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내가 시즌3에 처음 모습을 보였을 때 그렇게 말했다.
'이상한 스타일의 웨이브 머리, 진한 다크서클 꼭 매드 사이언티스트 같네.'

물론 난 실제로 그런 사악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지만 나는 내일 있을 6회전을 위해서 사악한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되기로 했다.

"공진단과... 이 풀을.... 이렇게 섞으면...."

이게 성공하면 나는 굉장한 짜릿함을 느끼겠지! 중간달리기2와 생선가게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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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전 날. 어제 만든 그 '독약'을 주머니에 챙겨 집을 나섰다.

"연승씨 오늘 일찍 오셨네요ㅎㅎ 너무 일찍 오셨는데?"

세트장 밖에서 촬영기구를 점검하고 있던 pd님이 날 보고 살갑게 웃어주었다.

"아.. 제가 일찍 온 이유가 있는데... 제가 그... 저번주 촬영일자에 손목시계를 잃어버렸는데 세트장에 놓고 갔나 해서요."
"그럼 진작에 말씀하시면 열어드렸을텐데ㅎㅎ"
"아 너무 좀 민폐인것 같아서 오늘 말하려고 했어요 흐흐"

pd님한테 받은 세트장 열쇠를 들고 세트장에 들어섰다.

[끼익-]

"크 혼자 들어오니까 진짜 넓어보이네."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의심을 산다. 재빨리 그 독약을 꺼내 세트장에 미리 준비돼있었던 음식들에 타고 세트장을 나왔다.

"흐흐흐.... 아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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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버써 6캐전이네 안그래 연승아?"
"네 ㅎㅎ 항상 여기 들어올때마다 오늘 떨어질까 하고 걱정돼요 ㅋㅋㅋ"
"아이~ 괜차나 너능~ 채소한 두 회전 정도는 더 사꺼야!"
"ㅎㅎㅎㅎ"

진호형의 손이 음식 쪽으로 향했다.

[덥석!]

"모..모야"
"좀 이따 드세요~ 게임 시작하면~ 벌써 드시면 나중에 먹을거 없어져요"
"아 그럭치 그러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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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깐 니가 거지를 내고..."
"어? 오렌지주스다!"
"어? 진짜?"

[벌컥벌컥]

경훈이랑 준석이가 첫 희생자가 되었다. 오렌지주스가 약간 검었던건 신경도 안 쓰였나보다.

"어억...! (꾸르륵)"
"(털썩)"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준석이는 코코낸내 상태에 빠졌고 경훈이놈은 배탈이 나 이리저리 불안한 상태로 배를 움켜쥐고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기 화장실 좀 다녀와도..."
"...다녀오셔도 됩니다."

홍딜러가 다급한 경훈이의 눈빛을 봤는지 수락해주었다.

"친구야 나 화장실 좀..."
"네? 네 다녀오셔도..."
"다녀올게 친구야!!! 으윽!^"

"저 혹씨.. 너무 쫌 그패서 그러능데 으..으으... 잠씨 화잔시 좀..."
"...."

성공했다. 희열이 느껴진다. 모두가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거나 기절하거나, 심한 두통을 호소하고 있다.

"빨리 나와!!!!"
"기다려요 형.... 으으....."

심심해서 음식을 하나 집어먹은 홍딜러도 머리를 움켜쥐고 "으...으으...으으으..." 거리며 신음소리를 낵 있었다.

"여...연승이형 왜 너만...멀쩡하냐..."
"준석아 왜 반말 존댓말을 섞어써 ㅋㅋㅋㅋㅋㅋ"
"형.... 나..나는 진짜 형이랑...같이하고...싶은데....지금...ㅇ 으으...."

주머니에서 공진단 상자를 꺼냈다. 이 목적도 있었으니까.

"준석아 가넷 몇 개 있어?"
"어... 어?"
"이거 먹으면 괜찮아질걸?"
"하..나만... 가넷 있는거 다 줄테니깐...."

준석이가 가넷 주머니를 탈탈 털어서 대여섯개의 가넷을 내 손에 쥐어주었다.

"어...? 공진단이다..!"
"어? 진짜..? 저거 먹으면 낫지 않나....으으.. 하나만.."

좀비떼처럼 독약 감염자들이 나를 향해서 몰려들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정종연pd도 그 무리 속에 있었다.

"연승이형..내가..가넷6개...냈잖아요...빨리..."
"준석아 ㅎㅎ 너만 내면 다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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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단을 하나씩 주는 대신 가넷을 수금했다. 가넷 40개가 모였다. 다들 공진단 배급을 기다리느라 화장실도 못 갔다. 진호형은 바지에서 팥색의 무언가를 질질 흘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미 공진단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먹을 날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아비규환 상태 직전이었던 것이다.

"자 자 이제 나눠드릴게요 ㅎㅎ"

공진단 통 뚜껑을 열고 안을 만지작거렸다.

".... 어...."

공진단과는 다른 촉감. 공진단의 표면이 이렇게 우둘투둘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더... 던질테니깐 알아서 받아가요!!"

[휙, 휙, 휙]

사람들이 좀비같이 내가 물건을 던진 쪽을 향해 달려갔다.
바닥에서 내가 던진 페레로로쉐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