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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밤/장편] 겨울의 연속 - 8

Thaw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24 00:10:03
조회 919 추천 19 댓글 9
														

프롤로그 Frozen Reprise.

겨울의 연속 - 1

겨울의 연속 - 2

겨울의 연속 - 3

겨울의 연속 - 4

겨울의 연속 - 5

겨울의 연속 - 6

겨울의 연속 - 7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E6qC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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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패비는 그녀에게 쭈글쭈글 볼품없는 당근을 건네주었다.
그것은 마치 환상처럼 그녀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나는 올라프, 뜨거운 포옹을 좋아해요.’

 

엘사는 떨리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들어 소중히 품에 안았다.
나도 뜨거운 포옹을 좋아해 올라프. 미리 말해줬더라면 좋았을텐데.
눈물이 그녀 모르게 흘러나와 뚝뚝 떨어졌다.

 

올라프.

어릴 적 동생과 함께 만든 눈사람.
모든 것을 내던지고 도망쳤을 때 홀로 만든 눈사람.
내가 혼란에 빠져있을 때, 너는 안나를 나에게 데려왔지.
안나가 위험할 때면 언제나 그 아이의 옆에 있어주었어.
너는 그 아이가 어디에 있더라도 함께 해주었어. 나와는 다르게.
정말로 그 겨울을 녹여내었던 것은 너였을지도 몰라 올라프.

 

하지만 너도 이제는 없어.

 

너무 고통스러워.
뜨겁게 달군 인두로 가슴을 지지는 것 같아.
울어도 더는 위로해줄 사람이 없어.
그런데 왜 눈물이 나오는거야?

 

댐이 터진 듯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그녀를 중심으로 은은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땅 틈새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한기를 만나 잔얼음이 되어 우수수 땅에 떨어졌고, 까맣게 타버린 나무에는 고드름이 맺혔다.
어느 겨울에도 그 열기를 잃지 않던 검은 산이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했다.
늙은 트롤의 미간에 주름이 깊게 잡혔다.

 

“엘사.”

 

돌처럼 투박한 손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그녀의 어깨가 움칫 떨렸다.

 

“올라프가 생명을 버리면서까지 당신을 이곳에 데려온 이유를 잊지 말아요.”

 

똑. 또도. 똑똑.

똑. 또도. 똑똑.

똑. 또도. 똑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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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 또도. 똑똑.

 


 

노크소리가 끝없이 그녀의 귓가를 계속 맴돌았다.
이제는 볼 수 없게된 동생의 환영이 그녀의 앞에 서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동생의 눈을 쳐다볼 수가 없었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매 초마다 심장에 알싸한 고통이 엄습했다.

 

안나.
미안해 안나.
내 이기심이 올라프를 녹여버렸어.

동생의 환영은 여전히 무표정했다.

나를 용서하지마. 안나.

 

하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돌려놓을거야.

이제 내게는 정말로 잃을 것이 하나도 없으니까.

 

그녀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피가 배어나와 그녀의 턱을 붉게 물들였다.

거짓말처럼 그녀는 눈물이 멈추었다. 더 이상 히끅대지도 않았다.
주위를 서서히 잠식해나가던 한기도 그 확장을 멈추었다.

더는 내 자신의 나약함에 질 수 없어.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눈은 시뻘겋게 충혈되어 부어있었지만, 눈매는 독수리처럼 치켜뜨여있었다.
몸을 휘감았던 진동도 더는 보이지 않았다.

오롯이 선 그녀의 모습에는 단단한 각오가 느껴졌다.

 

“내가 뭘 해야하죠? 패비 할아버지?”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본 늙은 트롤이 크게 한숨을 쉬었다.

내가 무슨 말로 말린들 듣지 않겠구나.

트롤은 그녀의 머리에 손을 올려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주었다.

안쓰럽구나. 사랑으로 인해 고통받는다니.

 

"당신은 동생을 단 하루만 볼 수 있을거요. 그래도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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