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GO 신주쿠를 홈즈 오타쿠가 플레이하면 이런 식으로 발광한다는 이야기, 혹은 파스티슈의 모리아티는 원작의 얼터인 문제에 대해 2000자의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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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티슈라는 것은 '위작'을 의미하는 단어로, 홈즈에서 사용될 때는 '(원작의 설정이나 분위기에 최대한 충실하게) 코난 도일 이외가 쓴 2차창작 홈즈라는 것'이라 한다. 덧붙여서 코난 도일이 쓴 원작 홈즈 작품은 '경전(캐논)'이라고 부른다.

아래에서 일반적인 원작과 2차창작의 이야기와 홈즈 쪽의 사정을 구분하기 위해 굳이 이 단어를 사용한다.

모리아티라는 캐릭터는 '파스티슈에 의해 형성된 캐릭터'인 동시에ㅡ이것을 입 밖으로 꺼낸 시점에서 성실한 셜로키언에게 두들겨 맞을 수도 있어서 시작부터 홈즈 오타쿠라고 했습니다ㅡ캐논보다 파스티슈 쪽이 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지금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 녀석은, 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여기서 읽는 걸 그만두길 바란다.

원래 캐논에서는 모리아티의 묘사가 거의 없다. 50작품을 넘는 캐논의 단편에서 나오는 것은 불과 세 작품이고 그 중 하나는 모리아티의 사후. 게다가 세 작품 다 홈즈 혼자서 전개하는 형태로 묘사된다.

모리아티라는 인물이 어떤 생각,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캐논에서 이야기가 없다. 그렇다는 건 모리아티는 홈즈의 연재를 중단하기 위해 '좀 더 진지하게' 다른 작품에 전념하고 싶었던 도일이 홈즈를 죽이고 시리즈를 끝내기 위해 만든 캐릭터(라는 설이 있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악인'으로서 모리아티는 빈틈이 너무 많다.

모습을 보이지 않는 범죄자이지만 자신의 발로 홈즈가 사는 집에 찾아간다. 자기가 손을 쓰지 않고 부하를 사용해 무관한 사람들을 조종해,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거미라는 이미지는 모리아티가 개척한 것이지만 캐논에서 그는 자신의 손으로 홈즈를 죽인다.

게다가 라이헨바흐 폭포에서 함께 추락해서 죽는다. 홈즈를 죽일 수 있을만큼 만능적인 설정을 부여했는데, 홈즈를 죽인 시점에서 끝나버리고 퇴장한다.

그리고 그렇게 된 후에 결국 미국의 출판사로부터 도일이 많은 돈을 받고 속편을 써서, 사실 홈즈는 살아있다, 가 되어버렸다. 이건, '홈즈는 나를 이기도록 되어있다'라고 말하고 싶게 한다.

모리아티는 '악역'으로는 매우 만능으로 후세의 미스테리에서 많은 추종자를 낳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하지만 하나의 캐릭터, 한명의 '악인'으로는 다양하게 묘사가 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파스티슈는 어떻게 해서든 '모리아티'를 그리려고 해왔다, 모리아티가 흑막이 되어 일으킨 다른 사건을 그려보기도 하고, 캐논에서의 이상한 행동에 대해 이런 저런 명분을 덧붙여보기도 하고, 모리아티의 형이나 딸에게 복수를 시켜보기도 하고, 사실 라이헨바흐 이후에도 홈즈와 함께 살아있다던가, 하나의 캐릭터로 모리아티를 그려내기 위해 상상력을 더해왔다.

영상작품에서 모리아티 배우가 고심하는 건 잘 알 수 있다. 캐논에서의 설정과 실제 행동이 매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배우는 각자 나름대로 '악의 제왕, 거미의 왕'을 상상해서 연기할 수밖에 없다.

모리아티라는 캐릭터의 캐성은 캐논보다 오히려 그런 파스티슈에 의해 형성되고 매력이 더해져갔다. 그것은 어떻게 말하자면 캐논의 모리아티에게 존재하지 않는 다른 측면, FGO풍으로 한다면 잔느적인 의미에서 '얼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최종절, 홈즈의 뒤를 잇는 '명탐정'들의 2차창작을 뒤에 거느리고 모리아티는 '범인', 그것도 '본격 미스테리의 범인'의 유형으로 응전한다.

스킬 '레드헤링(가짜 단서)'나 '클로즈드 서클(폐쇄공간)'은 모두 미스테리 용어로 사람을 조종하는 유형의 범죄자가 자신의 범행을 완벽하게 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법이다. 모리아티를 따르고 있는 고스트는 이 기술을 사용하지만, 모리아티는 사용하지 않는다. 아마 원래부터 쓸 수 없을 것이다. 캐논의 모리아티는 그런 스킬을 사용한다는 묘사가 없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따르고 있는 '범인'이 원점으로 하고 있는 모리아티를 넘어섰다는 것을 알고 싸운다. 이제 '악역'으로서의 모리아티에게는 가치가 없는걸까?

그리고 맞이하는 마지막, 신주쿠에서 모리아티는 인간성을 획득했다, 라는.

지금까지 순수악이었던 그가 그 위작 서번트와 허구투성이의 스토리를 통해서 선을 위하는 것에 대한 기쁨을 알아버렸다고, '명탐정'이 된 구다즈는 말한다. 그로 인해 변질되어서 완벽한 '악역'일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홈즈 오타쿠인 나는 여기서 "지금까지 만능의 '악역'이었던 그가 엄청난 파스티슈를 통해 한명의 개성있는 '악인'이 되었다"는 반전을 봤다.

죽을만큼 울었다.

FGO는 몇번이고 써왔다. 가짜라고 해서 나쁜 것은 아니다. 위작의 가치는 진품과의 관계에서가 아니라 그 위작이 어떻게 있는지에 정해진다.

하지만 설마, 처음부터 악으로 있었던 위작을 플레이어가 구원해줄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각본을 쓴 분의 이름, 빨리 공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신주쿠, 완전 즐거웠어요, 라고 전하고 싶다.

http://fusetter.com/tw/GEjmc#all

재미있는 감상이라 야매로 핫산해봤다. 대충 이런 느낌의 글이라고 봐주면 됨.

일본어 잘하는 갤럼은 위의 주소로 가서 직접 읽어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