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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갤문학] 흑화한 콩의 시작

ㅇㅇ(110.8) 2015.08.03 01:11:21
조회 12955 추천 163 댓글 29




모두가 즐거운 지니어스 회식 자리에서 진호는 혼자 가만히 테이블 위에 놓인 술잔만 바라보고 있었다.


" 진호 형 왜그래요! 오늘 울팀 역대급 공동우승 나온 날이잖아요. 즐겨요! "


옆에서 현민이는 경훈이와 술을 마시며 바보게임을 하는데 열중이다. 동민은 그 둘을 흐뭇한 미소로 바라보고 있었다.


진호는 아닌척 술잔에 비친 동민을 째려봤다.


장동민..


지니어스 시즌 4에서 맞붙기 전 부터 진호는 동민과 엮여 라이벌 관계로 부각되는 것이 싫었다. 평생 2인자로 불려왔지만

지니어스에서 만큼은 자신이 왕이었다. 쓰라린 패배를 맛보게 해주겠다며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현재 판세를 쥐고 있는 쪽은 엄연히 동민이었다. 한때는 콩픈패스의 주역이었다 이제는 콩좆밥으로 불리는 것이 씁쓸했다. 


오늘 동민은 오프닝에서 장콩오란 넷이 탑4를 가자고 제안했었다. 


탑4? 누..누..구망대로. 


진호는 이를 악물었다. 그대로 탑4가 결정 난다면 불리해 지는것은 자신이었다. 개인전의 양상을 띄긴 하겠지만 혐젤누나를 데리고 

장오 전자저울연합을 깨부수는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처음에 동민과 연합 할 생각을 아얘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3000원을 써서 망했던 게임인 생선가게에서도 진호는 분명히

동민에게 연합을 제안했었다. 그때 진호는 분명 동민과 현민을 떨어트리기 위해 부러 4인 연맹에 유현이를 끼워 넣었고

동민은 은밀히 현민과 연합을 이어감으로 진호의 제의를 거절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김유현이 정말 장동민이 말한대로 믿을 만한 놈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사실은 장동민은 절대 결승까지 오현민을 버리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생각을 거듭하니 목이 탔다. 진호는 씁쓸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 나 담배를 태우러 나갔다.


"제..제인이가 담배 끈으라고 그..그랭는데..후우.. " 


" 뭐? 레이디 제인이랑 같이 납작 만두를 해먹었다고? "


화들짝 놀라 옆을 보니 어느새 귀신같이 따라붙은 장동민이 옆에 서 있었다. 

한 손은 주머니에 집어 넣은채 맛깔나게 담배를 피는 모습은 마치 이 세상이 다 자기꺼 라는 양 위풍당당한 모습이었다.


다..담배 필때 저렇게 후까시 잡는넘이 제일 실은데 


진호는 속으로만 쌍욕을 갈겼다. 


" 아이씨 ㄲ..깜짝이야! 이..인기척 좀 내고 다녀 형! "


" 뭘 그렇게 놀래? 진짜 레이디제인이랑 문자하고 있었냐? "


한대 치고 싶은것을 참으며 진호는 혐젤누나에게서 배운 정색 스킬을 날렸다. 


그래. 동민에게 칼을 꽂을때 꽂더라도 마지막으로 점검 해 볼 필요는 있었다.


" 마..만약에 마랴. 마..만약에. 나랑 현민이 둘 중에 데쓰가게 되면 형 누구 살릴꺼야? "


" 뭐? "


허를 찔린듯 순간 동민이 긴장하는 것이 느껴졌다. 

회식자리에서까지 게임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불문율이었기 때문이다. 


" 머..머그렇게 노..놀라? 그냥 장낭친건데.. " 


오랜 기간동안 친구로 지내 와서 진호는 동민의 심리를 어느정도 파악하고 있었다. 동민은 항상 이렇게 한 수 접어주면 도리어 걸려들었다.


" 그땐.. 그땐 내가 데스가야지. 내 목숨 가지고 딜을 걸거나 " 


진심이었다. 진호는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지는것을 느꼈다. 저놈의 장2병. 중2병엔 약도 없다는데. 


" 형 데쓰간다는말 되게 쉽게한다? "


" 그럼 어렵게 하랴? "


그때 후두둑- 비가 떨어졌다. 차츰 지면을 적셔가던 빗줄기는 점점 거세지기 시작했다.


" 그..그럼.. 마만약에.. 나랑 현민이 둘 중에 데쓰 보내는거 반드시 꼭 둘 중에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


동민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점점 거세어지는 빗줄기가 족발집 지붕을 요란히 때리는 소리만 들렸다.


" 그런일이 없게 해야지 " 


진호는 바닥에 담배를 눌러 껐다. 그러면 그렇지. 장동민의 입에서 거짓말로라도 오현민을 버리겠다는 말이 나오길 기대한 것이 잘못이었다.


"드..들어가 나 저놔 한통만 하께.. "



동민이 간 진호의 옆 자리엔 어느새 혐젤란이 와 서 있었다.


" 누나 오늘 게임 어땠써? " 


" 응.. 뭐 좋았지. 우리 팀 다 공동우승 하고 "


경란은 쌀쌀한지 양 손으로 팔을 연신 문질렀다. 진호는 경란이 하고싶은 말이 있을때 저런식으로 말을 돌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 지..징짜 그러케생각해? "


" 응. 뭐. 어쨌든 어렵게 공동우승 한거니까. 동민이랑 너랑 현민이가 많이 애썼지. 나는 뭐 그냥.. 동민이가 중간에 자기가 데스 가겠다고 

했을때. 그때 좀 놀라긴 했었는데. 뭐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으니까. "


이거다. 경란은 항상 말을 빙빙 돌리며 하고 싶은 말은 교묘히 숨겨 상대에게 전달하는데 특히 능했다. 


" 그치? 나만 그러케 생각하는거 아니어찌? 동민이형이 데쓰간다 그랬을때. 솔직히 나도 좀 그래써. 지금.. 너무 형 위주로 판이 돌아가고

잇능거 아냐? "


" 그건 그렇지. 근데 자기가 죽고 팀을 살리겠다고 저렇게까지 나오는데... "


" 누나누나 아이. 그게 바로 동민이형이 노리는거야아!! 우리한테 뭐..뭐지? 빚..그래 마으메 빚 주려고! 

그럼 아프로 게임할때 동민이형이나 최대 현민이까지 배신하기 힘들어지자너어! 오늘도 중요한 작전은 다 현민이랑만 상의하고! "


" 그래? 그런거였어? 동민씨 무서운 사람이네 "


걸려 들었어. 진호는 눈을 빛내며 마음속에 있던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내기 시작했다. 


" 내말 드러봐. 이대로 동민이형이 말한대로 탑4 가지? 그..그럼 우린 절때 형 못이겨. 나. 누나. 현민이 다! 

이준석이 와도 누가 와도 다 마창가지야. 견제 할라면 지..지금해야대. 형이 우리가 완벽한 자기 편이라고

믿고 있는 지금! 쩌..쩌형은 성격 상 자기가 완벽히 자기 편이라고 믿는 쪽은 배..배신할거라고 생각 안한단마랴.


근데 우리가 뒷통치지? 그럼 그냥 그대로 끝일껄. " 



" 정말? "


진호는 혐젤누나의 눈빛이 번뜩이는것을 느꼈다. 역시 이래야 우리 경란누나지. 


" 그..그래. 다..다음녹화때. 무족껀 우리 둘이 저 형 찍어. 협상도 받지마. 어짜피. 어짜피 쩌 형은 지금

너무 나대서 적이 많아. 장동민 견제할 사람 모이라 그럼 다모일껄? " 


진호는 경란이 어둠속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근데. 그러기엔 지금까지 동민씨가 우리한테 해준게 너무 많은데. 좀 미안하긴 하다. "


진호는 픽 웃으며 썩소를 날렸다.


" 누..누나 잊었어? 지니어쓰는 배신이 통용되는 께임이야. "


순간 콰광하는 소리와 함께 번개가 번뜩였다. 

경란은 훗날 이 순간을 지니어스의 진정한 주인공 홍진호가 흑화한 역사적인 날로 기억했다. 


진호는 고개를 돌려 현민이의 애교를 받으며 즐거워하고 있는 동민을 창 너머로 노려봤다. 


그래 형. 즐길 쑤 있을때 즐기는게 조을꺼야. 혀..형이 제일 안심하고 행복 해 하고 이쓸 때 

나는 형한테 칼을 꼽을꺼니까. 하늘 아래 두 명의 지니어쓰는 업다는 거슬 보여주게써.


" 누나. 내..내가 원하는 그림은. 다음 회차때 장동민, 오현민 둘이 데쓰 가는거야. " 


진호는 사악한 웃음을 흘렸다. 


" 머 말잘들으면 현민이는 한 10회전 쯤 까지 살려줄 쑤도 있꼬. "



그 날이 기대가 되서 참을 수 없었다. 오현민까지 포섭한 자신이 장동민을 매인매치 최하위자로 끌어 내린다면.

그리고 데스매치 상대자로 오현민이라는 카드를 내민다면. 그때도 동민은 지금처럼 웃을 수 있을까?

자기가 가장 총애하던 사람을 자기 손으로 떨어트려야 살 수 있는 비극을 감당할 수 있을까?


그때가 되면 더 이상 자기 입으로 데스 간다는 헛소리는 지껄일 수 없겠지. 


콩픈패스2? 웃기지말라고그래. 아..아프로 사람들은 흐콰한 내 모스블 보고 흑콩이라 부르게 될꺼야. 


그날 흑화한 진호의 탄생을 축하하듯 상암동 골목길에 비는 오래도록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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