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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갤문학]강화대리하던 패왕

로s차일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2.09.14 14:20:45
조회 3422 추천 23 댓글 10


벌써 2년 전이다.

내가 도적으로 바람복귀한지 얼마 안 돼서 대륙에 내려가 살 때다.
휴경 딜걸려서 쉬러 왔다 가는 길에, 녹지트로 가기 위해 위례장집에서 일단 초랭이No1에서 내려야 했다. 
위례장집 맞은편 길가에 앉아서 무기에 강화를하여 파는 패왕이 있었다. 바식도에 공필강화 한번해서 가지고 가려고 강화 달라고 부탁을 했다.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무기강화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 사우."

대단히 무뚝뚝한 패왕이었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깎아나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는 잠자코 열심히 강화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지르는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공19필19%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지르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휴경딜 다 끝나고 다시 사냥하러 가야할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지르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살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지른다는 말이오? 패레기, 외고집이시구먼. 남은 휴경시간이 없다니까요."

패왕은 퉁명스럽게,

"다른 데 가서 지르소. 난 안 팔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남은 휴경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질러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내구만 까이고 늦어진다니까. 공필강화란 제대로 떠야지, 대충 처바르고 놓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지르던 것을 자기 발 밑 바닥에 놓고 태연스럽게 Shift+;+L 을 하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를 들고 이리저리 돌려 보더니 다 됐다고 내 준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강화가 되어있던 바식도이다.
휴경타임을 놓치고 다음 요강을 까러 가야 하는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商道德)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패레기이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패왕은 태연히 허리를 펴고 위례장집 25시간 NPC인 똥길이의 무기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패왕다워 보였다. 
무기를 보고 비웃는듯한 눈매와 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패왕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

요강타임에 와서 공필작 바식도를 내놨더니 도슬이 강화가 잘 되었다고 야단이다.
전에쓰던 무기보다 참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것이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도슬의 설명을 들어 보니, 공25는 모처럼 잘 뜨지도 않는 수치이며 올려주고 필살률도 23%나 뜬것은 그 비싼 최필부를 처발라서 지금 사냥시 데미지가 애1미 없이 올라가는것이면서 한방몹들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요렇게 꼭 알맞은 것은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패왕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엣날부터 내려오는 죽기(竹器)는 혹 대쪽이 떨어지면 쪽을 대고 물수건으로 겉을 씻고 곧 뜨거운 인두로 다리면 다시 붙어서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죽기는 대쪽이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죽기에 대를 붙일 때, 질 좋은 부레를 잘 녹여서 흠뻑 칠한 뒤에 볕에 쪼여 말린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한 뒤에 비로소 붙인다. 이것을 소라 붙인다고 한다. 물론 날짜가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접착제를 써서 직접 붙인다. 금방 붙는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며칠씩 걸려 가며 소라 붙일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약재(藥材)만 해도 그러다. 옛날에는 숙지황(熟地黃)을 사면 보통 것은 얼마, 윗질은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구증구포(九蒸九 )한 것은 세 배 이상 비싸다, 구증구포란 아홉 번 쪄내고 말린 것이다. 눈으로 보아서는 다섯 번을 쪘는지 열 번을 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어느 누가 남이 보지도 않는데 아홉 번씩 찔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세 배씩 값을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강화를 하는 그 순간만은 오직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최고강화대리 만들어 냈다.

이 바식도도 그런 심정에서 만들었을 것이다. 나는 그 패왕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패왕이 나 같은 촙태성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물건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패왕을 찾아가서 홍주에 쥐고기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일요일에 휴경딜빼는시간에 길로 그 패왕을 찾았다. 그러나 그 패왕이 앉았던 자리에 패왕은 있지 아니했다. 나는 그 패왕이 앉았던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위례장집 25시간 NPC인 똥길이의 무기를 바라보았다. 
목검에도 한방뜰것같은 구양1굴 탑을 혼을 걸고도 1방 못뛰운 그의 무기 끝으로 허술함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 그 때 그 패왕이 저 쓰레기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강화를를 하다가 유연히 똥길이의 무기 끝에 허술함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던 패왕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원샷원킬 일진격수!' '한방검피 개쓰레기' 의 싯구가 새어 나왔다.

오늘 장집안에 들어갔더니 왠 태성이 막대기를 들고 연옥석을 분리하고 있었다. 전에 도적들이 비영 쿵쿵 타면서 사냥하던 생각이 난다. 도적들이 사냥하는것도 구경한 지도 참 오래다. 요새는 도적들이 사냥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다. '최강격수'이니 '빠른격수도사모심'이니 애수를 자아내던 그 소리도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문득 2년 전 강화를 하던 패왕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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