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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방인

ㅇㅇ(121.131) 2019.03.11 20:41:11
조회 1940 추천 68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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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희주를 만나면 해주려던 말이 있다. 내가 그동안 거짓 눈물과 변명의 눈물에 얼마나 지쳐 있었는지. 그래서 내가 없는 곳에서 나를 위해 울어주고 내가 잠든 사이에 나를 지켜봐주던 순간이 내게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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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주의 게임은 인간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시작은 마르꼬와 정세주, 위할 가족이 있던 세주와 갚을 빚이 있던 마르꼬는 서로 물러서지 않았다. 이로써 리얼 킬링필드가 막을 연다. 게임은 돌고 돌아 병준의 손아귀로 들어갔고 그의 민낯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역광 뒤에 실체, 붉은 암체어에 몸을 깊게 파묻은 욕망의 화신. 자신의 친아들마저 이용가치를 따진 자기중심적인 병준에게 사람은 쓸모에 따라 쓰고 버릴 도구와 다름없었다. 그래서 결국 아버지가 아들을 죽였다. 아들이 다시 아버지를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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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에게는 그들 모두 과거만이 아니란 게 비극이었다. 형석의 아버지에게 맺힌 한을 이해한다. 그런다고 용서가 될까. 용서한다 한들 상처가 사라질까. 차형석이 말한 대로 진우는 계속 실패했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의미다. 진우의 왼눈이 현실 오른 눈이 비현실을 본다면 왼발은 과거 오른발은 현재에 담근 채다. 그래서 그에게 내리는 빛은 어둠과 밝음 사이에 어스름함이다. 노을빛 석양녘 기차역에서 길 잃은 떠돌이와 같이 진우는 언제나 그들 사이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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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서 진우는 늘 유리벽 너머로 세상을 본다. 그가 사는 세계는 그랬다. 조잡한 악의, 무책임한 욕심, 비뚤어진 욕망, 무고한 피해자가 넘쳐나는 곳. 그곳에서 아픈 기억을 지고 살려면 속이 닳아 텅 비어도 냉정해져야 했다. 그러므로 벽을 세웠다.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감히 넘어오진 못할 유리벽 안에서 자신을 연다. 실은 잠근다. 아무도 해치지 못하도록. 그런데 열두 살 어린 아가씨가 어느날 안으로 들어왔다. 눈을 감았다 떠본다. 따뜻한 시선이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다. '달칵' 차문을 연다.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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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주는 유진우가 세운 벽을 눈 깜짝할 새 넘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진우는 희주를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예의 없는 행동을 이미 많이 저질렀다. 동생의 실종을 숨기며 받을 호의가 아니다. 정직하게는 아직 다 낫지 못한 진우에겐 그 아늑함이 사뭇 위협적이다. 빛이 어둠에 흔들리는 것도 보고싶지 않았다. 어둠은 다시 어둠으로 빛은 빛의 자리로. 물속에 잠긴 듯 늘 멍멍하던 귀가 선명하게 울음소리를 인식하기 전까진 그랬다. 유리가 깨졌다. 여행에 목적지를 찾았다. 평생을 안고 갈 그리움이 생겨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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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후반 초반 중반 결미로 서사가 흐른다. 그래서 유진우를 읽으려면 그의 뒷이야기를 이해해야 한다. 유대표는 어쩌다 호텔 자동차와 같이 생활감 없는 공간들을 부유하게 됐을까. 처음에는 왜 정희주를 울리고도 무덤덤했을까. 그러나 진우는 쏟아지는 빗소리 뒤에 끊긴 울음에도 바로 반응하게 된다. 최후의 선택을 내리고는 희주에게로 향한다. 그 사이 교차로에 그라나다역이 있었다. 그곳에서 유진우의 균형이 무너졌다. 그는 자신 안에 정희주의 무게를 발견했다. 그리하여 그 여행의 목적지는 희주가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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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적 의도가 다분한 이 작품에 CG 빛 소리 조명 의상 색감까지 혼을 빻아 넣어 여백을 꽉꽉 채워준 감독님 이하 스태비들과 배우들 모두에 감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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