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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탄카나 순애) '부탁이야, 제발 어서 어디로든 가 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1.07 01:21:55
조회 17364 추천 65 댓글 25
														

1.


희. 로. 애. 락.


모든 사람들, 모든 포유류가 가지고 있는 그것을 우리는 '감정'이라고 부른다.


상현의 4이자 감정을 구현화하는 혈귀술을 다루는 오니 한텐구와의 싸움에서, 탄지로는 결국 한텐구의 목을 베어냈다.


귀살대 중 그 누구도 희생시키지 않고, 상현의 4와 5를 처리한 것은 실로 대단한 공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싸움에 참가한 하주 토키토 무이치로, 연주 칸로지 미츠리, 카마도 탄지로, 시나즈가와 겐야 모두 크게 다치지 않고


다시 전선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을 입은 것이다.


네즈코의 태양 극복 이후, 곧 다가올 키부츠지 무잔 최종국면에서 이만큼 다행스러운 일은 없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아무도 적의 혈귀술에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럴 터였다. 그랬어야만 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만은 않은 법이었다.


"너는 내가아아아 불쌍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가아아아아!!!"


히노카미 카구라의 계승자, 카마도 탄지로의 머릿속에, 음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약자를 괴롭히지 마라아아아아!!!"


손톱으로 쇠를 긁는 듯한 불쾌한 소리. 탄지로는 불과 얼마 전 이와 같은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상현의 4, 한텐구. 그가 구현한 희로애락의 네 오니.


그러나 그가 구현해낸 오니의 숫자는 넷 뿐만이 아니었다.


본체인 '겁', 가장 강한 형태인 '증', 죽기 직전 발악으로 만들어 낸 '한'.


그 모두를 베어내고, 상현의 4 한텐구는 분명 세상에서 소멸하였다. 그랬어야 할 터였다.


탄지로는 자신의 상의를 슬쩍 들어올려 자신의 아랫배에 그려진 문자를 살펴 보았다.


'性'


마음이나 성품을 의미하는 한자이나, 한텐구의 성질을 생각하면 그것이 의미하는 내용은 불 보듯 뻔했다.


그가 죽기 직전 남긴, 오직 자신만이 들을 수 있었던 단말마.


"네놈, 네놈만큼은 반드시이이이...!"


한텐구의 발악이 끝나자, 자신의 아랫배에 남겨진 상처의 모양이 변하더니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게 되고 만 것이다.


'이건 혈귀술인가? 어째서 사라지지 않는 거지?'


탄지로는 거울을 보며 자신의 아랫배를 쓰다듬었다. 아프지 않다. 괴롭지도 않다.


적이 죽기 직전에 보낸 최후의 공격이라면 분명 자신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해가 갔어야 할 터였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자신의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단 하나, 상처에 그려져 있는 '성'의 글씨가 점점 뚜렷하게 진해져 가고 있을 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카나오가 임무에서 돌아온다는 모양이더라고."


합동 강화 훈련에 참가하러 나서기 전, 젠이츠가 탄지로에게 언질을 건냈다.


"서쪽 마을에 오니가 나타났다는 말은 결국 소문이었나 봐."


"아, 그래? 다행이다. 이런 시기에 나타난 오니라면 어쩌면 상현이었을지도 모르니까."


젠이츠가 탄지로를 능글맞은 표정으로 쳐다 보았다.


"헤, 역시 탄지로 너는 카나오 이야기만 꺼내면 소리가 변하네~."


"그게 무슨 뜻이야!"


탄지로가 얼굴을 붉히며 젠이츠를 쳐다보았다.


"예, 예. 눈치없는 바보는 이만 가드립죠. 몸조리나 잘하고 있어."


젠이츠가 방문을 열며 뒤돌아 말했다.


"하지만, 자기 마음을 눈치채지 못하는 건 그보다 더한 바보라고."


젠이츠의 말은, 탄지로의 가슴을 후벼팠다.


자신의 마음. 마음의 소리가 따르는 대로.


분명 과거의 탄지로가 누군가에게 건냈을 말이었다.


'그런 건 이미 눈치챘어. 아마도 난...'


탄지로는 그 날의 일을 떠올렸다.


상현 6과의 전투 이후, 부상을 입은 탄지로의 곁에서 계속 손을 잡고 있어 준 한 사람.


'지금도 왼손에서 동전의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아마 그때부터 였을 것이다. 조금 더 바라보게 되고, 조금 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조금 더 의식하게 되고.


'난... 카나오를...'


그 순간, 탄지로는 자신의 아랫배에 무엇인가 욱씬거림을 느꼈다.


배를 들어올려 글자를 확인하자, '성'이라고 적혀있는 글씨가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윽, 이건 느낌이 좋지 않아. 집중하자. 호흡을 사용해 가다듬는 거야.'


전집중 호흡을 사용해 마음을 가라앉히자, 탄지로의 아랫배에 그려져 있는 글자는 다시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때야. 다른 사람들을 걱정시킬 수는 없어.'


오니의 출몰이 뚝 끊긴 폭풍전야와도 같은 지금의 때에, 자신의 몸에 일어난 사소한 변화에는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나중에라도 시노부 씨에게 진찰을 받으러 가보자며, 탄지로는 외적 부상에서 회복하는 데에 집중했다.


그러나.


"아, 탄지로. 여기 있었구나."


하얀 망토를 두르고, 나비 모양의 머리핀으로 찰랑이는 머리카락을 묶은 소녀.


충주 코쵸 시노부의 계승자인 츠유리 카나오가 탄지로의 문병을 위해 그의 병실을 찾았다.


카나오의 얼굴, 웃는 미소. 옅게 바른 연분홍색 입술연지.


그 모든 것이 탄지로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으, 으응. 와줘서 고마워, 카나오."


카나오는 천천히 탄지로의 곁으로 다가갔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카나오가 곁으로 다가올 때마다, 탄지로의 심장 박동도 같이 커졌다.


카나오는 탄지로의 침대 옆에 마련되어 있는 간이 의자에 앉았다.


"이번엔 일찍 나아서 다행이야."


나비 저택에서 처음 보았을 때는 어떠한 마음도 가지지 않았던 카나오가, 지금은 이렇게나 마음의 소리가 커진 것이었다.


"귀살대에 있다보면 언제 또 만나게 될 지 모르니까, 그러니까..."


카나오는 손을 뻗어 탄지로의 손을 살포시 쥐었다.


"카, 카나오?"


당황한 탄지로가 카나오를 쳐다보았으나, 그녀 역시 부끄러움에 못 이겨 고개를 돌리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또 무리하면, 나 정말 화낼 거야!"


앙증맞은 권고를 날리며, 카나오는 황급히 병실 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 나갔다.


탄지로는 그녀가 내뿜는 달콤하면서도 산뜻하며 부드러운 냄새를 한껏 맡고는, 카나오가 잡고 있던 자신의 왼손을 쳐다보았다.


'카나오는 눈이 좋으니까, 어쩌면 내 표정도 훤히 들켰을 지 모르겠어.'


카나오의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다시 떠올리던 탄지로에게,


또다시, 이전과 같은 통증이 찾아왔다.


'앗, 아읏. 또야. 또 문자가...'


탄지로의 아랫배에 그려진 '성'의 문자. 그것이 또다시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어째서일까, 어째서 카나오와 관련되기만 하면 이렇게나 뜨겁게 타오르는 것일까.


설마 자신이 카나오에게 건전치 못한 감정이라도 품고 있단 말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는 그의 바람과는 달리, 아랫배의 문자는 오직 카나오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고 있었다.


탄지로의 나이는 이제 겨우 15이다.


사춘기. 2차 성징이 시작되며, 인간의 성적 욕구가 가장 거세지는 때. 본디 혼사를 치루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그런 탄지로의 모든 감정은, 이미 카나오를 격렬히 안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을 정도로 거세져 있었다.


장남으로서, 어린 시절부터 갖추어져 온 '이성'과 '도덕'만이 그를 간신히 카나오에게서 떨어뜨려 놓고 있었다.


'침착하게, 방금처럼 호흡을 가다듬는 거야.'


몇 번이고 호흡을 사용해 진정시켜 보려는 탄지로였으나, 안타깝게도 그 모든 노력은 허사로 돌아갔다.


그의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그의 손을, 그의 발을, 그의 머리를, 심지어는 그의 일륜도 조차도 뜨겁게 달구기 시작했다.


어느덧 정오가 넘은 시각, 탄지로의 열은 내리지 않고 있었다.


'이런 추태를 남들에게 보일 수는 없어. 조금만, 조금만 더 참아보자.'


아오이를 불러볼까, 하는 탄지로였으나, 이미 커다랗게 솟아버린 자신의 아래를 아오이에게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목이 타는 것 같아. 물, 물은 어디 있지...?'


아득해진 정신으로 탄지로는 침대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한 발자국, 또 한 발자국. 그가 마루를 걸을 때마다, 그의 정신은 조금씩 곁을 떠나기 시작했다.


'달콤한, 꿀 냄새.'


그는 당초의 목적은 잊어버린 채, 그저 달콤한 냄새가 나는 방향으로 차차 나아갔다.


'여긴...'


문 앞에 걸린 나비 문양. 이곳은 필시, 카나오의 방 문 앞일 것이다.


'카...나오...'


풀썩, 하고 쓰러지는 소리에, 문이 드르륵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렸다.


"탄지로? 괜찮아?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거야?"


아득해져 가는 정신에, 오직 한 사람의 목소리만이 그의 귓가를 가득 채웠다.


"아오이를 불러야, 아니, 지금은 일단 내 방으..."


순간, 전원을 차단하듯 탄지로의 시야가 어두워졌다.



2.


탄지로가 다시 눈을 떴을 때에는, 이미 노을빛이 방 안을 가득 채운 후였다.


'설마 정신을 잃어버린 건가. 아오이랑 애들한테는 면목이 없네.'


몸을 일으켜 주위를 둘러보려는 탄지로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아, 일어났구나. 몸은 괜찮아, 탄지로?"


고막에 떨어지는 제비꽃의 꿀같은 목소리. 이것은 분명, 카나오의 목소리였다.


"걱정했었어. 나 분명, 무리를 하면 화낸다고 했잖아."


입으로는 성을 내지만 걱정하는 표정으로 탄지로를 쳐다보는 카나오를 보고, 탄지로는 또다시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안돼, 카나오. 그 목소리로 나를 부르지 마. 그 모습을, 그 몸을, 나한테 보여주지 말아줘.'


카나오가 두 손가락을 마주 보고 돌리며 쭈뼛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건 벌이야."


카나오가 자신의 이마를 탄지로의 이마에 가져다 대었다.


탄지로는, 자신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안 돼, 카나오. 이런 짓을 하면, 난...!'


"탄지로를 아프게 하는 건, 전부 내가 옮겨받아 버릴 거야. 그러면 탄지로는 마음이 아프겠지?"


그녀가 생각해 낸, 그녀 나름만의 방법.


부디 그가 무리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그와 맞닿고 싶어하는 욕망이 맞물린 앙증맞은 장난이었다.


'안 돼, 더 이상은, 이성이...'


본래라면, 단지 청춘의 한 구석을 꾸밀 만한 귀여운 이야기였겠으나,


"그럼 좀 쉬고 있어. 나는 잠시 사범님께 볼일이 있어서 가.. 볼...."


이미 오니에게 당해버린 지금의 탄지로에게, 욕망을 이겨낼 힘 같은 건 없었다.


"타, 탄지로?"


꽉, 하고. 탄지로는 떠나려는 카나오의 손목을 강하게 붙잡았다.


"가지 말아줘."


그 순간 카나오의 눈에 비친 것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땀을 흘리며 애원하고 있는 탄지로의 표정, 그리고.


이불에 덮여있음에도 우뚝 솟아오른, 탄지로의 또다른 일륜도였다.


장남이 이불을 걷고 일어섰다. 환자복을 뚫을 기세로, '그것'은 서 있었다.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지금이라도 아오이나 시노부를 부른다면, 둘 모두 얼굴을 붉히지 않는 체로 상황을 끝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호기심이, 그녀의 연심이 그것을 막고 말았다.


"탄지로, 그건..."


남들보다 몇 배나 눈이 좋은 그녀에게 보여진, 아마도 생애에서 처음 볼 남성의 생리현상.


이미 카나에에게 그러한 교육을 받아 온 터라, 그녀 역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알았다.


'탄지로가, 나를 보고...'


"미안, 카나오. 하지만, 나.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서..."


탄지로의 뺨을 타고 조그마한 눈물 방울이 뚝, 뚝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눈물이, 그녀의 도덕적인 선택을 잔물처럼 가로막고 말았다.


"으응, 괜찮아. 많이 힘들었지? 자, 침대에 누워줄래? 내가 해결해볼게."


마치 어머니가 아이를 타이르듯, 카나오는 울먹이는 탄지로를 침대에 눕히고는.


우뚝 솟아있는 그것을 덮는 바지를, 훌쩍 제껴내렸다.


카나오의 시신경을 타고 흐르는, 붉게 타오르는 일륜도의 모습.


핏줄 하나, 주름 하나가 카나오의 시야를 가득 메웠다.


'이게, 탄지로의...'


탄지로만큼 후각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이 강렬한 냄새는 카나오를 충분히 흥분시킬 만 했다.


"잠시, 실례할게."


카나오는 두 팔로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는 탄지로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장난감을 처음 다뤄보는 아이마냥 두 손으로 그것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위에서 아래로 한번 쓸어내리고, 그것을 돌려보기도 하고.


'조금씩 움찔거리는 게, 재밌어.'


카나오의 손에서 나는 땀과 일륜도에서 흘러내리는 기름이 섞여, 찰팍찰팍하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읏, 으읏."


힘껏 신음을 참아보려는 탄지로였으나, 카나오의 서투른 손길이 그것을 방해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자극적인 색... 냄새... 모양...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이미 모든 도덕이 흐르는 빗물처럼 씻겨내려 간 작은 주지육림. 카나오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하븟."


그것을 입에 삼켰다.


"카, 카나오?"


아직 나비 저택 밖을 벗어나지 않았던 무렵, 카나에가 몰래 카나오에게 가르쳐 준 기술.


그것은 꽃의 호흡의 일환이라고, 분명 그렇게 말했던 사부였으나, 그것의 올바른 사용법을 카나오는 마침내 알게 되었다.


꽃잎을 하나하나 접듯, 일륜도의 균열 사이사이에 혀를 굴려넣어가는 카나오.


그녀의 혀에서 떨어지는 꿀이, 그이 일륜도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이러한 일에 아무런 경험이 없는 탄지로는, 채 1분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분을 터뜨려버렸다.


"하아, 하아. 정말, 미안해, 카나오...."


자신의 입안에 가득 담겨버린, 좋아하는 상대의 정.


그것을 들키지 않게 조금씩 삼키고는, 카나오는 입술을 훓어 닦고는 싱긋 웃었다.


"언제든지 말해. 탄지로를 도울 수 있다니, 무척 기쁜걸."


그 말을 들은 탄지로의 검이, 또다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탄지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미안, 미안' 이라는 말 만을 되풀이하였다.


"정말이지."



3.


그 날 이후에도, 탄지로의 아랫배에 새겨진 문자는 이따금 씩 커지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탄지로는 몰래 카나오를 찾아가, 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부탁을 하고 말았다.


죄책감과 수치심, 배덕감에 휩싸인 탄지로였으나, 카나오 역시 그것을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는 끝까지 눈치채지 못하였다.


바쁠 때에는 가볍게 손으로.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는 입으로.


때로는 겨드랑이에, 때로는 허벅지에.


등꽃 기름으로 찰랑이는 머리카락을 백탁액으로 물들이면서,


조금씩 부풀어오르는 그녀의 가슴에 듬뿍 양분을 부어내면서.


탄지로와 카나오는 마지막 선만은 남긴 채. 매일을 끈적한 행위로 가득 채웠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달빛이 방 안을 가득 메운 어느 날 밤, 카나오는 자신의 방으로 몰래 탄지로를 불러내었다.


"카나오? 오늘은 이제 괜찮아. 도와주지 않아도 돼."


그러나, 카나오는 탄지로를 거칠게 붙잡고 방 안쪽으로 끌고 갔다.


"카, 카나오?"

카나오는 자신의 대원복의 단추를 풀고, 그것을 조심스럽게 들어올렸다.


"그건...!"


카나오의 아랫배에 조심스럽게 그려진 '성'의 문자. 그것은 분명 탄지로의 그것과 같은 모양이었다.


"미안, 미안해, 탄지로. 나는 너를 도와줘야 하는 입장인데, 이번엔 내가 이상해져 버렸어..."


탄지로가 카나오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


"아냐, 사과해야 할 건 내 쪽이야! 너에게 미리 말했어야 했는데..."


탄지로는 카나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다.


한텐구와의 싸움에서 그가 자신에게 남긴 혈귀술에 대해, 그 문자가 어쩌면 신체적으로 접촉한 타인에게 전염될 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카나오를 사랑하고 있는지에 대해.


울음을 멈춘 카나오는, 탄지로의 손을 살포시 붙잡고 말했다.


"훌쩍, 그러면, 상사상애인 거네..?"


탄지로의 문자가, 또다시 격동하기 시작했다. 탄지로는 카나오를 침대에 눕혔다.


"책임 지고, 카나오를 도울게."


"서로 도울 수 있다니, 기뻐."


침대의 밑으로, 여러가지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흰 망토. 대원복. 환자복. 나비 머리핀. 붕대.


도덕심과, 이성 마저도.


그렇게 탄지로와 카나오의 사이를 지키고 있던 마지막 끈은, 초야를 맞이함과 동시에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아마, 탄지로와 카나오가 두 번 다시 이전과 같은 사이로는 돌아올 수 없을 것이다.


방안에서 울려 퍼지는 것은, 그저 주체할 수 없는 성욕을 가진 발정기의 두 짐승이 내는 교성 뿐 이었다.


한 번 선을 넘은 둘의 행위는, 더욱 더 격해지기 시작했다.


카나오의 방에서.


주방에서.


욕실에서.


창고에서.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두 사람은 그저 욕구가 일치하면 납도를 하기 시작했다.


귀가 좋은 젠이츠에게 들키지 않게.


낌새를 잘 느끼는 이노스케에게 들키지 않게.


이곳저곳 부단하게 돌아다니는 아오이에게 들키지 않게.


카나오는 단지, 생각했을 뿐이다.


코가 좋은 탄지로에게만은, 자신의 흐트러진 모습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탄지로는 단지, 생각했을 뿐이다.


눈이 좋은 카나오에게만은, 자신의 추악한 모습을 마음껏 보여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단 한줄기의 이성. 카나오의 안에 자신을 내뱉는 것은, 모든 일이 끝나고라고. 그 일만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다.



4.


"왠일일까요, 외상은 나은 것 같은데 말이죠."


탄지로는 시노부의 개인실에서 진찰을 받고 있었다.


"근육의 밀도라던가, 호흡의 규칙성이라던가. 전혀 낫지 않고 있어요."


탄지로는 자신의 아랫배에 그려져 있는 문자를 말할 수 없었다.


아마도 카나오와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는, 이 문자가 보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번엔 다른 약을 처방해 드릴테니까 말이에요. 무리하지 말고 낫는 데만 집중해주세요?"


탄지로는 사실을 숨길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가장 아끼는 의자매를, 자신의 것으로 듬뿍 더럽혔다는 사실은 꺼낼 수가 없었다.


'어째서 사라지지 않는 걸까, 이 문자. 역시, 네즈코에게 부탁할 수 밖에 없는 걸까.'


탄지로는 곰곰히 생각을 하며 병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약속이라도 한 마냥, 그녀가 침대에 앉아있었다.


"타, 탄지로."


병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커튼은 모두 닫혀 있었다.


"아오이의 검진표를 슬쩍 들여다 봤어. 오늘은, 아무도 병실에 올 예정이 없다고 해서..."


탄지로는 그의 이성이 뚝, 하고 끊기는 것을 느꼈다.


방금까지는 잠잠했던 '성'의 문자가, 다시금 뜨겁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탄지로는 성큼성큼 카나오의 앞에 다가가 그녀의 두 손목을 거칠게 부여잡고 벽에 밀착시켰다.


"타, 탄짓."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액가 그 자신을 어떻게 타락시킬 지 모르기 때문에, 탄지로는 카나오의 입술을 격렬히 범했다.


꽃잎이 꿀에 절여지는 소리, 그것을 벌 떼들이 빨아대는 소리가 같이 나기 시작했다.


그녀의 옷을 벗길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


자신의 옷을 벗을 시간은 너무나도 길었다.


그저 그녀의 가슴과, 소중한 그곳만을 벌려둔 채, 탄지로는 타액으로 카나오의 구석구석을 덮기 시작했다.


그 순간,


"탄지로오~. 내 말 좀 들어봐~!"


멀리서 들려오는, 눈치없는 그의 동료의 목소리.


탄지로와 카나오는, 재빨리 침대 아래에 숨었다.


평소 이불이 바닥까지 내려오는 터라, 제법 높은 침대 임에도 두 사람의 몸을 가리기에는 충분했다.


"글쎄 말이야, 오늘 훈련에서 사주 님이 잔뜩 찡그린 채로, 응?"


보통은 병실에 있을 탄지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젠이츠는 큰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타 안 지 이 로 오 ~! 어디 간 거야~!"


그를 애타게 부르는 젠이츠였으나, 탄지로는 그에게 대답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


마치 짐승의 교미처럼, 카나오를 아래에 두고 자신이 위에 올라타 있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면.


어쩌면, 주합회의가 열릴지도 모르는 지경이었다.


"어떡해, 젠이츠가 올 줄은 몰랐어!"


아주 조그마한 목소리로, 카나오는 탄지로에게 걱정을 내비쳤다.


"숨을 죽여야 해, 탄지로. 그러니까 움직이거나 하면, 흐읏?"


이미 이성을 놓아버린 탄지로에게, 그녀가 말하는 것은 모두 교성에 불과했다.


그의 눈앞에 있는 저것은 이미 몸을 떠는 먹잇감이었다.


그녀가 내뿜는 페로몬에, 꿀의 향기에 젖어들어, 그의 도덕심은 한없이 깊은 어둠으로 끌려들어갔다.


"미안, 미안, 정말 미안해, 카나오."


탄지로는 자신의 몸을 크게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뭐, 됐어. 이왕 온 거 잠깐만 침대에 누워 있을까."


덜컹, 하고 젠이츠가 두 사람이 있는 침대의 위쪽에 누웠다.


"아아, 이곳이 천국이구나."


"안 돼, 제발, 부탁이야, 탄지로. 지금은 안 돼. 지금만은...!"


카나오의 애절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그의 일륜도는 자신을 감싸 줄 칼집을 애타게 찾고 있었다.


찔걱, 하고. 이미 꿀로 가득 찬 항아리에 칼을 담구니, 카나오 역시 신음이 나오려 하였다.


"흣, 흐읏. 하읏. 앗. 앗. 앗."


자신의 입을 틀어막고, 그녀는 최대한 소리를 죽여보려 하였다.


"아득."


"으으읏-!"


자신의 목덜미를 탄지로가 깨물자 조금 신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불행 중 다행인지, 탄지로는 카나오의 목을 탐하느라 조금의 소리도 내지 않았다.


'나만 버티면 돼, 젠이츠가 갈 때까지만 버티면...!'


카나오의 얼굴이 눈물로 뒤덮였다.


'부탁이야, 제발 어서 어디로든 가 줘...!'


탄지로의 호흡. 하룻밤을 꼬박 세워도 지치지 않는 호흡.


본디 오니를 물리치기 위한 히노카미 카구라의 호흡을, 탄지로는 오직 자신의 욕망을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


"으읏, 읏."


탄지로의 칼이 몇 번이고 카나오를 괴롭혔다.


안 쪽 벽 이리저리를 뜨겁게 달구며, 그녀의 약한 부분만을 골라 애태우고 있었다.


'참아야 해, 참아야...'


"짹! 째잭!"


그때, 카나오의 귓가에 참새의 지저귐이 들리기 시작했다.


"아얏! 알았어, 가면 되잖아. 정말로 탄지로가 걱정되서 온 거라니까? 정말이야!"


젠이츠는 침대에서 일어나, 병실을 나서려 하였다.


'다행, 다행이야. 정말 다행...'


"그래도 뭐,"


젠이츠가 이불을 조금 걷어올렸다.


"딱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네."


젠이츠의 웃는 눈이, 능글스러운 표정이, 카나오의 수치스러운 얼굴과 마주치고 말았다.


'그런, 그럴 수가, 언제부터.'


젠이츠는 손가락으로 쉿, 이라는 모양새를 한 채 방문을 나섰다.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설마, 그런.'


"하아아앙!"


그토록 참고 있던 교성을, 울분을. 카나오는 침대 밑에서 지르고 말았다.


그 소리를 듣고, 탄지로는 잃어버렸던 이성을 조금 되찾았다.


"카, 카나오? 이게 대체 무슨, 미안해. 지금 뺴줄 테니까."


"항, 하앙!"


쾌락에 잔뜩 빠져버린 표정으로, 카나오는 이번에는 자신이 허리르 흔들었다.


"카나오, 안 돼. 곧 한계니깟...!"


카나오의 안이 힘껏 조여들기 시작했다. 그의 일륜도를 놓치지 않겠다는 강한 본성만을 남긴 채.


"안돼, 이젠...!"


구멍이 뚫린 제방처럼, 그의 칼 끝에서 고깃기름이 한없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아직은 이를, 카나오의 안을 탄지로의 백탁액이 단 하나만의 목적을 가진 채 뭉근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카, 카나오? 앗, 으앗."


그의 아랫배에서, 또, 카나오의 아랫배에서 '성'의 글자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따, 따뜻한 느낌이 들어. 정말, 행복..."


카나오는 의식을 잃은 채 야한 말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탄지로는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는-.



5.


"아마 그건,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라지는 유형의 혈귀술이었나 보네요."

모든 일을 시노부에게 털어놓은 탄지로는, 침대에 누워있는 카나오를 바라보고 있었다.


"탄지로 씨는 생물이 살아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시노부가 조금 웃었다.


"후훗, 조금 더 일차원적인 사고로 돌아가 보자구요. '번식'이에요. 그 전까지는 카나오의 안에는 하지 않았다고 말하셨죠?"


"네, 넷! 정말입니다! 저희 둘은 아직 그럴만한 시기가 아니고, 또..."


"믿어요, 믿으니까. 아무튼 아마 오늘 일어난 일이 원인일 거에요. 번식 행위를 통해, 한텐구의 마지막 한이었던 번식의 욕구를 해결한 거죠."

"정말로, 죄송합니다, 시노부 씨!"


탄지로는 넙죽 바닥에 엎드렸다.


"아아, 이 일이 다른 주들의 귀에 들어가면 무슨 소동이 일어나려나~."


시노부가 손가락을 입에 댄 채 고개를 까딱였다.


"후후, 표정이 굳었다고요. 걱정마세요. 이 일은 비밀로 해드릴 테니까요. 다만, 한 가지는 약속해주셔야 겠어요."


시노부는 탄지로의 이마를 검지 끝으로 찔렀다.


"우리 카나오는 귀여우니까, 옆에서 지켜주셔야 돼요?"






17


ㅡ나비저택 삼부작

​상
​하



ㅡ무이치로가 카나오에게 탄지로를 빼앗기는 이야기


https://m.dcinside.com/board/a778827/125350


카나오 아껴라. 너희 그거 카혐이야


17



24


커 갤 여 신 퀸 나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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