습니다."

왠지 왼쪽다리가 저린거같지만 빨리 삼각김밥먹고 내인생의 유일한 도피처이자 유일하게 내가 사회의 기득권인 협곡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야스오 미드간다 딱대라 개병신들아"
이판 마저 진다면 진짜 손가락을 짜르고싶은 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