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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멸] "부탁이야, 이쪽을 보지 말아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2.28 17:43:28
조회 17094 추천 69 댓글 12
														

눈을 감으면, 형의 모습이 눈에 선명히 보인다.


어째서 잊고 있던 것일까? 어째서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



"조금만 더 있으면 새로운 대장장이 마을이네."

하주 토키토 무이치로와 카마도 탄지로는 작은 산길을 걷고 있었다.


"우리에겐 얼마 안되는 휴식의 시간이니까, 그렇게 힘 줄 것 없어, 탄지로."


그들이 향하는 곳은 대장장이 마을. 귀살대를 위해 대장장이들이 일륜도를 벼려내는 마을이다.


그곳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으로, 귀살대원들 조차 은 대원들의 도움을 통해야만 당도할 수 있는 비밀의 장소...


그래야 할 터였다.


허나 원래의 대장장이 마을은 상현의 4 한텐구, 그리고 상현의 5 굣코의 습격을 받아 기능을 지속하지 못할 정도로 파괴되고 말았다.


지금 무이치로와 탄지로가 향하는 곳은, 비상시를 대비해 만든 '빈 마을'이라는 곳이다.


"코테츠하고도 다시 만날 수 있겠구나."

얼마 전, 꺽쇠 까마귀를 통해 무이치로와 탄지로에게 새로운 임무가 내려졌다.


임무의 내용은 '대장장이 마을의 재건을 감독하고 도와라.'


본래라면 귀신의 사냥이 임무인 귀살대원들에게는 내려지지 않을 임무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태양을 극복한 카마도 네즈코'


전무후무한 사태에 모든 귀신들은 출현이 뚝 끊겼고, 덕분에 귀살대원들에게 폭풍의 전야와도 같은 시간이 찾아왔다.


"나리가 이런 내용의 임무를 주신 건 분명, 우리한테 잠시 휴양이라도 다녀오라는 뜻일 거니까."


상현의 4와 5를 격파한 것은 탄지로와 무이치로였다.


그런 그들에게, 싸움의 상처를 치료하는 시간을 내주는 것이 우부야시키의 의도였음이 분명했다.


"빈 마을에도 온천과 여관이 있다니까, 거기서 느긋하게 쉬고 오자, 탄지로. 그리고..."


두 소년의 뒤로, 길게 묶은 머리를 흔들며 한 명의 소녀가 따라오고 있었다. 그 이름은,


"카나오."

충주 코쵸 시노부의 계승자, 츠유리 카나오.


그녀의 몸 상태를 걱정한 시노부의 강력한 건의에 따라, 카나오에게도 같은 임무가 내려왔다.


"그러고 보니 카나오는 대장장이 마을은 처음이겠구나. 무척 따뜻한 냄새가 나는 곳이야."


무이치로는 이전엔가도 몇 번 카나오를 본 적이 있었다.


언제나 웃는 표정을 짓는 여자였으나, 그 속은 조금도 웃지 않고 있다는 것을 무이치로는 알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버린 마음같은 건, 당시의 무이치로가 가장 잘 알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지금은,


"응, 정말 기대돼. 내 일륜도를 만들어주신 분과도 다시 만나고 싶었거든. 그리고..."


카나오가 탄지로의 옷깃을 조심스레 붙잡고 소근거렸다.


"탄지로랑, 같이 휴양하러 올 수 있어서 기뻐..."


'원래 저렇게 표정이 풍부한 아이였나?'


카나오의 변화에 의문을 표하는 무이치로였으나, 그런 일도 있겠거니 하고 넘겼다.


'카나오를 바꾼 건, 아마도 탄지로겠구나.'


무이치로 그 자신 역시, 탄지로의 말을 듣고 기억을 되찾아, 자신의 원래 성격을 되찾은 장본인이니까.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은 돌고 돌아 자신에게 향한다, 라.'


무이치로는 조금 웃었다. 그런 말을 하는 탄지로라면, 분명 다른 사람에게도 같은 일이 있으리라고 짐작했는데, 정말 그대로다.


"카, 카나오? 그런 말은 하면 안 돼. 우린 어디까지나 재건을 도와주라는 임무로 온 거니까."


무이치로는 탄지로에게서 당황하는 낌새를 느꼈다.


탄지로도 역시 사춘기의 남자애구나, 여자애가 다가가면 저렇게나 얼굴이 빨개지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다 왔어, 새로운 대장장이 마을이야."


언덕을 넘자, 드디어 새로운 대장장이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맨 처음 향한 곳은 텟치카와하라 텟친의 거처였다.


마을의 이장에게 인사를 드리고, 도울 일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보았다.


'그렇게나 젊은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카나오에게는 조금도 추근덕대지 않네.'


무언가 겁을 먹은 듯한 이장에게 의문을 표하는 무이치로였으나, 불과 얼마 전에 그런 일이 있었으니 그러려니 하고 넘겼다.


이장의 뻣뻣한 인사를 끝으로, 머물 곳을 배정받은 무이치로와 탄지로, 카나오는 여관으로 향했다.


"이 여관에는 온천도 딸려있는 모양이야. 저녁 쯤에는 같이 들어가볼래, 탄지로?"


"응, 좋아. 무이치로."


탄지로가 웃는 얼굴로 대답하였다.


저 웃음, 저 표정. 무이치로는 탄지로의 표정이 좋았다.


저렇게나 밝은 표정을 매일 보여준다면, 하고. 무이치로는 조금 그릇된 소원을 품기도 하였다.


하지만 탄지로와 자신은 친구니까, 라며 자기합리화를 하기도 였다.


친구 사이니까, 조금은 다가가도 괜찮지 않을까 하며.


"저, 탄지로. 지금 괜찮으면 나랑 마을을 둘러보지 않을래? 아까 피어있던 등꽃, 무척이나 예뻤어."

카나오가 탄지로에게 외출을 요청했다.


"아, 그런거라면 나도 같이..."


"하주 님은, 여기서 쉬고 계셔도 괜찮아요."


"응?"


"하주 님께서는 요근래 임무로 바쁘셨잖아요? 그래서 드린 말씀이에요."


웃는 표정으로 말을 끝마쳤으나, 순간적인 반응을 잘 포착하는 무이치로에게는 조금 다른 것이 보였다.


나찰의 표정, 아니, 오니의 표정인가.


자신에게 휴식을 요하는 카나오에게서, 순간적으로 싸늘한 기척을 느꼈다.


마치, 자신을 장애물로 보는 듯한.


"미안, 카나오. 테츠오도 보러 가고 싶고, 마을의 사람들도 도와줘야 하니까."


말을 끝마친 탄지로가 도망치듯 방을 벗어났다.


그 뒤를 쫓는 카나오였으나, 이미 쏜살같이 마을 쪽으로 달려간 탄지로를 말릴 수는 없는 노릇처럼 보였다.


'음, 나는 느긋하게 산책이나 할까.'


잔잔한 걸음으로 거리로 나선 무이치로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경단 가게 앞에 멈춰섰다.


하늘의 구름을 바라보며 경치를 심취하던 무이치로에게, 텐구 가면을 쓴 아주머니가 말을 걸어왔다.


"어머, 귀살대의 검사 님이신가 봐요."


아마 검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기에, 자신이 지주, 그 중에서도 하주라는 사실을 모르는 듯 하였다.


그렇지만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무이치로였기에, 지금은 그냥 대원인 척 말을 받아주었다.


좋아하는 요리, 귀신이 무섭지는 않은 지 등 시시콜콜한 얘기가 오가는 중에, 아주머니가 말을 하나 꺼냈다.


"혹시, 이 마을에 있는 비밀 온천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비밀 온천?"

"뒷산 중턱으로 가면 바위에 둘러싸여 있는 조그마한 온천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목욕을 하면 사랑이 더 깊어진다고 하는 소문이 있더라고요."


사랑. 그 말이 무이치로를 조금 흔들었다.


본래라면 마음이니, 사랑이라느니 조금도 관심이 없었을 무이치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의 마음을 되찾아 준, 탄지로라는 친구가 있었다.


여관으로 돌아온 무이치로는 상념에 빠진다.


지금 탄지로를 향한 이 마음도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걸까.


"사랑? 그런 것도 모르는 거야?"


형 유이치로의 말이, 무이치로의 귓가에 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보고 얼굴이 밝하게 달아오르거나, 같이 이야기를 하고 즐거워지면 그걸 사랑이라고 하는 거야."


자신감 있게 말하는 유이치로였으나, 산골에 사는 어린 소년이 말하는 사랑은 그저 어린아이의 장난같은 수준이었다.


'형, 그럼 이것도, 사랑이라고 불러도 되는 걸까. 응, 괜찮을 거야. 친구 사이에 좋아하지 말라는 법은 없으니까.'


무이치로는 가슴팍을 붙잡았다.


자신과 탄지로는 친구다. 어디까지나 친구의 의미로 사랑하고, 좋아한다는 뜻이었다.


'이따 탄지로가 돌아오면, 비밀 온천이나 가보자고 할까.'


그런 소문은 좋아하지만, 탄지로와 연관이 되어있으면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 순간, 미닫이문이 열리며 탄지로가 들어왔다.


"아, 탄지로. 돌아왔구나."


"응, 무이치로. 미안, 조금 쉴게."

탄지로의 표정이 달랐다. 마치 오니와 싸운 듯 지친 모습이, 무이치로를 요동시켰다.


"탄지로, 너 괜찮은 거야!?"


그 때, 카나오가 뒤따라 들어왔다.


"탄지로, 여관 사모님꼐 약을 받아왔어."


카나오는 탄지로를 이불에 뉘이고, 들고 있는 약 보따리를 풀어 탄지로에게 먹였다.


그 모습은 마치, 아픈 아이를 간호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정말 잘 어울리는 그림이구나.'


남자인 자신에게, 여자인 카나오만큼 탄지로에게 어울리는 모습은 낼 수 없었다.


"무이치로, 같이 온천에 가겠다고 한 약속, 못 지키게 된 것 같아. 정말 미안해."


땀을 뻘뻘 흘리며 사과하는 탄지로에게, 무이치로는 실망은 커녕 걱정의 감정만 샘솟았다.


"아냐. 푹 쉬어, 탄지로."


"조금 전까지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너무 무리한 모양이에요."


카나오가 탄지로에게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무이치로는 탄지로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마을에서 테츠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일. 카나오가 몇 개나 되는 통나무를 이고 마을 사람들을 놀라게 한 일.


'역시, 탄지로와 이야기하면 즐거워져. 기쁘네.'


그로부터 몇 시간이 흘렀다. 탄지로의 상태는 조금 좋아졌으나, 아직도 충분히 걱정될 만한 수준이었다.


"저녁 즈음에는 의사가 돌아온다고 했어요. 제가 탄지로를 부축하고 가볼게요."


자신이 하겠다고 나설 틈새도 없이, 카나오는 탄지로의 어꺠에 손을 밀어넣고 방을 나섰다.


무이치로는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런 그릇된 마음을 품은 자신이 함부로 탄지로와 나가겠다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만약 내가 여자였다면, 카나오처럼 좋은 향기가 났더라면.'


무이치로는 자신의 얼굴을 일륜도에 비쳐보며 말했다.


'탄지로는 당황했을까? 아니면 좋아했을까?'


무이치로는 고개를 저었다. 이런 상념을 떨치고자, 그는 마을에 나서려 방문을 열었다.


순간, 무이치로의 발 밑에 작은 병 하나가 걸렸다.


나비 문양이 그려진 병. 분명히 충주 코쵸 시노부의 거처 '나비 저택'의 문양이었다.


무언가를 담아 둔 흔적이 보이는 그 병은, 액상의 얼룩만을 남긴 채 텅텅 비어있었다.


'카나오가 흘린 건가. 나중에 보면 돌려줘야겠어.'


무이치로는 약병을 대원복의 주머니에 밀어넣고 길을 나섰다.


'그러고 보니, 아까 아주머니가 말한 비밀 온천이나 들려볼까.'


거리를 나서니 온통 텐구 가면을 쓴 사람들 뿐이었다. 그리고 거기엔, 익숙한 체형의 어린아이도 보였다.


"코테츠? 너, 코테츠지?"


"아, 무이치로 님!"

텐구 가면을 쓴 코테츠가 무이치로를 반갑게 맞았다.


"탄지로에게 얘기 들었어. 오랜만에 만났는데 무슨 얘기를 나눈 거니?"


혹여나 자신의 얘기가 화두에 오르지는 않았을까 기대한 무이치로였으나, 코테츠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전혀 달랐다.


"네? 탄지로 형이요? 탄지로 형도 온 건가요?"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무이치로는, 코테츠에게 '미안' 이라고 말을 남기고 급하게 뛰어갔다.


'뭔가, 뭔가 이상해. 탄지로가 그런 거짓말을 할 리가 없는데.'


병원에 들렸으나, 귀살대원은 오지 않았다는 대답만을 들었다. 애초에 의사는 오늘 쭉 병원에 있었다는 말과 함께.


'탄지로, 어디 간거야, 탄지로.'


무이치로는 애타게 달렸다. 분명 카나오, 그 여자가 탄지로를 데려간 것이 분명했다.


마을 이곳저곳을 돌아다닌 무이치로였으나, 그 어디에도 탄지로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설마, 아냐, 아닐 거야.'


아니라고 부정하면서도, 무이치로는 단 한 곳. 어쩌면 병원보다도 먼저 들르고 싶었던 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뒷산의 중턱. 주변에서 진하게 올라오는 진한 유황 냄새. 그리고, 누군가의 발자국.


'아니야, 탄지로. 제발 아니라고 해 줘.'


마침내 증기로 가득한 온천에 도착한 무이치로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위에 걸린, 탄지로의 격자 무늬 하오리였다.


무이치로의 다리에 힘이 풀렸다. 상현 5와의 싸움에서도 멀쩡했던 그 다리가, 털썩,하고 바닥에 맞부딪혔다.


'나오, 제발, 이제 그만...'


귀를 기울이자, 어디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무이치로는 들키지 않도록 조심스레 바위 뒤를 돌아갔다.


소리의 근원에 다가갈수록 보이는 것은, 하얀 망토. 귀살대의 대원복. 연보라색의 나비 머리띠, 그리고, 일륜도.


전 염주 렌고쿠 코쥬로의, 붉은 코등이가 달린, '멸'이 새겨진 일륜도가.


귀살대의 상징이자, 자존심이, 바닥에, 마치 잡동사니처럼, 바닥에 버려져 있었다.


"미안해, 탄지로. 정말 미안해."


카나오의 목소리. 이제 이 바위만 돌면 탄지로를 볼 수 있다. 찾을 수 있다.


'괜찮아, 탄지로. 일륜도를 버린 건 조금 화내겠지만,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난...!'


다짐을 하고 바위를 돈 무이치로였으나, 그 결심은 일각도 가지 못하고 깨져버리고 말았다.


"미안, 읏. 탄지로. 나 때문에 탄지로가, 하앗. 쓰러져 버렸어. 아픈 표정을 짓게 했어."


온천의 증기에 휩싸여 다른 사람들은 잘 알아보지 못할 것이나, 하주 무이치로에게는 선명히 보였다.


탄지로의 정사를.


가장 좋아하는 탄지로가, 시노부의 제자에게 먹히는 모습을.


바위를 등에 댄 채, 탄지로는 땀을 뻘뻘 흘리며 쓰러질듯한 카나오의 몸을 받치고 있었다.


"카나오, 그만. 나 정말 죽을지도 몰라."


애원하는 탄지로였으나, 카나오는 듣지 못했다.


"아오이에게서 받은 약인데, 핫, 분명 탄지로가 건강해지는 약이라고 들었는데, 정말 미안해, 탄지로."


무이치로는 주머니에서 약병을 꺼냈다. 이 약병. 나비저택의 흔적.


"괜찮아, 카나오. 괜찮으니까, 아앗!"


탄지로의 몸이 흠씬 떨렸다.


맑은 온천물에, 껴안고 있는 카나오와 탄지로의 주변만이 뿌옇게 물들었다.


"난 카나오를 사랑하니까, 어떤 모습을 보여도 상관 없어. 그러니까 카나오도 진정해."


카나오의 뺨을 쓸어내리는 탄지로. 허나 그것은 단순한 위로가 아닌, 살기 위해 짜낸 생존의 지침이었다.


"고마워, 탄지로."


카나오가 탄지로의 입에 힘껏 자신을 담았다. 꽃의 호흡 사용자 특유의, 진한 입맞춤.


그것이 끝날 때까지, 아주 오랜 시간동안 무이치로는 그 광경을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말릴 수 없어. 남자니까. 탄지로가 여자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아도 어쩔 수 없어.'


무이치로의 아래가 힘껏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따금 씩 자신이 칼을 꽉 쥘 때 느껴지는 새로운 가능성. 그것을 지금의 무이치로는 자신의 몸 그 자체에서 느끼고 있었다.


저들처럼, 천박할 정도로 바지를 벗어버리고, 무이치로는 자신의 일륜도, 아니 단도로 불릴 만한 것을 쥐었다.


"읏, 으읏."


살면서 이런 것과는 하등 연이 없던 무이치로에게, 지금의 감각은 신세계였다.


"푸하, 그럼 탄지로. 내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


마침내 길고 긴 입맞춤을 끝내고, 호흡을 가빠하는 탄지로에게 카나오가 말을 걸었다.


"지금 이 모습, 저기 계신 하주 님께 보여드려도 상관 없지?"


"뭐? 그게 무슨...!"


탄지로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 모습을? 이 추태를? 아직 아무것도 모를 무이치로에게?


카나오의 짖궃은 장난임을 간절하게 바란 탄지로였으나, 카나오가 가리킨 손 끝에 걸린 달은,


자신의 것을 쥔 채 자신들을 바라보는 하주의 모습이었다.


"아, 아냐. 무이치로, 이건 그러니까."


탄지로는 당황했다. 자신의 의사는 어쩄든, 무이치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카나오와 밀월을 즐기고 있던 것이니까.


"탄, 지로.."


무이치로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자신을 쳐다보았다.


죄책감이, 수치심이, 탄지로의 일륜도를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아앗, 탄지로. 엄청 건강해졌어. 아앗, 하앗."


카나오의 교성이 강해졌다. 그녀는 몸을 뒤로 돌려, 탄지로의 손을 붙잡아 자신의 허리에 대었다.


마치, 탄지로가 카나오를 거칠게 들고 범하는 모양새를 취하듯, 카나오는 연신 교성을 질렀다.


"하주님, 좀 더 봐주세요. 하앙, 증인이 되어주세요. 저랑 탄지로는,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걸."


마치 무이치로에게 자신들의 교접을 보여주는 것처럼, 카나오는 하염없이 탄지로의 몸을 탐했다.


'아니야, 달라. 저건 탄지로의 의지가 아니야.'


탄지로는 몸을 바들바들 떨며 눈물을 떨구고 있었다.


자신의 행동에, 더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자신의 바보스러움에 후회하며.


"으읏!"

또다시, 탄지로의 일륜도에 맺힌 이슬의 파도가 카나오의 꽂방을 가득 채웠다.


"하앗, 탄지로. 좋아, 정말 좋아."


무이치로의 단검도, 어느샌가 혁도가 되어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부탁...부탁이야. 무이치로."


'내가, 내가 구해야 돼. 탄지로...'


결심만을 굳힌 채 스스로 자신의 것을 흔들어 대는 무이치로는. 단 한마디만으로 무너져 내렸다.


"부탁이야, 이쪽을 보지 말아줘."


탄지로가 팔을 들어 자신의 두 눈을 가렸다.


"크읏, 으앗."


혁도를 강하게 떨면서, 무이치로는 땅바닥에 자신이 남자라는 증거를 흩뿌렸다.


결코 자신의 사랑이 닿지 못할 것을 안 채, 현실에 절망하면서.


"괜찮아, 탄지로. 세상의 모든 사람이 너에게 실망해도, 나만은, 언제나 너의 편이야."


이미 정신을 잃은 탄지로에게, 카나오가 부드럽게 말했다.


무이치로는 생각했다. 아아, 이 모든 것이 꿈이기를.


해가 뜨면 사라지는 아지랑이처럼,


이 악몽에서, 어서 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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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나왔으면 카나오 따위는 쌈싸먹고 히로인이 되었을 새끼...


현실은 돈고충들에게 시달리는 새끼...


그래서 더 멋진 새끼...



ㅡ나비저택 삼부작
​상
​하



나비 저택에서 한 거는 아니니까 아무튼 뇌절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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