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마삼 저이학면 이마과파...."
드디어 종범이형이 문철마삼 문철마삼을 중얼중얼거리면서 방에서 나왔다.
"블랙미션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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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은... 과수원."
"네 이종범씨, 블랙미션 성공하셨습니다. 대신해서 데스매치를 진출할 플레이어를 선택해주십시오."
"저는... 장동민씨로 하겠습니다."
"!!!"
종범이형이 기어코 장오연합을 무너뜨렸다. 놀란듯이 눈을 크게 뜨는 연주누나와 과격한 리액션을 취하며 기뻐하는 연승이형.
그리고 그 옆에서는 메인매치에서 왕따당해서 누적된 스트레스에 자신의 견고한 동맹이었던 오현민과 데스매치를 가게 된 동민이형이 세상을 다 잃은 듯한 표정을 짓는다.
7회전 데스매치, <기억의 미로>
장동민 vs 오현민
"현민아 너 이리 잠깐만 들어와봐."
"네?"
"빨리."
동민이형이 나를 손짓으로 불렀다.
"현민아 나는..."
"네."
"이렇게 우리 중에 한 명이 떨어지지만. 한 명은 살아남으니까, 누가 떨어지고 살고 간에 무조건 그 사람이 우승하길 바라자."
"당연하죠. 복수해야죠..."
패배를 모르는듯했던 동민이형이 이렇게 아련하게 말하니까 또 데스매치 하기도 전에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그래서 말인데, 생각을 좀 해봤거든."
"네. 말씀하세요."
"내가 이번 데스매치에서 탈락을 할게!"
"!!!"
저 형이 뭐라는거야?!
"형이 지금... 탈락을 하겠다고요? 그냥 탈락??"
"오랫동안 고민해서 나온 최적의 결과야. 내가 이번 데스매치에서 너한테 일부러 져줄거야. 그리고 떨어질거라고."
더 지니어스 최초의 데스매치 승부조작.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왜요...? 그냥 데스매치를 해서... 이긴 사람이..."
"이런 데스매치 따위로는. 판가름을 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로는 쟤들을 못 이길 것 같지만 너 혼자로는 쟤들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떨어질게."
"형... 아니에요. 저는 혼자서 이길 자신이 없어요. 형이 저보다 더 똑똑하잖아요."
벌써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진짜, 정말 싫은 상황이다.
"형... 흐읍... 히끅 히끅...."
"데스매치 진출자들은 홀로 와주십시오."
동민이형과 멀찍이 떨어져서 반대편에 섰다.
"형과 이 자리에서 이렇게 마주보고 싶지 않았어요... 저는."
"나도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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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민씨 이동해주십시오."
[위이잉-]
"오현민씨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가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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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이잉-]
"장동민씨 출발점으로 돌아가주십시오."
[위이잉-]
"오현민씨 출발점으로 돌아가주십시오."
"뭐지? 지금 왜 둘 다 계속 틀린 길로만 똑같이 가는거야?"
"서로 지금.... 지려는거야...."
30분이 지났는데도 서로 나와 동민이형은 계속 틀린 길로 이동했다가 사이렌이 울리면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가는 짓을 반복하고 있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는 데스매치.
PD님도 예상치 못했던건 마찬가지였다. 이 병신같은 데스매치를 어떻게 편집해야 장-오 데스매치의 명색에 맞게 명승부로 편집할 수 있을까를 계속 고민하는 모습이 보였다.
"아이씨 현민이 너 진짜....!"
"왜요 ㅎㅎㅎ 형 오래 서있기 힘드시죠? 제가 빨리빨리 틀려드리고 있으니깐 지금부터라도 똑바로 해서 이기세요"
"그럴 수야 없지 내가 씨 이미 말을 해놨는데"
"그럼 계속 이러고 있으면 되겠네요 ㅎㅎㅎㅎ 아이고 좋다"
"아이 몰라 배 째! 나 이거 기억 못해! 못 이겨 못 이겨"
동민이형이 한숨을 푹 쉬신다. 그래도 내가 이길 수야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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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매치 4시간 경과
"하아암....."
"진짜 저 둘.... 너무한 거 아니야?"
"집에 가야되는데..."
"아 진짜 나~~~~ 사이렌 소리 반복되는걸 몇 시간 동안 듣고 있었던 거야~~ 귀 아파!!"
"공진단 하나 먹을래? 체력 유지에 좋아"
"나 하나만"
"2만원이에요."
"......"
포기할 수야 없었다. 이건 지금 나와 동민이형에게 있어선 단순한 데스매치가 아니었다.
서로 간의 자존심 싸움이었다.
"형!! 빨리 들어가세요!"
"현민아 어디 아주 밤 샐 때까지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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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매치 8시간 경과
"헥...헥..."
[위이잉-]
"헥.... 헥...헥.."
나도 동민이형도 말 수가 확 줄었다. 8시간을 연속으로 서 있었다.
"치... 친구야..."
"네 장동민씨"
"나 이거 서있기 힘들어서 그런데 기어다녀도 되냐...?"
"아... 안됩니다."
홍딜러님 다리가 후들후들거린다.
"현민아"
"네...."
"내가 서울 처음 왔을때... 헥... 헥... 길을 헤매가지고, 2시간 반 동안 걸어다닌 적이 있거든? 그때 다리 진짜 아팠단 말이야.. 헥.. 헥... 근데 지금이 더 아퍼!! 빨리 끝내줘라... 제발..."
"혀.. 형....."
또 눈물이 그렁그렁거린다. 지친 동민이형이 나를 간절하게 쳐다보는 눈빛이 나의 여린 감성을 자꾸만 콕콕 찌른다.
"흡.. 흐윽.. 흑흑.... 훌쩍, 훌쩍"
"오현민씨 이동해주십시오"
"흐윽, 히끅, 히끅"
[위이잉-]
"오현민씨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주십시오."
그렇게 7회전의 밤이 흐르고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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