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노래가 좋더라고여)

안녕하세요 저 누군지 아시죠..!? 모르신다면 .. 어쩔 수 없지만..ㅠㅠ  

제 은퇴소식이 너무 뜬금없게 느껴지실 수도 있고.. 어찌 보면 예상 하셨을 수도 있지만. 

경기 져서 홧김에 은퇴.. 스타투에 대한 미래 걱정? 이런 것 때문은 아니에요.

저로써는 되게 오래 전 부터 내린 결정이였어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 보다 엄청 더 오래..

그래도 은퇴 하더라도 우리 팀 위해서 항상 열심히 응원해주시고 챙겨주신 히갤분들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글을 남겨봐요.

(사실 거의 잊으신 줄 알았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저를 기억 해주셔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였어요.)

저는 스타2 선수를 한다는게 너무나도 힘들고 고통스러웠어요. 

어렸을 때 부터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남들보다 골골 앓아대기만 해서 365일중에 안 아픈 날이 반도 안 돼서 연습 할 때는 거의 힘들었던 기억 밖에 없었네요.

그래도 남들 하는만큼 해보겠다고 열심히 하다보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지치고 결국 불면증에 걸려 하루에 네다섯시간도 채 못자고 연습 하다 몸이 더 상했던 것 같아요.

두통약 알레르기약 감기약 위장약 수면유도제 등등... 정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약을 쌓아놓고 먹었던..

뭐 몸이 안 좋았던건 순전히 제가 몸이 약했던 탓이지만 참 1:1 게임 프로게이머를 한다는건 정말 힘들고 고독했었어요.

세 종족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다 보니 밸런스에 대해 논란이 생기는건 언제나 스트레스 였지만 그것 말고도 

패배를 한다는 것이 모두 패배자 한 사람이 부족한 탓이기 때문에 언제나 스스로에게 그 무게를 얹고 연습하고 게임 한다는 건 정말 더욱 더 힘든 일이고 스트레스였죠.

그래도 남들만큼 연습하며, 어쩔 때는 남들보다 더 연습하며 느낀건 제가 그래도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뒤쳐지지 않았으며, 

가치있는 역할을 하고 있구나 하고.. 느꼈어요.

또 나름대로 저를 평가해보자면 정말 나쁜 유혹에 안 휘둘리고 잘 참아왔구나.. 하는 것도 있어요.

제가 어느정도 리그에는 항상 올라가 있는 선수이다 보니 페이스북 메세지 심지어 배틀넷 귓말로도 ㅈㅈ 하자는 놈들이 많이 있었는데 이런 말도 안되는 메세지 하나에도 너무 화가나고 짜증나지만 참 그런 놈들을 볼 때마다 "정말 가치없는 삶을 살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더 가치있게 느끼는 계기로 여겼던...하하핫.. ㅠㅠㅠ 

여튼 그러다보니 어느새 제 머릿속엔 힘들다는 생각이 너무 가득차게 됐고.. 사실 게이머 하면서 큰 돈을 버는것도 아니라서 팬분들이 아니였으면 벌써 몇년전에 은퇴 했었을 거 같아요. 그래도 저는 나름대로 많이 버텨왔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저는 저 나름대로 제가 끝날 날을 정하며 살아왔고 그게 이번 gsl이였던 것 뿐이였죠...

길게 할 말은 없지만 .. 그래도 히갤에 쓰는 글이니 만큼 히갤에 글 쓰시는 분들 눈팅하시는 분들 누군지 거의 다 알아요 ㅋ.. 제가 기억력이 좋거든요. 일부러 직관 오실 때는 누군지 모르는 척 했지만ㅎㅎ 여튼 제가 한 분 한 분 씩 편지라도 써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니 간단하게 인사라도 남길게요.

맨날 직관 오셔서 통신사 팀 안부럽게 크게 응원해주시던 쌀님 너무 고맙습니다. 목소리 너무 멋졌어요 일당백 전사 같았.. 천사 같았어요 감사합니다

제 경기때 마다 오셔서 편지 써주시고 여러가지 선물 주셨던 변태.. 팬 지연님. 공연 너무 재밋었어요. 감사합니다. 돈으로 표현 할 수 없는 가치를 느꼈습니다.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해요. 

저희 팀 선수들 하나하나 기억하시고 챙겨주셨던 선영님 너무 감사합니다. 아마 저희팀 선수중에 선영님 모르는 사람이 없을거에요.

저 포토카드 얻었다고 좋아하시던 조씨비님. 조중혁 선수보다 못해서 직관 올때마다 거의 지는것만 보셨을텐데 미안해요 잘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래도 매번 힘든 발걸음으로 응원 하러 와주신거 감사합니다..

군대가신 스피카님 그곳은 많이 더운가요?? 고생이 많으시네요.. 몸 조심히 다녀오시길. 저도 나중에 가게 될 곳이라 정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예전에 드랍하느라 고생하신거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훈이를 너무 아껴주셨던 토료선님. 정훈이 잘 지내고 있어요. 하핫 저랑 얼마있다 같이 여행가기로 했어요. 

저 그리고 그정도로 잘 생기진 않았어요 평범합니다.. >< ..;; 응원 많이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공식 아이디를 트위터 아이디로 써주셨던 나세님. 치토게는 잘 보살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멘션 보내서 응원 해주셨던 거 다 기억할게요.

아 맞다. 리제로 엄청 재밌더라고요 꼭 보세요.. 제 인생 명작입니다. .. (이 분한테 제일 이상하게 쓴 것 같아)

프로브를 세상에서 제일 귀엽게 그리시던 김멩님. 그림들 너무너무 귀여웠어요 매번 잘 봤습니다. 준호는 잘 할거에요 걱정하지 마시길.

히갤에 아이디는 안 보였지만 트위터로 멘션 자주 보내주셨던 릭키님. 감사했습니다..

이외에도 ㅇㅇ 나  ㅁㅁ 등등으로 응원 글 써주셨던 분들.. 혹시나 제가 잊고 넘어가신 분들도 전부 다 감사합니다. 그 마음들 잊지 않을게요. 

또 사진 찍어서 트위터 같은곳에 올려주신 분들도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보정 너무 예쁘게 해주셔서 못 알아볼 뻔 했지만..

저희 팀원들 잘 할 수 있게 응원 계속 부탁드려요...ㅜㅜ 저희 팀원들에게 팬 여러분이 얼마나 힘이 됐던지 여러분들은 모를거에요..

여러분이 응원이, 매주 mvp 화이팅 외쳐주신 마음이 고독한 프로게이머 생활에 항상 빛이 됐었어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