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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문학) 겨울의 연속 - 6

Thaw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4.05.11 01:24:03
조회 719 추천 24 댓글 9
														

겨울의 연속 프롤로그 Frozen Reprise.

겨울의 연속 - 1

겨울의 연속 - 2

겨울의 연속 - 3

겨울의 연속 - 4

겨울의 연속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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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과 눈사람은 낮과 밤을 멈추지 않고 계속 걸었다.
낮이면 태양이 그들의 길을 비춰주었고, 밤이면 달과 별이 그들을 원하는 곳으로 인도하였다.
쉬지 않고 걸었다. 아무 것도 먹지 않고 마시지 않았다.


 

그래도 그들은 움직일 수 있었다.
차가운 공기를 들이쉬면 몸에 활력이 돌았고, 뜨거운 공기를 내뱉을 때면 피로함도 같이 흘러나갔다.
온 설원은 그들과 호흡을 함께 했다.

혹여나 그들의 행로를 방해할세라 그들이 발을 내딛는 곳의 눈은 단단하게 굳어져 무게를 지탱해주었고,
절벽이 나타나면 스스로 다리를 만들어주었으며 강이 나타나면 스스로 얼어붙었다.
사방에 가득한 눈과 얼음은 결코 그들의 행로를 방해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온 세상이 그들의 길을 도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로는 몹시 길어졌다.

 

“예전에는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았는데.”

 

눈사람이 푸념했다. 길잡이가 없는 여정은 몹시 지난했다.
트롤의 땅에 찾아간 적이 있다 해도 그는 해와 비를 피해다녔다.
그렇기에 그가 가르쳐주는 길은 제대로 된 길은 아닐 터.
목적지까지 도착하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리라.
문득 한 남자의 얼굴이 떠올랐다.

 

크리스토프.

 

안나가 얼음성을 찾아왔을 때나 트롤의 땅에 갔을 때 그의 도움이 몹시 컸다고 내게 말했었다.

그가 있었더라면 이 여정은 벌써 마무리를 지었겠지.
새삼 한 사람의 공백이 느껴졌다. 예전에는 그저 착하고 힘 좋은 남자로만 생각했는데.
그가 생각날 때면 항상 그 옆에서 웃고있는 안나가 함께 떠올랐다.
살며시 그녀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깃들었다.

 

뽀득. 뽀득.

 

눈 밟는 느낌이 걸을수록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발이 푹 꺼지는 느낌은 어느새 사라지고, 흙길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구두를 신어도 되겠어.

잠시 근처의 눈이 얇게 쌓인 둥그런 돌에 걸터 앉았다.
앉아보니 저 멀리 보이는 큰 바위 위로 수증기가 솟구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줄곧 걱정했지만 아무래도 트롤의 땅으로 제대로 온 것 같았다.

 

손에 들고있던 구두를 다시 신고 몸을 일으켰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아직 쉴 때가 아니야.
그런데 무언가 이상한 감각이 느껴졌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올라프?”

 

올라프가 보이지 않았다. 언제부터였지?
아까부터 계속 같이 걷고 있지 않았던가? 방금 전에도 내게 말을 걸었는데?

 

“올라프! 올라프!”

 

공허한 메아리만 울려퍼졌다.
히히하하 웃으며 장난치던 그의 목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올라프를 찾으러 가야하나? 눈 앞의 트롤을 내버려두고?

 

아니. 그는 항상 나와 안나를 찾아내곤 했다.
아마 이번에도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가 따로 움직인 것이겠지.

그렇게 생각을 마치고서 그녀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움직일수록 점점 공기는 따스해졌다.
쌓인 눈은 점차 줄어들었고, 이윽고 갈색 흙바닥이 나타났다.

땅 이곳 저곳에 뚫려있는 구멍들은 마치 숨을 쉬듯 수증기를 피어올렸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다. 그곳은 여전히 하얀 세상이었다.
설원에서 흘러들어오는 바람은 땅에서 흘러나오는 열기에 부딪혀 그 힘을 잃었다.
마치 이 땅 어느 곳에 경계가 있어 다른 세상으로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자 공터가 보였다.

사방에 보이는 이끼 낀 둥그런 돌.

돌들을 잘 살펴보면 각자 그 생김새가 달랐다.

어떤 돌은 거대했고, 어떤 돌은 그 크기가 몹시 작았다.

어느 돌은 불수정을 달고 있었고, 어느 돌에는 버섯이 피어있었다.

엘사가 그들을 관찰하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들은 여전히 숨죽이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문득 그녀의 얼굴에 실소가 지어졌다.

이들은 여전히 숨어지내는구나.

 

옛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쓰러진 안나를 보고 크게 놀라신 아버지와 어머니.
왕의 지위에 불구하고 우리는 그날 아무런 호위도 없이 말을 달려 나갔다.
생각보다 멀지 않은 길을 달려 트롤의 땅에 도착했던 그 날.
아버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들에게 도움을 청했었지.

아버지는 그 날 아렌델의 왕이 아니라 그저 아픈 딸의 모습을 보며 고통스러워하는 한 명의 아버지였다.

“도와주세요.”

 

그녀의 나지막한 말 한마디에 순간 땅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이 요동치며, 공터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둥근 돌들이 엘사를 향해 맹렬하게 달려들었다.
허나 그녀는 눈 앞의 기현상에도 의연했다.
이미 한 번 겪어본 적이 있었으니까.
돌들이 동시에 그들의 몸을 일으키고는 그녀를 보며 술렁였다.

 

‘왕이야. 왕이 왔어.’

‘무슨 일로 온거지?’

 

그 중 한 트롤이 멀리서 엘사의 앞으로 걸어왔다.

그는 트롤들의 한 가운데로 걸어나왔고, 다른 트롤들은 순순히 길을 터주었다.

 

“여왕께서 무슨 일이십니까?”

 

그랜드 패비.
안나의 머리를 치료해주었던 트롤.
비록 키가 작고 볼품없는 외모를 가졌으나 그는 누구보다도 현명하였다.
안나와 크리스토프가 결혼하는 날 마지막으로 보고는 처음이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는 처음과 다를 것이 없었다.

 

“그랜드 패비.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그는 아리송한 표정을 지었다. 돌로 된 얼굴에 주름이 졌다.

그가 내 부탁을 들어줄 수 있을까?
안나를 되돌려줄 수 있을까?

 

사라져버린 올라프는 나를 이곳으로 인도해주었다.
그는 그에게서 해답을 찾아낸 것이 틀림없다. 그를 믿자.
엘사는 떨려오는 두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단호하게 패비를 향해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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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내 동생 안나를 되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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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6부...

 

10부까진 어떻게든 마무리 지어야지'ㅡ'

 

이야기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늘어지려는 경향이 있어서 길게 늘여쓴 다음 잘라내는 페이지가 벌써 총 열 페이지가 넘어갔습니다.

 

으아아아ㅏ아아아ㅏ아아ㅏㅏ

 

스포 : 오... 엘사... 안나를 살려줄 마법이 내게 있다면 참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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